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포투

[포포투 플러스] 중동 리그는 언어 장벽으로 인해 정보 입수가 쉽지 않다. 하지만 국가대표 곽태휘와 남태희를 비롯해 신진호, 고슬기, 이정수 등 많은 한국인 선수들이 진출해 있어 더 이상 '그들만의 리그'로 폄하하기가 부당하게 느껴진다. 단지 소식을 접하기 어렵다는 이유만으로 중동 진출자들에 대한 객관적 실력 평가가 절하되는 현상도 아쉽기만 하다.

< 포포투 > 가 < 미디어 다음 > 독자를 위해 중동 리그 소식을 격주간으로 전해드리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최고 인기팀 알힐랄이 알샤밥의 곽태휘 영입 의지를 공식 표명했다. 알아흘리의 석현준은 부상 복귀전을 치렀고, 카타르의 남태희(레퀴야)는 리그에서 '폭풍' 활약을 펼쳤다. 중동 3국 리그 소식을 한국인 선수를 중심으로 브리핑해드린다.

.

[단신 #1] 알힐랄, 곽태휘 영입 나서…리그 내 한국인 경쟁

사우디아라비아 최고 인기팀 알힐랄의 전력 강화 의지가 돋보입니다. 최근 알힐랄은 향후 5년간 운영 자금을 확보했다며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 5천만 리얄(약 150억원)을 풀겠다고 공언했습니다. 흥미로운 움직임은 알힐랄의 다음 영입 목표가 바로 곽태휘(알샤밥)이라는 점입니다.

알힐랄은 곽태휘에 대한 영입 의지를 공식화한 상태입니다. 알힐랄의 사미 알 자베르(41) 감독이 곽태휘를 강력히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구단 트위터를 통해 곽태휘의 현 소속팀 알샤밥과의 협상을 갖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구단 관계자는 현지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곽태휘를 영입할 수 있는 구단은 현재 리그에서 알힐랄뿐"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물론 당장 이적을 확신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양 구단은 물론 선수의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곽태휘의 에이전트 오앤디엔터테인먼트 측은 "구단(알샤밥)으로부터 연락을 받긴 했지만 아직 알힐랄과 직접 대화가 없었다. 이야기를 들어봐야 할 것 같다"라고 신중한 입장을 취했습니다.

하지만 최고 인기팀 알힐랄로부터 인정받았다는 사실이 곽태휘로서는 마냥 기분 좋을 수 없습니다. 왜냐면 그 자리에서 뛰고 있는 선수가 바로 한국인 후배 조성환이기 때문입니다. 사우디 현지에서도 곽태휘와 조성환은 같은 단지에 거주하며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선배인 곽태휘로서는 상당히 멋쩍은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입니다. 중동 진출자가 늘어나면서 이젠 한국인끼리의 경쟁도 불가피해지고 있습니다.

.

[단신 #2] 알힐랄 잡으려고 내건 '통큰' 승리수당의 결과는?

이전 코너를 통해 여러 번 말씀드렸던 것처럼 알힐랄은 사우디아라비아 최고 인기팀입니다. "사우디 국민의 80%가 알힐랄 팬"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이른바 '국민 클럽'이죠. 알힐랄의 존재감을 엿볼 수 있는 에피소드 하나를 소개할까 합니다.

알힐랄은 리그 14라운드에서 알오루바 원정에 나섰습니다. 최고 인기팀을 홈경기장에서 보게 되자 알오루바는 잔뜩 들떴습니다. 구단 측은 선수들을 독려하기 위해 60만 리얄(약 1억8천만원)의 승리 수당을 지급하겠노라 약속했습니다. 올 시즌 1부로 처음 승격한 알오루바로서는 당연한 동기부여 아이디어였습니다.

승리수당에 자극을 받았는지 알오루바 선수들은 알힐랄을 상대로 뜻밖의 2-0 리드를 잡았습니다. 하지만 후반전 2-2 동점을 허용하더니 추가시간 알릴랄의 압둘라 알 조리에게 통한의 역전골을 허용해 3-2로 무릎을 꿇고 말았습니다.

**알오루바 2-3 알힐랄 하이라이트 보기**

[단신 #3] 석현준, 112일만에 부상 복귀

이적 2경기만에 중족골 골절상을 당했던 석현준(알아흘리)이 부상 복귀를 신고했습니다. 포르투갈에서 수술을 받은 석현준은 리그 후반기 첫 경기였던 알파이살리와의 14라운드 경기에서 전반 40분 교체 투입되었습니다. 0-1로 끌려가던 알아흘리는 후반 36분 석현준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알 자심이 성공시켜 가까스로 패전을 면했습니다.

