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연재 발사진 오보? 이게 끝이 아니다

2013. 3. 10. 16:2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조정우 기자]

지난 2일 손연재가 올 시즌 첫 대회인 모스크바 그랑프리대회에 참가해 개인 종합 10위, 곤봉 결승 3위를 기록하고 돌아왔다. 그런데 손연재를 둘러싼 많은 보도가 쏟아지는 가운데 허위 보도와 과장 보도가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리듬체조의 여제 카나예바 은퇴와 손연재 발 사진 그리고 올림픽 성적 보도가 문제다.

리듬체조 여제 예브게니아 카나예바 은퇴, 사실인가

한국 일부 언론의 카나예바 은퇴 보도의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이는 2012년 12월 4일 < RT-SPORT > 지 카나예바의 은퇴 보도 기사

ⓒ RT-SPORT 화면 갈무리

얼마전 일부 언론사들은 리듬체조의 여제 예브게니아 카나예바가 잠정 은퇴를 선언한 것으로 보도했다. 지난 3일 < 스포츠 조선 > 은 '손연재 모스크바그랑프리 개인종합 10위, 2종목 결선행'이라는 기사를 통해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예브게니아 카나예바가 잠정은퇴를 선언"했다고 전했다.

같은 날 < 엑스포츠뉴스 > 도 '손연재, 올 시즌 개막전에서 61.498점'이라는 기사를 통해 "리듬체조 역사상 최초로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예브게니아 카나예바는 은퇴를 선언했다"며 카나예바의 은퇴를 보도했다.

지난 4일 SBS도 '손연재, 시즌 첫 무대 동메달... 산뜻한 출발'이라는 보도를 내보내며 마르카리타 마문이 "여제 카나예바의 은퇴 이후 러시아의 에이스로 급부상한 선수"라고 카나예바의 은퇴를 거론했다.

이렇게 국내 언론사들이 카나예바가 은퇴한 것으로 오해한 것은 지난해 12월 초 < RT-Sport > 지 등에서 그의 은퇴를 언급한 일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1월부터 지금까지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러시아 현지 보도가 여럿 나왔다.

러시아 현지 보도는 은퇴설 '부인'

카나예바의 은퇴를 부인하는 1월 22일 RT-Sport 보도

ⓒ RT-Sport 화면 갈무리

러시아 현지 보도를 확인해 본 결과 카나예바 은퇴는 사실이 아니며, 부상과 올림픽 여파 때문에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20일 < F-Sport > 지는 러시아 리듬체조연맹 회장인 이리나 비너르(Irina Viner)의 말을 인용해 카나예바의 은퇴가 사실이 아니라고 보도했다. 이 기사가 나온 뒤 < RT-Sport > 지도 1월 22일 "운동을 그만둔다는 모든 보도에도, 올림픽 2회 챔피언인 예브게니아 카나예바는 자신의 리듬체조 미래에 관해 결정한 바가 없다"며 카나예바의 은퇴를 부인하는 내용의 기사를 내보냈다.

이어 이 언론사는 "러시아 리듬체조 협회 누리집에 오른 카나예바의 은퇴 소식"은 "협회 직원이 오해한 것"이라고 밝혔다. < RT-Sport > 지는 카나예바가 "선수 생활을 끝낼 계획"이 없으며 "건강이 회복된 후에 은퇴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말했다고 밝혔다.

2013년 1월 23일 러시아 국영 라디오 방송인 < The Voice Of Russia > 는 카나예바 은퇴가 사실이 아니라고 보도했다.

ⓒ The Voice Of Russia 화면 갈무리

러시아 국영 라디오방송인 < The Voice Of Russia > 도 1월 23일 전날 있었던 < RT-Sport > 지 보도 내용을 인용하면서 카나예바의 은퇴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아울러 카나예바가 "다리뿐만 아니라 등에도 문제 있으며, 면역 체계도 약해진 상태"라고 전하며 "그녀가 부상에서 충분히 회복되려면 적어도 6개월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방송은 지난 2월 26일에도 "예브게니아 카나예바는 잠시 쉬기로 했다, 하지만 1년 후에는 그녀가 운동을 다시 시작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그리고 2012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드미트리예바가 은퇴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리나 비너르(Irina Viner)의 말을 전했다.

