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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첫 선발서 남긴 숙제, 결정구와 몸쪽 승부

출처 이데일리 | 정철우 | 입력 2013.03.02 06:20 | 수정 2013.03.02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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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괴물' 류현진(26)이 메이저리그 첫 선발 등판에서 매운 맛을 봤다. 결과의 좋고 나쁨을 떠나 메이저리그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숙제가 무엇인지를 느낄 수 있는 경기였다.

류현진은 2일(이하 한국시간) 애리조나 디아볼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 2이닝 동안 홈런 1개 포함 4피안티 1볼넷 2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는 46개.

직구 위주의 공격적인 피칭은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2스트라이크 이후 승부와 박한 몸쪽 스트라이크 존에 대한 적응력이 뒷받침 되지 못하면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기 힘들다는 것이 또 한번 증명됐다.



류현지.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류현진은 10번의 타석 중 2번을 제외한 8번의 타석에서 초구 스트라이크를 던졌다. 매우 공격적으로 메이저리그 타자들과 승부를 걸었다.

초구부터 스트라이크를 잡고 들어가니 볼 카운트 싸움에서 우위를 쉽게 점할 수 있었다. 2스트라이크로 상대를 압박한 경우가 7번이나 됐다. 하지만 결과가 늘 좋았던 것은 아니다.

결정구를 확실하게 보여주지 못한 것이 원인이었다. 유리한 환경을 만들어 놓고도 상대를 쓰러트리는 마지막 한방은 보여주지 못했다.

1회 첫 타자 마이크 트라웃에게 내준 볼넷은 볼 카운트를 1-2로 잘 몰아가 놓고 허용했다. 아픈 첫 피홈런도 마찬가지. 조시 해밀턴과 승부서 2스트라이크를 먼저 잡았지만 결국 풀카운트로 몰렸고 막판까지 몰린 상황에서 던진 브레이킹 볼(슬라이더)이 가운데로 몰리며 장타를 허용했다.

좌타자를 상대로는 체인지업의 활용도가 아무래도 제한될 수 밖에 없다. 슬라이더를 포함한 제 3의 구종과 조화를 이뤄야 만 힘을 보탤 수 있다. 그만큼 승부구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 등판이었다.

4개의 피안타 중 무려 3개가 2스트라이크 이후에 나왔다는 것도 깊은 고민을 안겨 준 결과다.

몸쪽 스트라이크 존에 대한 적응력이 필요하다는 것도 역시 중요한 대목이었다. 추신수(신시내티)는 "메이저리그의 몸쪽 스트라이크는 한국 기준으로는 가운데 쪽에 가깝다. 바깥쪽이 후한 대신 몸쪽은 상대적으로 박하게 잡아준다"고 말한 바 있다.

류현진의 장기는 우타자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체인지업. 이날도 체인지업은 타자들을 속이기 좋은 구종임을 확인했다. 하지만 몸쪽 스트라이크를 많이 잡아주지 않으면 체인지업의 위력도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있다.

몸쪽이 보여주는 공 이상의 위력을 가져야만 체인지업도 더 빛날 수 있기 때문이다. 몸쪽공이 스트라이크가 될 수 있다는 부담을 안겨주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이제 막 출발선을 나섰을 뿐이다. 첫 등판에서 좋았다고 만족할 수 없는 것 처럼 시범경기 첫 선발 등판은 그야말로 테스트일 뿐이다.

류현진이 호된 신고식을 통해 보다 나은 진짜 결실로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

정철우 (butyou@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