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잔인한 4월, 포항 뒤에도 산 넘어 산

2014. 4. 25.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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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그야말로 잔인한 4월을 보내고 있는 인천유나이티드다. 김남일과 한교원(이상 전북) 등 누수자원들이 있어서 올해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은 했으나 이 정도까지 꼬이고 엉킬 것이라는 짐작도 흔치는 않았다. 지난 시즌 시도민구단으로는 유일하게 상위리그에 올랐던 인천이 올 시즌은 너무도 힘겨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9라운드를 보낸 현재 K리그 클래식 참가 12개 클럽 중 아직까지도 승리를 신고하지 못한 팀은 인천뿐이다. 4무5패. 참담한 성적표다. 온갖 수모를 다 당하고 있다. 인천이 9경기에서 뽑아낸 득점은 단 2골 뿐이다. 그 2골은 지난 3월9일 상주상무와의 원정 개막전에서 2-2 무승부를 거둘 때 획득한 것이다. 요컨대, 다른 8경기에서는 단 1골도 뽑지 못했다.

지금껏 K리그 역사에서 가장 오래도록 침묵했던 팀은 대전시티즌으로, 2008년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7경기 연속으로 무득점 수모를 당했다. 그 불명예는 이제 인천의 것이 됐다. 인천은 지난 3월15일 전북과의 2라운드부터 지난 4월20일 제주와의 원정 9라운드가지 8경기 연속으로 골맛을 보지 못하고 있다. 김봉길 감독의 속이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잔인한 4월의 마지막 라운드도 인천으로서는 한숨이 나온다. 인천은 오는 27일 포항스틸러스와의 원정 10라운드를 앞두고 있다. 포항과 인천은 지금 모든 것이 비교되는 '극과 극' 클럽이다. 포항은 현재 1위다. 6승1무2패 승점 19점으로 인천(4점)보다 승점 15점이 더 많다. 무려 19골을 넣었다. 이 역시 리그 최다득점이다. 10골을 실점하면서 골득실은 +9이다. 2골을 넣는 동안 11골이나 내줘서 골득실이 -9인 인천과는 너무도 상반되는 행보다.

적어도 지금 상황에서는 다윗과 골리앗 같은 느낌의 만남이다. 시즌 초반보다도 더 강해진 포항이다. 처음에는 뒷문이라도 불안했다. 그런데 뒤로 갈수록 수비도 안정화 되고 있다. 최근 3경기에서 포항의 실점은 0이다. 경남, 제주, 서울을 상대로 3-0, 3-0, 1-0 완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앞선 6경기에서는 모두 실점을 허용했으나 어느 정도 안정화되면서 전체적인 밸런스가 맞아 떨어진 결과다. 김봉길 인천 감독으로서는 답답한 상대다.

사적으로 김봉길 감독과 황선홍 감독은 호형호제하는 가까운 사이다. 과거 전남드래곤즈에서 코치로 한솥밥을 먹은 것을 비롯해 평소에도 자주 연락하면서 허물없이 지내고 있다. 하지만, 적어도 이번 대결을 앞두고는 웃음기를 머금고 인사를 나누기 힘든 상황이다.

포항이라는 현재 최강의 팀을 원정에서 상대한다는 것은 너무도 힘겨우나 그 뒤에도 산 넘어 산이니 피해갈 수가 없다. 인천은 포항전 이후 서울(5월3일) 그리고 전북(5월10일)을 만난다. 월드컵 브레이크 이전까지 만나야하는 상대가 포항 서울 전북이다. 포항과 전북은 리그 1, 2위를 다투는 팀이고, 서울은 현재 성적이 바닥을 치고 있으나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인천전에 사활을 걸어야하는 입장이다. 서울도 인천만큼 간절하다. 그야말로 첩첩산중이다.

과연 인천은 잔인한 4월을 최소한의 위로 속에서 마무리하고 후회도 미련도 없이 5월로 접어들 수 있을까. 승리와 승점도 목마르지만 기필코 골을 넣어야한다. 지금 중요한 것은 실마리다. 단초를 잡아야 이 지겹고 외로운 터널에서 빠져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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