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올림픽]에티오피아 마라톤 銀 선수, 반정부 세리머니로 메달 박탈 위기

조희찬 2016. 8. 22.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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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사 릴레사(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조희찬 기자] 에티오피아 마라토너 페이사 릴레사(26)가 은메달을 차지한 뒤 반정부 세리머니를 해 메달 박탈 위기에 놓였다.

릴레사는 21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남자 마라톤에서 2시간9분54초를 기록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정치적 의미를 담은 세리머니를 해 메달을 빼앗길 가능성이 커졌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올림픽에서 정치적·종교적·상업적인 선전을 금지한다.

릴레사는 이날 두 팔을 엇갈려 알파벳 ‘X’자를 그리며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는 시상식에서도 똑같은 행동을 반복했다. 세리머니는 에티오피아 정부의 폭력적 시위 진압을 꼬집는 행동이었다. 릴레사는 경기 후 “에티오피아의 폭력적 시위 진압을 반대하는 의미다. 나는 평화적 시위를 하는 반정부 시위대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릴레사는 반정부 정서가 강한 에티오피아의 오로미아 지역 출신이다. 에티오피아 정부는 지난해 말부터 반정부 시위대를 폭력 진압하고 있다. DPA 통신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 반정부 시위를 펼치다 약 1000명이 죽거나 감옥에 갇혔다.

릴레사는 “나는 이제 에티오피아로 돌아가지 못한다. 그들(정부)이 나를 죽이거나 감옥에 넣을 것”이라며 “어떻게 살아갈지 아직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에티오피아 국영 방송은 릴레사의 경기를 방영했지만 결승선을 통과하는 장면은 삭제했다.

앞서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 육상 200m 금메달리스트 토미 스미스와 동메달리스트 존 카를로스는 검정 장갑을 낀 손을 들어 올려 인종차별 항의 세리머니를 하다 메달을 박탈당했다.

조희찬 (etwood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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