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제리 독불장군, 선수도 국민도 휘어잡았다

박린 2014. 4. 25.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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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2차전 상대, 바히드 감독선수 발탁·훈련엔 '절대 권력'비판론 있었지만 예선 1위로 답해주위선 "첫 16강 당연" 압박이 변수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한국과 만나는 알제리의 사령탑은 바히드 할리호지치(62)다. 알제리 4대 종합일간지 릭스프레시온의 메르베르베시 루네스 축구팀장이 할리호지치 감독에 대한 '특급 정보'를 알려줬다.

 브라질 월드컵을 끝으로 계약이 끝나는 할리호지치 감독은 '시한부 사령탑' 논란에 휩싸여 있다. 알제리축구협회는 연장 을 원하지만 할리호지치 감독은 축구협회장과의 갈등, 연봉 문제 등이 맞물려 "월드컵 이후 거취는 내 자유"라며 거부하고 있다. 그를 두고 '월드컵 후 프랑스나 카타르 프로팀을 맡을 것이다' '알제리축구협회는 프랑스 1부리그 팀 로리앙의 크리스티앙 그루퀴프 감독을 후임으로 내정했다' 등의 추측성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팀 에 악영향을 줄 수 있지만 할리호지치 감독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훨씬 더 크다.

 할리호지치 감독은 현역 시절 프랑스 리그 득점왕을 두 차례 차지했다. 국적은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다. 1993년 크로아티아의 보스니아 공격 땐 집이 불에 타기도 했다. 그보다 11년 전인 82년 스페인 월드컵에는 유고 대표로 출전했지만 교체 멤버에 그쳤다. 기회를 얻지 못한 게 이슬람식 이름 때문이라고 울분을 터트리기도 했다.

 그는 90년 지도자로 변신해 한을 풀었다. 98년 프랑스 2부리그 하위팀 릴을 맡아 2000년에 팀을 정상으로 이끌었다. 이듬해에는 1부리그에서 3위에 오르며 유럽 챔피언스리그 진출권까지 거머쥐었다. 프랑스에 '코치 바히드' 열풍이 불었다. 2008년 코트디부아르 대표팀에서도 성공을 이어갔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2010년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8강에서 알제리에 패한 뒤 경질됐고, 공교롭게도 알제리를 2011년부터 이끌고 있다.

 할리호지치 감독은 다혈질이다. 크로아티아 디나모 자그레브 감독 시절에는 하프타임 때 구단 부회장과 소리 지르며 말싸움을 벌인 뒤 곧바로 사퇴했다. 선수단 운영도 마찬가지다. 이달 초 알제리 국내파 10명을 소집해 강도 높은 특별 훈련을 실시했다. 또 무명의 비주전 선수를 과감하게 발탁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독단적이라는 말을 듣기도 한다. 하지만 강력한 카리스마로 정신력을 고취시킨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더 우세하다. 오금이 저릴 만큼 엄격하면서도 마지드 부게라(32·레퀴야) 등 노장과 대화하며 젊은 선수와 소통하려 노력한다.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알제리 유망주들의 유럽 진출 길을 열어주기도 한다. 소피앙 페굴리(25·발렌시아)는 "할리호지치 감독은 모든 것을 조절하려는 사람은 맞지만 선수들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감독"이라고 말했다.

 할리호지치 감독은 나빌 벤탈렙(20·토트넘) 등 젊은 유럽파 선수들을 중용하고, 4-1-2-1-2 등 다양한 포메이션을 가동한다. 빠른 공격 전환, 미드필드부터 강한 압박, 견고한 수비로 알제리 축구를 한 단계 발전시켰다. 알제리 언론으로부터 '선수들이 양이라면 할리호지치 감독은 지팡이를 쥔 훌륭한 양치기다. 그 덕분에 공격은 불을 내뿜고 수비는 물 흐르듯 한다'는 호평을 받았다.

 팬들은 할리호지치가 알제리의 월드컵 사상 첫 16강을 이끌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이런 기대는 엄청난 압박이 될 것이다. '독불장군' 할리호지치를 못마땅해하는 언론과 팬도 있다. 그래도 할리호지치 감독은 책무를 다하는 뜨거운 남자다. 그는 "남아공 월드컵 때 알제리는 수비축구를 해서 1무2패에 그쳤다. 브라질에서는 좀 더 공격적인 축구를 할 생각이다"며 "우리는 브라질에 관광 가는 게 아니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정리=박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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