[안정환 단독 인터뷰] "브라질에서 아빠가 돌아왔다"

김미영 입력 2014. 7. 23. 12:00 수정 2014. 7. 2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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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축구 역사에서 축구 대중화에 가장 기여한 축구선수가 있다면 아마도 그가 아닐까?

지금은 스포츠 스타들이 TV광고에 출연하는 일이 낯설지 않지만, 그 시절 여자 스포츠 선수들조차 출연이 보편적이지 않았던 화장품 광고 CF에 그는 축구 유니폼이 아닌 수트를 차려입고 출연했다. TV 광고 속 모델같은 그를 보고 평생에 축구와는 인연이 없을 것 같던, 혹은 남자들의 군대와 축구 이야기만큼은 결코 이해하지 못했던 많은 여성들이 그를 보기 위해 축구 경기장을 찾았다.

12년 후 중년이 된 그는 자신을 쏙 빼닮은 아들에게 마음 약한 아빠가 되어 우리 앞에 나타났다. 하지만 월드컵이 시작되자 물을 만난 듯 축구 해설위원으로 변신해 '코볼슛', '가랑이슛'과 같은 쉽고 친숙한 축구 해설과 편견을 깬 공감해설로 전국민에게 축구를 진심으로 즐기는 법을 알려줬다.

한때는 화려했던 축구 실력만큼이나 수려했던 외모로 화장품 광고계를 주름잡았던 축구계의 테리우스, 축구 본가 유럽을 상대로 골든골을 꽂아 넣던 월드컵의 영웅, 승리의 순간에는 항상 반지에 입을 맞추는 세레모니로 '반지의 제왕'이라 불리며 아내를 향한 무한 애정을 과시하던 로맨티스트, 안정환. 그가 돌아왔다, 브라질에서.

17일 새벽 브라질에서 한국으로 막 도착한 안정환은 브라질의 열기가 채 식지 않은 이튿날 iMBC를 찾았다. 언론의 뜨거운 관심이 다소 얼떨떨한 모습의 안정환. 그는 이번 월드컵을 통해 자신이 무슨 일을 해냈는지 알고는 있는걸까?

12년 전 월드컵 영웅에서 중계 영웅으로, 대한민국 대표 미남에서 리환이 아빠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는 안정환 해설위원의 브라질 월드컵 그 이후의 이야기를 지금 iMBC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만나보자.

1. 브라질에 계시는 동안 한국에서는 안정환씨의 중계가 연일 화제가 됐습니다. 한국에 돌아오니 그런 세간의 관심이 느껴지시나요?

모르겠습니다. 해설을 준비하느라 계속 브라질에 있었기 때문에 한국의 사정을 잘 모르는데, 웃긴 놈이 됐더라고요.(웃음) 재미있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2. 브라질 현지에서 SNS 등을 통해 언론의 반응들을 모니터링하거나 하진 않았나요?

저는 그런걸(SNS) 안 해서 (한국에서의) 반응은 잘 몰랐습니다. 그런데 와이프가 가끔 "웃긴 사람 됐어"라고 얘기해주면 "그래?"하는 정도? 어떤 반응인지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3. 월드컵 중계 때마다 빵빵 터지던 안정환 어록이 큰 이슈가 됐었습니다. '코볼슛', '가랑이슛' 같은 친숙하고 재미있는 표현들이나 '쫑났다', '때땡큐' 같은 꾸미지 않은 돌직구식 해설은 시청자들의 심정을 대변하는 속시원한 표현으로 중계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평가까지 받기도 했는데요, 이런 표현들은 사전에 준비된 맨트였나요?

준비한 적은 한번도 없어요. 정말 페이퍼에 되게 많이 준비를 하고 공부도 했는데, 써먹은 건 몇 가지 안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해설이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조기축구에서 얘기하는 그런 쉬운 표현을 해 드리면 (시청자들이) 좀더 축구에 대해 많이 아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준비는 안 했지만 그렇게 생각했던 것들이 나왔고, 또 좋아하셨다고 하더라고요.

