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감독학개론] ①압박 - 많이 그리고 영리하게 뛰어라

윤진만 2014. 3. 4.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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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아시아 축구에선 일본 J리그팀들이 주로 패스 위주의 경기 운영을 한다. K리그에선 제주, 포항, 그리고 서울 정도가 패스 축구를 앞세운 팀들이다. 이런 팀들을 제압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바로 압박이다. 패스 줄기를 차단하는 것은 상대팀의 숨통을 죄는 일이다. 요코하마F.마리노스(2월 26일)과의 경기를 앞두고 브라질 전지훈련지에서 브라질 팀과의 연습경기를 통해 압박 훈련을 중점적으로 했다. 우리는 수비 밸런스가 좋은 요코하마를 상대로 3-0으로 승리했다. 우리 선수들이 상대팀 에이스 나카무라를 제대로 압박한 결과였다.

압박의 기본 원칙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공을 뺏으려고 할 것, 둘째 지연을 할 것. 첫 번째 원칙은 너무 당연한 거여서 패스. 두 번째 원칙을 설명하겠다. 말 그대로 상대가 공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게 방해하는 작업을 의미한다. 공간을 2:8로 쪼개 공을 잡은 상대를 2에 해당하는 좁은 지역으로 몰아 실수를 유발시키면 공의 소유권을 되찾을 수 있다. 제대로 압박했을 때 영리한 상대 선수는 턴 동작 후 백패스 또는 횡패스를 할 것이다. 이 때에는 체력을 소모해가며 따라가지 말고, 다음 압박을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

요코하마전을 마치고도 그런 질문을 받았다. "그런 압박을 90분 동안 할 수 있을까요?" 할 수 있다. 아니, 해야 한다. 이적생, 신입생들은 압박이 몸에 배어 있지 않은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경우에는 축구를 새로 배워야 한다. 나는 그 선수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필드 플레이어 중 스트라이커를 제외한 선수들은 모두 압박 전술을 이행해야 한다. 수비 100(100%를 뜻한다), 공격 100이다." 어떤 선수는 "어떻게 수비도 100, 공격도 100 을 뛰나요?"라고 묻는다. 나는 "무조건 해야 한다. 내가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외국 감독을 만나든, 외국에 진출하든 '100-100'을 하지 못하면 좋은 선수로 평가받지 못한다"라고 선수들을 이해시킨다.

무작정 남들 두 배만큼 뛰라는 소리가 아니다. 체력 낭비를 최소화하는 지혜가 있어야 한다. 예컨대 전방 압박 상황에서 빠르게 2~3m를 움직여 상대를 압박한다면 2~3m만 움직이고 그 선수는 팀을 위해 수비 100 을 해준 셈이다. 왜냐하면 그 선수가 상대 지연을 해줬으니 우리 팀 포백이 급한 상황을 맞지 않고 다른 선수들도 한숨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요코하마전에선 카이오가 이 역할을 굉장히 잘해주었다. 정반대의 경우는 '뒤를 맞는' 때다. 상대에게 뒷 공간을 완벽하게 내준다는 축구계 은어다. 그렇게 되면 공격에 가담했던 윙백은 70m 가량을 달려와야 한다. 이 장거리 뛰기를 두 번만 해도 체력 소모가 심하다. 위치를 잘 잡고 뒤를 맞지 않는다면 체력 소모는 40이하가 될 것이고 나머지 체력은 공격 때 사용할 수 있다.

축구는 압박만 해서는 이길 수 없다. 결국 승리를 위한 골을 넣어야 승자가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압박이 필요한 것이다. 압박은 곧 공 탈취를 의미하고, 공을 탈취한 상태에서 빠르게 공격으로 전환하는 팀이 승자가 될 확률이 높아진다. 그리하여 나는 수비 발란스를 요구하면서 측면 크로스 훈련을 많이 시킨다. 스틸 후 측면으로 공을 보내 득점 찬스를 만드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생각이다. 요코하마전에선 한교원, 김인성이 빠른 발을 잘 활용했으나 크로스 정확도 면에선 다시 아쉬움을 남겼다. 앞으로 공격 파괴력을 높이려면 이런 부분을 조금 더 보완해야 할 것이다.

글=윤진만 기자사진=전북현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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