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4년차 막내, 강원 이우혁 이야기

박찬준 2014. 2. 28.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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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혁. 안탈리아(터키)=박찬준 기자

이우혁(21·강원)은 프로 4년차다. 그러나 여전히 팀의 막내다.

신인 선수들이 입단해도 다 그보다는 형이다. 3년간 설움 아닌 설움을 겪었다. 그는 "형들이 잘해줬지만 친구들이 없어서 외로웠다"고 했다. 올해 처음으로 후배가 생겼지만, 그의 위치는 아직도 막내다. 3년의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았다. 정신적으로는 더욱 성숙해졌다. 그는 "갈수록 더 재밌어지는 것 같다. 예전에는 무작정 열심히 했는데 이제는 생각하며 즐기려고 하니까 더 좋아진 것 같다"며 웃었다.

그는 2011년 강원에 입단했다. 입단 당시 K-리그 최연소 선수였다. 문성고를 졸업하고 대학 진학 대신 프로행을 택했다. 드래프트에 참가했다. 조금이라도 더 빨리 프로가 되는게 이득이 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러나 프로의 벽은 높았다. 14, 15, 16, 18, 19세 등 각급 대표팀에 선발된 그였지만, 미완의 고졸 선수에게 선뜻 손을 내미는 구단은 없었다. 결국 번외지명으로 강원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상처를 받지는 않았다. 내가 눈에 띄는 실력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프로에 들어온 것만으로도 감사했다"고 했다.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첫해 7경기에 나서며 가능성을 확인했다. 그러나 이내 기회가 줄어들었다. 이우혁은 "경기에 나서지 못하니까 불만이 많았다. 기분도 좋지 않았다. 선배들이 잘 다독여줘서 훈련은 소홀히 하지 않았다"고 했다. 김용갑 감독 부임 후 기회가 주어졌다. 그는 이를 놓치지 않았다. 강원 상승세의 주역이 되며 팀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10월 전남전에서 꿈 같은 리그 데뷔골도 성공시켰다. 알툴 감독 역시 그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알툴 감독은 그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용할 생각이다. 이우혁은 "알툴 감독은 내가 발전할 수 있는데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는 지도자. 아직 완벽하게 감독님의 전술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원하는 스타일에 맞추기 위해 노력 중이다"고 했다.

이우혁에게는 특별한 매형이 있다. 그와 한솥밥을 먹었던 배효성이다. 이우혁은 "(김)은중이형과 (전)재호형이 장난치면서 누나를 효성이형에게 소개시켜주라고 하더라. 워낙 착하고 후배도 잘 챙겨주시는 분이라 부담없이 소개시켜줬다"며 웃었다. 배효성은 매일 이우혁을 데리고 마무리 훈련을 시키는 등 매형 노릇을 톡톡히 했다. 이우혁의 데뷔골 때 가장 좋아했던 사람도 배효성이었다. 그러나 그런 배효성이 강원을 떠났다. 아쉬움보다는 빨리 새 둥지를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 더 크다. 이우혁은 "매형이 좋은 팀으로 갔으면 좋겠다. 쉽게 결정이 나지 않아서 안타깝다"고 했다.

그의 올시즌 목표는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강원의 승격이다.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아시안게임 대표에 선발되는 것이다. 청소년 대표팀에 이름을 꾸준히 올렸지만, 중요 대회때마다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이제는 몸상태가 완벽해졌다. 리그에서 다시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분명 기회가 올 것이라고 믿고 있다. 성숙해진 막내, 이우혁의 올시즌을 기대해보자.

안탈리아(터키)=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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