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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기자 코리언 리포트]한 고비 넘기고 또 다른 도전으로 가는 류현진 쾌조의 5승과 함께 우려를 씻고 20연전에 돌입

출처 민기자 칼럼 | 입력 2013.05.23 12:29 | 수정 2013.05.23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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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승에 대한 기대만큼이나 우려도 되는 일전이었습니다.
MLB에서도 가장 오른손 주전 타자가 많은 밀워키 타선에는 NL 타격 랭킹 10위권에 4명(1위 세구라, 5위 카를로스 고메스, 6위 아오키, 8위 라이언 브런)이 포진했을 뿐 아니라 좌완 투수 상대 장타율(.436)과 홈런(17), OPS 등에서 모두 리그 1,2위를 다투는 강세를 보였습니다. 게다가 다저스는 시즌 원정 7승13패에 5월 성적 5승13패로 최악의 슬럼프에서 빠져나오질 못하고 있었습니다. 전날도 무려 14명의 잔루를 남겼고 득점권에서 2할1푼4리(14타수 3안타)로 무기력했습니다. 시즌 득점권 타율도 2할2푼2리로 NL 15개 팀 중에 12위. 게다가 밀러파크는 NL에서 가장 홈런이 빈번하게 나오는(작년 230개로 쿠어스필드를 제치고 NL 1위), 타자들의 구장 중에서도 대표적인 곳입니다.

물론 부정적인 생각을 떨쳐버리면 기대되는 점도 있었습니다.
우선 좌완 투수에 대한 뛰어난 기록에도 불구하고 밀워키 브루어스는 좌완 선발을 상대한 경기에서 4승14패의 믿을 수 없는 저조한 승률을 보였습니다. 레너키 브루어스 감독도 좌완 선발 경기 승률 22.2%에 대해 미스터리라며 '투수진이 받쳐주지 못한 것 아니겠냐'는 자조적인 말을 경기 전에 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날 상대 선발이 경험이 일천한(MLB 총 15경기), 공은 위력적이지만 제구력이 떨어지는 윌리 페랄타(14)라는 것도 은근히 기대를 걸게 했습니다. 특히 지난 2경기에서는 11이닝 동안에 11실점의 부진으로 시즌 성적 3승4패에 평균자책점은 5.94까지 악화된 상태였습니다.

< 강타선 밀워키와의 원정에서 쾌승한 류현진은 시즌 5승과 함께 휴식없는 20연전의 새로운 도전에 나섭니다. ⓒ민기자닷컴 >

그러나 가장 기대하면서도 우려된 점은 사실 류현진이었습니다.
지난 경기에서 5이닝 만에 볼넷 5개와 함께 공 100개를 던지고 교체되며 투구수 관리의 어려움과 함께 체력적으로 조금 지친 것은 아닌지, 상대 중심 타선과의 승부를 너무 소극적으로 가는 것은 아닌지 등등 처음으로 류현진에 대한 조금은 부정적이고 비판적인 기류도 형성됐습니다. 8경기 연속으로 6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꾸준했는데, 한 경기 5이닝에 그쳤다고 그러니 참 세상이 무섭고 야속하다는 생각도 들 정도. 자신은 피해가는 승부가 아니라 밸런스가 흩어지면서 제구가 평소보다 안 됐을 뿐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그만큼 중심 타선에 신경을 쓰다 보니 그렇게 됐을 수는 있습니다. 올 시즌 내준 볼넷 중에 70%를 3~6번에게 허용했으니까요.