4. 이런 시청자들의 반응에 대해 안정환 씨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축구를 모르는 많은 분들이 축구를 좋아하게 된 것 같아서 저는 개인적으로 되게 좋아요. 제가 30년을 축구를 했는데, 계속 어려운 단어를 얘기해서 아무리 좋게 설명을 해도 듣는 분들이 못 알아들으면 아무 소용이 없잖아요.아쉬운 부분은 "너무 동네 형이 얘기하는 것 같지 않느냐", "축구를 오래 했는데 저렇게 밖에 못해?"라는 얘기를 들었을 때예요. 하지만 많은 분들이 (이번 기회에) 축구를 좋아하시게 된 것 같아서 저는 좋습니다.

5. 브라질 현지에서 김성주-송종국-안정환 삼인방의 알콩달콩한 일상이 언론에 많이 공개됐고 또 화제가 됐었습니다. 특히 김성주 캐스터를 위해 직접 요리를 한 안정환 씨의 요리 실력이 관심을 모으기도 했는데요?

누가 그래요, 알콩달콩 했다고?(정색) 저는 피곤했습니다.(웃음) 김성주 형만 아마 알콩달콩했을 것 같습니다. 성주 형이 입이 되게 까다로워요. 한식 아니면 못 먹는 스타일이어서 스파게티도 못 먹고 무조건 한식만 먹어야 돼요. 그래서 밥해주느라고 피곤했습니다.

6. 김성주 씨를 위해 주로 어떤 요리를 하셨나요?

(성주 형이) 칼칼한 걸 되게 좋아하더라고요. 칼칼한 걸 먹어야지 샤우팅이 잘 나온다나? 그래서 거의 김치찌개하고 된장찌개 많이 끓여 먹었고, 돼지고기볶음 같은 매콤한 거 많이 먹었던 거 같아요.

7. 그럼 혹시 가정에서도 곧잘 요리를 하시나요?

요리를 한다기보다 잔반 처리를 하는식으로 주말에 애들하고 같이 해먹죠.

8. 최근 방송된 < 아빠! 어디가? > 를 보면 윤민수 씨와 함께 과체중 커플 컨셉으로 나오시는데요, 그래도 초반 출연 모습에 비해 살이 많이 빠졌다는 평가들이 많습니다. 혹시 개인적으로 다이어트를 위해 어떤 노력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다이어트는 별로 하고 싶지 않아요. 워낙 운동하는 동안 치킨도 먹고 싶고 피자도 되게 먹고 싶었는데, 그걸 참았었기 때문에 은퇴하고까지 먹는 즐거움에 대한 구애를 받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그냥 즐기고 있습니다.

9. 브라질로 떠나시기 직전 김성주 씨가 iMBC와 인터뷰를 하셨었는데요, 공항패션에 대해 질문했더니 "안정환 씨가 굉장한 패셔니스타다"라며 "비교되지 않으려면 잘 입고 가야 한다"며 위아래 파란색으로 색깔을 맞춘 트레이닝복을 입고 가셨습니다. 김성주 씨의 이런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 사람은 왜 나를 라이벌로 생각하지?(웃음) 저 그런거 없구요, 그냥 편하게 입어요. (공항 가는 날 성주 형은) 더워 죽겠는데 무슨 잠바도 입고 오고 그랬더라고요, 땀 삐질삐질 흘리면서. 저는 그냥 면티에다 청바지 입고 갔거든요. 그래서 "형, 편하게 갑시다" 그랬죠.(웃음)

10. 이제 월드컵도 끝났는데요, 앞으로 어떤 계획들을 가지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생각이 좀 많습니다. 아직 결정된 건 없고요, 좀 쉬고 싶은데 MBC가 너무 굴려서(웃음) 쉬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쉬면서 생각을 좀 하고 싶은데 아직까지 확실하게 정해진 건 없어요. 제가 지금 계속해서 지도자 공부를 하고 있고, 수업을 받고 있고, 자격증 시험을 계속해서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올해 마지막 남은 라이센스를 위한 공부 준비를 좀 해야겠다는 것까지만 일단 계획이 있습니다.

인터뷰가 끝나고…

실제로 뵈니까 화장품 CF 찍으시던 시절의 미모가 여전하신데, 혹시 예전처럼 화장품 CF 제의가 들어온다면 출연하실 의향이 있으신가요?

(잠시 생각) 그건 좀 생각을 해 봐야 할 것 같은데요?(웃음) 다시 하셔도 될 거 같아요.그건 이제 안 되죠. 젊은 분들도 많은데…(멋쩍은) 허허.

iMBC 김미영 | 사진 김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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