한편, 지난 3일 러시아 국영통신사 < 이타르타스 > (Itar Tass)는 '예브게니아 카나예바는 리듬체조에 복귀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Evgenia Kanaeva does not exclude the possibility of returning to the sport)라는 기사를 통해 그의 현역 복귀 가능성을 시사했다. 카나예바는 인터뷰를 통해 "프로 운동선수로서의 운명은 건강상태에 따라 좌우될 것"이지만, 건강이 회복되면 현역에 복귀하겠다는 의지를 표시했다.

SBS < 땡큐 > , 손연재 발 사진 오보 논란

▲ 사진4

3월 8일 SBS '땡큐' 에 사용된 손연재 발 사진은 가짜임이 밝혀졌다

ⓒ SBS 방송화면 캡쳐

한편 지난 8일 방송된 SBS < 땡큐 > 에서는 발레리나 강수진과 손연재의 발 사진이 소개됐다. 하지만 손연재 발로 소개된 사진은 아르헨티나 발레리나 팔로마 헤라라(Paloma Herrera)의 사진으로 밝혀져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팔로마 헤라라는 1999년 댄스 매거진(Dance Magazine)으로부터 '20세기 최고 무용수 10인'으로 선정됐으며 같은 해 < 타임스 > 지에 '밀레니엄 리더' 중 한 명으로 뽑히기도 했다. 그녀는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American Ballet Theatre)의 수석 무용수다. 해당 사진은 미국의 유명 사진 작가 조 맥널리(Joe McNally)가 그녀가 발레에 기울인 노고와 헌신 그리고 고통을 표현하기 위해 찍은 사진이라고 한다.

조 맥널리의 사진과 지난해 KBS < 생생정보통 > 제작진이 게시판에 올린 사과문(우측 하단).

ⓒ 인터넷 갈무리

그런데 이 사진은 지난해에도 KBS 방송에 사용돼 물의를 일으킨 적이 있다. 지난해 9월 초 KBS < 생생정보통 > 은 동일 사진을 손연재의 발이라고 방송에 내보냈다가 시청자들로부터 손연재의 발 사진이 아니라는 항의를 받았다. 결국, 이 프로그램 제작진은 지난해 9월 14일 KBS 시청자 게시판에 사과문을 올리기까지 했다. 이 당시 시청자들은 시청자 게시판이 아니라 본 방송에서 사과방송을 하라고 요구했지만, 본 방송에서는 이에 대한 사과 방송을 내보내지 않았다.

손연재 올림픽 5위가 아시아 최고 성적?

SBS < 땡큐 > 방송의 손연재 '올림픽 5위' 아시아 최고 성적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 SBS 화면 갈무리

논란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이날 방송에서 < 땡큐 > 제작진은 자막을 통해 손연재를 '리듬체조 사상 올림픽 5위라는 아시아 최고 성적 보유'자로 소개했다.

하지만 손연재의 올림픽 5위 성적이 아시아 최고가 아니라는 사실은 이미 지난해 런던 올림픽 때 드러났다. 당시 일부 언론이 손연재의 성적이 아시아 최고라고 보도했으나, 누리꾼들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카자흐스탄의 알리야 유스포바가 4위를 기록했으며 이것이 아시아 최고 성적'이라고 밝혔다. 이후 여러 언론매체는 '동아시아 최고 성적'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바 있다.

확인되지 않은 보도, 문제 많다

앞에서 살펴본 대로 예브게니아 카나예바는 올림픽 후 고된 훈련 여파와 부상 때문에 쉬고 있는 것이며, 현역 은퇴를 발표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일부 언론은 리듬 체조의 살아있는 전설을 '강제 은퇴'시켜버렸다.

또한, 손연재 발 사진 조작 논란에 관련해서는 이미 인터넷 상에 관련 글이 많이 게시돼 있는 형편이다. 특히 '손연재 발사진'이라고 포털에서 검색하면 지난해 KBS의 사과문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손연재의 '올림픽 5위' 성적이 아시아 최고 성적이 아니라는 것도 이미 지난해 밝혀진 내용이다. 이런 상황에서 SBS와 일부 언론사들은 최소한의 사실 확인도 없이 잘못된 내용을 그대로 보도함으로써 공정함을 상실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보도를 한 언론사는 정정보도와 사과보도를 하고,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분명한 조치를 해야 할 것이다. 언론의 '카더라'식 보도와 허위 보도는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하기 때문이다.

오마이뉴스 아이폰 앱 출시! 지금 다운받으세요.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