이런저런 복잡한 생각으로 23일 새벽에 열린 밀워키전은 대단히 중요하게 여겨졌습니다. 고비라면 고비지만 또한 잠시 멈칫했던 행진을 다시 힘차게 이어갈 수 있는 계기를 잡을 수도 있을 경기.
초반에는 동료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1회초 2사에 4번 켐프가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고 기분 좋은 스타트를 했고, 1회말에는 주자 1,2루의 위기에서 4번 타자루크로이의 타구를 유격수 푼토- 2루수 엘리스- 1루수 곤살레스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연결하며 불을 껐습니다. 그리고 2회초에는 다저스답지 않은 집중력으로 5안타를 몰아치며 실책과 볼넷 등을 곁들여 5득점으로 6-0의 넉넉한 리드를 잡았습니다.
그러나 정작 류현진은 경기 초반 밸러스가 여전히 조금 불안한 듯 변화구 제구가 썩 좋지는 않았고 구속도 최고였을 때보다는 떨어졌습니다. 이날 많이 구사한 커브(21개, 19%)는 제구가 조금 들쭉날쭉했고 145km 중반대에서 형성되는 속구가 주종이었습니다. 1회에도 주자를 두 명 내보냈지만 2회말에도 선두 5번 카를로스 고메스에게 좌전 안타를 맞은데 이어 6번 베탄코트에게 좌중간 연속 안타를 맞았습니다. 그런데 고메스가 3루까지 진루를 시도했다가 공을 잡은 중견수 맷 켐프의 강력하고 정확한 송구에 3루에서 횡사했습니다. 큰 점수 차에서 주자를 모아도 시원치 않은데, 그것도 절대 아웃되지 말라는 3루에서 잡혔으니 밀워키의 분위기는 더욱 가라앉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4회초에는 선두 루크로이의 날카로운 안타성 타구를 이날 유격수로 나온 노장 닉 푼토가 몸을 날리며 잡아낸 후 거의 전신을 이용한 송구로 1루에서 주자를 잡는 극적인 장면도 나왔습니다. 류현진이 안정을 찾기 시작한 시점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어서 삼진 2개를 곁들이며 이닝을 마친 류현진은 투구수에 대한 우려를 듣기라도 한 듯 5회 4개, 6회에는 12개의 공으로 두 이닝을 쉽게 마치면서 이닝을 길게 끌고 가기 시작했습니다.
6회 1사에 가운데로 몰린 '행잉 커브'로 브런에게 큰 홈런을 맞기는 했지만 1실점보다는 경기를 빠르게 진행하며 이닝을 먹고 들어가는 것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었습니다. 7회말을 삼자범퇴로 막은 시점에 투구수는 101개. 이닝 중간에 더그아웃에서 매팅리 감독, 허니컷 투수 코치와 밝게 담소하는 모습이 보이더니 류현진은 8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습니다. 대타 셰이퍼를 공 하나로 뜬공으로 잡은 류현진은 아오키의 밀어 친 빠른 타구가 3루수 유리베의 글러브에 맞고 튕기며 내야 안타가 되자 교체됐습니다. 그 주자를 벨리사리오가 지켜주지 못해 평균자책점이 3.16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3.30이 된 것이 조금 아쉬웠지만 이날 브루어스전은 많은 것을 해소시켜준 일전이었습니다. 8회의 마운드는 한국에서야 류현진에게 익숙한 모습이었지만 MLB에서는 아직 미지의 세계. 10경기 만에 처음으로 8회에도 마운드에 올라봤으니 앞으로 이닝을 더 소화할 도전의 장이 열린 셈입니다.

이날 경기에서 다저스는 많이 달라진 느낌을 주었습니다.
이디어와 A. J. 엘리스 등 주전이 빠졌고 유격수에 푼토, 3루수에 유리베가 나왔습니다. 매팅리 감독은 이제 드러내고 '짜임새 있고 물고 늘어지는 승부 근성'을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였을까요? 이날 다저스는 득점권에서 15타수 6안타(4할)를 기록했습니다. 이번 원정에서 새롭게 선을 보인 스캇 밴 슬라이크는 2루타 2개에 2타점을 올렸고, 다저스 이적 후 단 1안타에 타율이 5푼도 안되던 포수 에르난데스는 홈런 포함 2안타에 볼넷 2개를 골랐습니다. 선발 투수는 시즌 최다 이닝을 던졌고 불펜이 책임진 아웃 카운트는 5개에 불과했습니다.

다저스는 이제 홈으로 돌아가면 중부조 선두인 세인트루이스와의 3연전에 이어 지역 라이벌인 에인절스와 홈 엔드 어웨이로 인터리그 4연전 그리고 서부조 라이벌인 콜로라도, 샌디에이고와의 원정 경기에 이어 애틀랜타-애리조나로 이어지는 홈경기까지 총 20연전이 기다립니다. 20일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경기가 진행되고 류현진은 한국시간 29일 에인절스와의 경기를 시작으로 콜로라도, 애틀랜타, 애리조나가 상대로 예정돼 있습니다. 하나 같이 만만치 않은 상대에다 계속해서 5일 간격으로 등판해야 합니다. 체력적인 면도 있지만 경험의 축적 면에서도 도전의 20연전이 될 것입니다. 그나마 시차가 큰 장거리 동부 원정이 없다는 것은 다행입니다.
다가올 숨 가쁠 등판에서 호투를 이어간다면 20연전이 끝날 때쯤이면 류현진의 10승 도전 기대와 올스타전 출전 희망 등의 밝은 소식들이 지면을 장식할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