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K리그 복귀한 바그너, "목표는 승격, 대전 상대 세리머니 안 해"

풋볼리스트 2014. 1. 28.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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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서귀포(제주)] 정다워 기자= 박은호. 본명인 '바그너'보다 한국 이름으로 유명했던 브라질 공격수다. 2011년 대전시티즌 유니폼을 입고 개막 후 3경기 연속골을 쏘며 화려한 K리그에 데뷔했다. 특히 울산현대를 상대로만 세 골을 기록하며 '울산 킬러'로 명성을 떨쳤다.

시즌 초반의 임팩트는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대전이 승부조작 파문으로 주춤했고, 박은호도 잊혀졌다. 결국 그는 2011년을 끝으로 K리그 무대에서 퇴장했다. 2012년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나스르에서, 작년에는 바레인의 알 하드에서 뛰었다. 그리고 2년 만에, 그는 다시 국내 무대로 돌아왔다. 행선지는 K리그 챌린지의 FC안양. 이제 그는 안양의 승격을 위해 뛴다. "4위를 위해 온 게 아니다. 우승을 하겠다"는 게 그의 각오다. 제주도 서귀포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바그너'를 24일 '풋볼리스트'가 만났다.

2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기분이 좋아 보이는데?

정말 기분이 좋다. 집에 온 기분이다. 모든 게 편안하다. 2011년에 한국에 있었을 때 좋은 경험을 했다. 한국 사람들과 잘 통한다. 브라질 사람들과 정서가 비슷해 당시에 정이 많이 들었었다. 팬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나는 한국을 브라질만큼 사랑한다.

2년 동안 중동에 있었다. 그 곳에서의 생활은 만족스러웠나?

사실 문화가 너무 많이 달라서 고생했다. 한국과는 모든 게 비슷했지만 중동은 달랐다. 특히 종교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다. 나는 가톨릭 신자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도 문제가 있었다. 바레인에서는 선수들이 프로페셔널하지 않아 개인적으로 불만족스러웠다. 변화를 주고 싶었다. K리그를 우선 순위로 놓고 새 팀을 찾던 중에 있었다. 기회가 있어 고민하지 않고 결정했다.

친정팀인 대전이 2부리그로 강등된 건 알고 있나?

한국에 와서 그 소식을 들었다. 매우 슬프다. 나는 대전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다. 2011년 대전에서 뛸 때 팬들에게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았다. 구단 직원들에게도 마찬가지다. 대전에서는 좋은 기억만 간직하고 있다. 강등 당한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

안타깝겠지만, 이제는 안양 유니폼을 입고 대전을 상대해야 한다.

대전이 친정팀인 것에는 변함이 없지만 그래도 나는 프로축구선수로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열심히 해서 대전을 상대로 골도 넣을 거다. 하지만 과한 세리머니를 하지 않겠다. 세리머니는 최대한 자제하겠다. 특히 내가 자주 하는 덤블링은 절대 하지 않겠다.

안양의 1호 외국인 선수다. 책임감이 남다를 텐데?

내가 안양의 첫 번째 외국인 선수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책임감을 느낀다. 첫 외국인 선수이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 골도 넣고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 내가 안양에 온 이유는 하나다. 1부리그로 승격시키기 위해서다.

안양은 골잡이가 필요한 팀이다. 어느 정도의 공격포인트를 목표로 하고 있나?

정확하게 몇 개의 공격포인트를 올리겠다고 약속할 수는 없다. 그냥 자연스럽게 이뤄지도록 두겠다. 10골이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다. 구체적인 숫자는 생각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

2부리그지만 안양은 팬이 많은 팀이다. 대전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팬들의 기대감이 매우 큰 것 같다.

팬들은 선수가 잘할 땐 칭찬하고 못할 땐 비판한다. 그게 팬들의 의무고 몫이다. 팬들이 주는 압박감은 어느 팀을 가도 다 있다. 나느 선수로 골을 넣고 팬들이 나를 좋아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게 나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이우형 감독이 만나자마자 욕을 했다고 들었다.

농담으로 나한테 포르투갈어로 욕을 했다. 한국 선수들도 브라질 외국인 선수가 하는 욕을 알고 있으니 절대 사용하지 말라는 의미로 욕을 했다. 웃겼지만, 의미있는 주문이라고 생각한다.

전지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선수들과는 잘 어울리고 있나?

아직 잘 모르지만 안양은 역사가 있고 좋은 팀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선수들과도 잘 지내고 있다. 무난하게 적응하고 있다. 점점 더 친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체적으로 선수들의 마인드가 좋은 것 같다. 나도 팀에 큰 도움이 되고 싶다.

올시즌 안양의 목표는 4위다. 자신있나?

4위라고? 너무 작은 목표다. 더 높은 곳에 갈 수 있다. 나는 안양에 4위를 하기 위해 온 게 아니다. 우승을 하고 싶다. 2부리그 팀들간의 수준차는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 최선을 다해서 가장 높은 곳에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2011년에 뛸 때는 1,2부리그로 나뉘어 있지 않았다. 승강제는 새로운 시스템이다.

차이가 어느 정도는 있다고 생각한다. 1부리그 팀들이 아무래도 수준이 더 높기는 할 거다. 하지만 2부리그 팀들은 그들만의 색깔이 있다. 더 투지가 넘치고 힘있는 플레이를 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수준 차이를 좁히기 위해서는 꾸준히 노력을 해야 한다.

대전에서는 '박은호'로 불렸었다. 안양에서는 어떤 이름을 갖고 싶은가?

아직 모르겠다. 뭐든 상관 없다.

대전 팬들에게, 그리고 안양 팬들에게 각각 다른 인사를 한마디씩 해달라.

중동에 있을 때도 몇 명의 팬들과 스카이프를 하며 연락을 하기도 했다. 얼마 전에도 나를 보고 싶다고 했던 팬들이 있다. 팬들에게 전에 큰 사랑을 받았었다. 정말 고맙다. 나도 좋은 기억을 간직하고 있다. 팀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그 팬들을 소중하게 생각한다.안녕, 사랑합니다.(한국말로) 안양에 온 가장 큰 이유는 팬들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서다. 올시즌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 좋은 결과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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