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코치진, 박종환 감독에 폭행당한 선수 회유·무마

2014. 4. 21.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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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구단 관계자 "선수 모아 '꿀밤' 말맞춰

'내보내달라'는 피해자 요구도 묵살"

박, "꿀밤"→"귀싸대기"로 말바꿔현장 목격자는 "퍽 소리 날 정도"구단주 이재명 시장은 징계 미적

박종환 성남FC 감독과 구단 직원들이 박 감독에게 폭행을 당한 선수와 동료들을 회유하고, '구단에서 나가게 해달라'는 선수의 요구도 묵살한 것으로 드러났다. 애초 "꿀밤을 한대씩 때렸다"고 해명했던 박 감독은 "나머지 한 선수는 뺨을 때렸다"고 말을 바꿨다.

박 감독에게 폭행을 당한 선수의 아버지 김아무개씨는 21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아들은 분명히 뺨을 맞았다고 했다. '화해를 했다'는 구단 쪽 설명도 사실과 다르다. (아들은) 화해를 한 적이 없다고 여러 차례 말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구단이나 코칭스태프에 유리한 말들만 (언론에) 공개되고 있다. 폭행당한 선수는 하지도 않은 말들이다"고 전했다.

폭행 사건이 벌어진 직후 코칭스태프가 '꿀밤을 맞았다는 정도로만 얘기하라'며 선수들을 회유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성남 구단의 한 관계자는 "기자들이 오기 전에 선수들을 모아놓고 말을 맞추게 했다"고 전했다. 김씨도 "언론이 물어보면 그렇게 얘기하라고 (선수에게) 지시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팀에서 나가게 해달라"는 피해 선수의 요구도 묵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폭행을 당한 김아무개 선수는 사태가 발생한 직후 에이전트를 통해 '정신적으로 힘든 상황이니 내보내달라'고 팀에 요구했지만 무시당했다. 폭력 사태의 피해자가 가해자 및 사태를 지켜본 동료들과 불편한 생활을 함께 하고 있는 셈이다. 아버지 김씨는 "(구단의) 왜곡된 언론플레이 때문에 충격을 받고 있다. 너무나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유종규 성남FC 운영홍보팀장은 "김 선수가 구단에 그런 요구를 했는지는 아직 파악된 바 없다"고 말했다.

박종환 감독은 이에 대해 "'내게 맞았다면 진단서를 떼어 오라'고 했다. 선수 전체가 다 모여서 서로 화해하고 잘 얘기가 끝났다"며 '꿀밤' 이상의 폭력 행위를 부인했다. 이어 "선수들을 모아놓고 말을 맞춘 적도 없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당시 상황을 설명하다 "열심히 하라는 의미로 불러서 얘기를 하는데 (미드필더 김아무개가) 불만을 나타내더라. 그렇다고 특별히 미워서 그런(때린) 건 아니었다. 옆에 있던 신인 김아무개는 귀싸대기를 때렸다"고 말했다. 애초 '꿀밤을 때렸다'고 했다가 '뺨을 때렸다'로 말을 바꾼 것이다. 이에 대해 박 감독은 "맞은 선수들에게 직접 물어보라"며 더는 말을 하지 않았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한 축구계 인사는 "'퍽' 소리가 날 정도였다. 상대팀인 성균관대 소속 선수의 학부모 등 직접 그 현장을 본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날 예정됐던 박 감독의 징계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이를 두고 구단주인 이재명 성남시장이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며 사태를 방관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성남 구단은 내부적으로 박 감독을 해임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으나, 이 시장이 구단 쪽 인사들과의 만남을 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폭행 의혹을 강하게 부인한 박 감독은 스스로 물러날 뜻이 없어 보인다. 임명을 전후해 박 감독의 자질 문제가 제기됐었던 탓에 이 시장으로선 박 감독을 자기 손으로 해임하기도 어렵고 경징계로 얼렁뚱땅 넘어가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시장은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재선을 노리고 있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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