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WC]지략대결에서도 밀리지 않은 홍명보 감독

김태규 2014. 6. 18.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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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홍명보(45) 감독이 세계적인 명장 파비오 카펠로(68) 감독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홍명보 감독이 이끈 한국축구대표팀은 18일 오전 7시(한국시간) 브라질 쿠이아바의 아레나 판타나우에서 열린 러시아와의 2014브라질월드컵 H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1-1로 비겼다.

한국은 당초 열세일 것이라는 대부분의 전망과는 달리 대등하게 싸웠다. 탄탄한 조직력을 앞세운 러시아를 상대로 밀리지 않았고, 선제골까지 터뜨리며 상대를 흔들었다.

홍 감독은 8일 전 가나와의 최종평가전에서 0-4 참패를 당한 팀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많은 변화를 이끌어냈다.그는 살얼음판 같은 승부 속에서 전반전을 0-0으로 마친 뒤 후반전에 승부수를 띄웠다. 한 차례의 슈팅도 때리지 못한 최전방 공격수 박주영(29·아스날)을 빼고 돌파가 좋은 이근호(29·상주)를 투입시켜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홍 감독의 용병술은 적중했다.

믿고 교체한 이근호가 투입된 지 약 10분 만에 선제골을 쐈다. 후반 23분 페널티 박스 정면에서 기습적으로 시도한 중거리 슈팅을 상대 골키퍼가 잡았다가 놓치면서 골라인을 넘어섰다.

주도권을 잡으면서도 원했던 골이 나오지 않아 애를 태웠지만 이근호의 선제골로 확실히 분위기를 휘어잡는 계기가 됐다.카펠로 감독과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던 홍 감독은 한 박자 빠른 교체카드로 흐름을 주도했다.

불의의 일격을 당한 카펠로 감독은 3분 뒤인 후반 26분 다급히 선수 교체에 나섰다. 유리 지르코프(31·디나모 모스크바)를 빼고 알렉산드르 케르자코프(32·제니트)를 넣었다.

케르자코프 역시 후반 29분 동점골을 뽑으며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그러나 홍 감독의 판단이 먼저였다. 명장 카펠로 감독과의 수 싸움에서 앞섰다.

홍 감독은 월드컵 무대에서는 초보에 지나지 않는다. 2009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8강과 2012런던올림픽 동메달을 거둔 바 있지만 월드컵을 이끈 것은 처음이다.

명성의 잣대에 해당하는 연봉에서도 32개 본선진출국 감독 가운데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최근 영국 언론이 공개한 지도자 연봉 현황에서 홍 감독은 47만3750만 파운드(약 8억원)를 받아 23위에 그쳤다. 1위를 차지한 카펠로 감독(약 114억원)에 비해 20분의 1 수준이다.이웃나라 일본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알베르토 자케로니(61·이탈리아) 감독의 162만 5000파운드(9위·약 27억 6000만원)와 견줘도 한참 뒤진다.

4년 뒤 자국에서 열리는 2018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고 러시아가 카펠로 감독에게 전권을 부여한 것과 달리 월드컵을 불과 1년 앞두고 지휘봉을 잡은 것을 감안할 때 홍 감독의 업적은 대단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kyusta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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