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곽태휘, '오뚝이'만 남기고 '비운'은 뗀다

2014. 4. 16.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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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비운의 오뚝이' 곽태휘(33)가 부상을 털고 돌아왔다. 아주 중요한 순간 컴백이다. 곽태휘는 과연 브라질월드컵 최종명단에 합류할 수 있을까.

사우디아라비아 알 힐랄 소속의 곽태휘가 한국시간으로 16일 UAE 두바이 라시드 경기장에서 열린 2014 AFC 챔피언스리그 D조 예선 5차전 알 아흘리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로 출전해 90분을 풀타임으로 소화했다. 경기는 0-0 무승부로 끝났다. 비록 승리하지는 못했으나 알 힐랄은 적진에서 중요한 승점 1점을 따냈다. 승점 6점(1승3무1패)이 된 알 힐랄은 오는 23일 세파한과의 최종전 결과에 따라 16강에 진출할 수 있다.

무승부보다 반가운 것은 팀 수비의 핵 곽태휘가 돌아와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쳤다는 것이다. 지난 3월6일 열린 그리스와의 평가전을 위해 대표팀에 소집됐다가 왼쪽 발등 부상이 발견돼 하차했던 곽태휘가 건재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홍명보 감독으로서도 한숨을 돌리게 됐다. 수비라인을 위해서도, 스쿼드 전체를 위해서도 '베테랑' 곽태휘의 가세는 적잖은 플러스 요인이다.

실상 홍명보호의 중앙 수비 듀오는 김영권-홍정호 조합으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홍명보 감독의 신뢰도를 감안할 때도, 지금껏 평가전에서 나온 두 선수의 호흡을 볼 때도 센터백 조합은 김영권-홍정호 쪽으로 무게가 실린다. 하지만 아직 백업 자원들은 오리무중이다. 곽태휘를 비롯해 황석호(산프레체 히로시마)와 장현수(광저우 부리)가 경쟁을 펼치는 형국이다.

곽태휘는 전형적인 센터백 자원이다. 황석호와 장현수는 복수 포지션이 가능하다. 황석호는 중앙과 측면을 모두 맡을 수 있는 수비수이고 장현수는 수비형MF로 전진 배치할 수 있다. 멀티플레이어라는 측면에서는 황석호와 장현수가 낫다. 하지만 곽태휘에게는 이들에게 없는 '경험'이 있다.

노련한 수비수다. 이미 지난 2010년 남아공 대회 때 주전으로 월드컵을 경험했어야할 수비수다. 하필 대회 직전 평가전에서 청천벽력 같던 부상을 당해 목발을 짚고 홀로 귀국했다. 그야말로 비운의 아이콘이었다. 하지만 곽태휘는 좌절하지 않고 다시 오뚝이처럼 일어섰고, 2014년 다시 기회를 잡았다.

안정적인 수비력, 선수들을 통솔하는 리더십, '골 넣는 수비수'로 통하는 세트피스 상황에서의 공격력 등 장점이 많은 수비수다. 홍명보 감독 입장에서 필요한 것은 곽태휘의 '경험'이다. 베테랑으로서의 가치다. 나이가 어리다고 무조건 경험이 부족한 것은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젊은 선수 위주로 구성된 스쿼드는 홍명보호의 아킬레스건이다. 때문에 홍명보 감독도 누누이 "팀에 베테랑은 있어야한다"는 말로 노장의 역할을 강조해왔다.

그 조건에 잘 부합하는 인물이 곽태휘다. 현재로서는 다른 포지션을 통틀어도 그 역할을 해 줄 수 있는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 혹 김영권이나 홍정호에게 밀려 베스트로 나서지 못하더라도 곽태휘라는 베테랑의 유무는 팀에 적잖은 플러스 요인이다. 결국 선택은 홍명보 감독의 몫이지만, 어쨌든 건재함을 보여준 것은 분명 고무적이다. 오뚝이만 남기고 비운의 꼬리표를 뗄 수 있을지, 곽태휘가 어렵사리 다시 기회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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