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K-리그에서 활약했던 크로아티아 출신 외국인 선수 쟈스민(36)이 9년만에 한국에 복귀했다. 이번에는 선수가 아닌 코치 신분이다.

쟈스민은 26일 강원FC 선수단에 합류, 첫 체력 테스트를 실시했다. 1, 2군 전 선수를 대상으로 활동량에 따른 심박수를 체크하면서 기본 체력 및 향후 진행 프로그램을 구상했다. 오랫만에 찾은 한국인지라 어색함이 있을 듯 했지만, 스스럼 없이 농담을 주고 받으면서 일정을 소화했다.

쟈스민의 본명은 야스민 무이쟈. 1996년 크로아티아리그 NK사모보르를 통해 프로무대를 밟았고, 자국 명문 하이두크 스플리트를 거쳐 2002년 성남 일화에 입단했다. 계약금 20만 달러, 월봉 8000만 달러에 1년 계약을 했다. 국적 변경 전 보스니아국가대표로 A매치에 15회 출전했던만큼, 기대가 컸다. 쟈스민은 K-리그 16경기를 뛰면서 팀의 리그 우승에 일조했지만, 이듬해까지인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한채 귀국길에 올라야 했다. 이후 NK자그레브 등을 거친 쟈스민은 2007년 현역에서 은퇴, 지도자 수업에 들어갔다.

이런 쟈스민이 강원에 오게 된 것은 김 감독과의 인연 때문이다. 올 초 외국인 선수 물색을 위해 크로아티아로 건너갔던 김 감독은 한국에서 활약하다 에이전트로 변신한 이싸빅의 추천으로 쟈스민과 만났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격의없는 대화로 친분을 쌓았다. 강원은 당시 외국인 선수 외에도 피지컬 코치도 물색하던 차였기에 김 감독은 그에게 한국행을 권했지만 쟈스민은 '남은 공부가 있다'면서 정중하게 사양했다. 당시 수석코치 신분이었던 김 감독도 아쉬움 속에 그와 작별을 고해야 했다.

하지만, 불과 석달여 만에 상황이 바뀌었다. 최순호 전 감독의 바통을 이어받은 김 감독은 연패가 거듭되자 선수단 체력 보강 문제를 절감하게 됐다. 때마침 쟈스민이 떠올랐다. 쟈스민은 김 감독의 전화를 받고 고심 끝에 한국행을 결정했다. 이로써 김 감독은 체력 보강을 통해 7연패 수렁에서 벗어나겠다는 계획을 실현할 수 있게 됐다. 김 감독은 "쟈스민이 오랫만에 한국에 왔는데도 경험이 있어서인지 음식도 잘 먹고 한국말도 곧잘 한다"면서 웃었다.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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