** 석현준 복귀전 하이라이트 보기 **

[카타르] 카타르 스타즈 리그 12~13라운드, QNB컵 조별 예선 종료

전반기를 마무리한 12, 13라운드에서는 레퀴야의 남태희가 가장 돋보였습니다. 리그 6라운드 알가라파와의 경기 이후 리그에서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던 남태희는 리그 12, 13라운드에서만 3골 3도움의 맹활약을 펼쳤습니다. 남태희의 활약으로 레퀴야는 리그 2위로 도약할 수 있었습니다.

남태희는 알사드(이정수)와의 경기에서 두 골을 기록한 데 이어 카타르SC(신진호)와의 경기에서도 1골 3도움으로 팀의 모든 득점에 관여하는 맹활약으로 2경기 연속 '맨-오브-더-매치'에 선정되었습니다.

** 남태희 공격포인트 활약 동영상 ** ** 12라운드 리그 2호 골 **, ** 12라운드 리그 3호 골 **, ** 13라운드 리그 3호 도움 **** 13라운드 리그 4호 도움 **, ** 13라운드 리그 4호 골 **, ** 13라운드 리그 5호 도움 **

10라운드까지 무패행진을 벌였던 알제이쉬(고슬기)는 알라이얀, 알코르에게 잇달아 패하며 3연패로 전반기를 마쳤습니다. 고슬기는 하프타임에 교체 투입된 알라이얀전과 풀타임 출전한 알코르전에서 준수한 활약을 펼쳤지만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습니다.

이정수가 두 경기 모두 풀타임 활약한 알사드는 레퀴야에 패하고 알쿠라이티아트와 비겼지만, 알제이쉬가 3연패를 당해주는 바람에 리그 선두로 전반기를 마무리했습니다. 조용형이 2경기 연속 풀타임 활약한 알라이얀은 알제이쉬를 꺾으며 분위기 전환에 성공하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강등권 무아이다르에게 0-3 완패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QNB컵에서는 알사드, 알제이쉬, 움 살랄, 카타르SC가 4강에 진출했습니다. 알사드와 움 살랄은 내년 3월 1일, 알제이쉬와 카타르SC는 3월 2일에 각각 준결승전을 치릅니다.

.

[사우디아라비아] 압둘라티프 자밀 리그 13~14라운드, 사우디 왕세자컵 16강

알힐랄(조성환)은 리그 3연승으로 선두 알나스르를 승점 4점차로 바짝 쫓고 있습니다. 조성환은 알오루바전에서 후반 30분 교체되었습니다. 알샤밥(곽태휘)은 알오루바와 알이티하드를 만나 2연속 무승부를 기록했습니다.

알아흘리는 석현준의 복귀전이 된 알파이살리전에서 겨우 비김으로써 연패를 모면했습니다. 이날 경기에선 알아흘리의 구단주부터 선수들까지 편파 판정에 대한 불만을 강하게 표시했습니다.

한편, 왕세자컵 16강에서는 알힐랄, 알샤밥, 알아흘리 모두 8강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

[UAE] 아라비안 걸프 리그 10~11라운드, 대통령컵 16강

신형민이 풀타임 출전한 알자지라는 에미레이츠와 바니야스를 나란히 꺾고 이번 시즌 들어 첫 2연승을 기록했습니다. 김정우(샤르자)는 바니야스와의 경기에서 풀타임을 소화하며 팀의 승리에 기여했지만, 알아인과의 경기에서는 결장했습니다. 샤르자는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무승부로 경기를 마무리했습니다.

한편, 왕세자컵 16강에서 알자지라는 지난 시즌 패했던 알와흐다에게 또 패해 탈락의 고배를 마셨습니다. 샤르자도 선제골 이후 역전을 허용하는 바람에 탈락했습니다. 신형민과 김정우는 나란히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습니다.

.

(필자 소개: 닉네임 '둘라'로 유명. 한국외대 아랍어 전공. 사우디아라비아 6년간 체류. 현재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중동-아프리카학과 석사과정 재학 중. 아랍문화 지식, 현지 경험 등을 공유하는 블로그 둘라의 아랍이야기운영 중)

글=이중한(중동 축구 칼럼니스트), 일러스트=정선명, 사진=FAphotos 월드 No.1 풋볼 매거진...포포투 한국판(www.fourfourtwo.co.kr)

[Copyrights ⓒ 포포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포포투 추천 아티클]

- [EPL다시보기] 네그레도는 단순한 골게터가 아니었다- [FFT스탯존] 테베스-요렌테, 유베 전설 콤비 잇다- [FFT인터뷰] '축구전문' 정태석 박사, "저산소실에서 한번 뛰어 보세요"- [FFT월드컵] 아시아 4팀 조추첨 결과 희비교차- [댓글 이벤트] 2014월드컵 홍명보호 첫 골의 주인공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