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모나코 방한, 즐거운 90분과 아쉬운 2박 3일

류청 2010. 7. 12.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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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인천] 류청 기자= 박주영의 소속팀이자 프랑스 리그1 명문 AS모나코가 10일 창단 후 처음으로 한국땅을 밟았다. 그리고 11일 인천문학경기장에서 인천 유나이티드와 경인일보 창간 50주년 기념 초청경기를 우려와는 달리 멋지게 치렀다. 하지만 경기 자체를 제외하곤 달콤함 보다는 씁쓸함이 더 많았던 2박 3일이었다.

모나코는 경기 전날인 10일 입국했다. 모나코(실제로는 프랑크푸르트)에서 약 11시간을 날아 시차가 8시간인 한국에 입국해서 그 다음날 경기를 뛴다는 자체가 조금 이해하기 힘들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같이 아시아투어를 한 것도 아니고, 한국에서 한 경기를 뛰기 위해 날아온 이유를 가늠하기 힘들었다.

기 라콩브 감독도 인정했듯이 모나코는 이제 겨우 발을 맞춘지 일 주일이 지났다. 완벽한 경기력을 보이기 힘들었다.그는 "훈련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모나코의 이미지가 걸린 문제였다. 한국과 모나코를 위해서 조금 어려웠지만 같이 즐기는데 의미를 뒀다. 박주영은 중요한 선수이고, 그의 나라에 와서 좋다"고 말했다.

더 안타까웠던 것은 팬들을 위한 시간이 전혀 없었다는 점이다. 지난해 맨유가 방한했을 때 '돈 벌기에 혈안이 됐다'는 비난을 어느 정도 피해갈 수 있었던 것은 팬들을 위한 수 많은 행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나코는 팬들을 위한 시간을 전혀 낼 수 없었다. 일정이 너무나 촉박했다. 입국하자마자 공개 훈련을 치렀지만 생색내기에 불과했다.

훈련 후에 준비된 공식 기자회견도 결국 무산됐다. 당초 대행사와 인천은 인터뷰 시간을 오후 7시로 공지했지만 7시 20분에서 8시로 그리고 다시 8시 반으로 미뤄졌다. 인천 구단은 난감해 했고, 대행사 측은 참석한 기자들에게 어떠한 설명도 하지 않았다. 결국 인터뷰는 무산됐고, 팬들도 이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없었다.

박주영과 관계된 일들도 그랬다. 박주영은 당초 공항에서 약식 인터뷰를 하고 호텔에서 공식 인터뷰를 하기로 돼 있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공식 인터뷰는 무산됐다. 그리고 경기 당일 박주영은 장염 증세를 보이며 출전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었다. 결국 15분 출전했지만, 경기가 끝난 후 인터뷰에는 나오지 않았다.

경기장을 찾은 팬들과 TV로 경기를 지켜본 팬들 대부분은 박주영의 존재 때문에 시간을 냈을 것이다. 그런데 박주영의 경기만 지켜보고 소감을 들을 수 없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맨유가 방한했을 때 파트리스 에브라와 박지성의 유쾌한 인터뷰를 기억하는 이들이라면, 경기 이외에도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만약 박주영이 절친한 친구인 후안 파블로 피노와 즐거운 인터뷰를 했다면 경기 자체보다도 오래 팬들의 기억에 남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모나코의 방한이 이렇게 짧은 일정에 졸속으로 진행된 것을 누구 하나의 책임으로 돌리기는 어렵다. 이익을 위해 일을 강행한 대행사와 확실하게 일의 주도권을 잡지 못한 인천 모두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결국 팬들은 90분 동안의 경기만 즐겼을 뿐 박주영 및 모나코 선수들과의 만남은 제대로 맛보지 못했다.

물론 동전에는 양면이 있고, 모든 일에는 음과 양이 있는 법이다. 다만 어느 쪽이 더 비중이 컸느냐에 따라 좋은 일 혹은 나쁜 일이 된다. 모나코의 첫 방한의 성적표는 어땠을까? 수준 높은 경기력을 보인 90분 동안은 행복했다. 하지만 2박3일의 일정은 아쉬움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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