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번' 단 이천수, 웃음기 빼고 이 악물었다

김민규 입력 2013. 2. 25. 17:25 수정 2013. 2. 25.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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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김민규]

'풍운아' 이천수(32)가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등번호 10번을 받고 첫 훈련을 했다.

10번은 데얀(32·서울)과 유병수(25·알 힐랄) 등 인천을 거쳐간 골잡이들이 달았던 번호다. 인천 마크가 달린 트레이닝복을 입은 이천수는 25일 인천 승기 훈련장에서 가진 첫 훈련에서 이를 악물었다. 김봉길(47) 인천 감독은 이천수에게 10번을 준 이유에 대해 "천수가 징크스가 있다고 하더라. 10번을 달면 경기력이 좋다고 해서 그 번호를 줬다. 원래 외국인 공격수 디오고의 번호였는데 흔쾌히 양보해줬다"고 설명했다.

이천수는 이날 오전 인천 사무국을 찾아 계약을 마무리했다. 그리고 구단이 제시한 연봉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연봉을 백지위임하겠다"는 약속을 지킨 것이다. 인천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는 "연봉 2억원 정도에 계약한 것으로 안다. 이천수가 섭섭하지 않은 수준의 성과급도 제시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김봉길 감독은 훈련 전에 이천수를 선수들에게 인사시켰다. 이천수는 "잘 부탁한다. 앞으로 열심히 할테니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인천 선수단은 박수로 이천수를 맞았다.

가벼운 달리기로 시작한 첫 훈련. 이천수는 맨 뒤에서 선수단을 끝까지 쫓았다. 이어 선수들이 체력훈련을 할 때 그는 이승재 트레이너와 함께 보강 훈련을 했다. 겨울 훈련 기간 중 부상을 당했던 수비수 김태윤과 합류가 늦었던 브라질 출신 공격수 찌아고와 함께였다.

이천수는 이어 김남일-설기현 등과 한조에 속해 5대2 훈련에 참가했다. 5대2는 다섯 명이 둥글게 원을 만들고, 원 안에 두 명에게 공을 뺏기지 않고 패스하는 훈련이다. 처음에 패스미스가 많이 나오자 설기현은 "야야, 천수 왔다고 긴장하지말고 똑바로 하자"며 후배들을 독려했다. 이 훈련에서 이천수는 감각적인 패스를 몇 차례 선보였다. 선수들도 이천수의 패스에 감탄했다.

오랜만에 이천수와 함께 훈련한 김남일은 "2007년 대표팀에서 설기현, 이천수와 함께 호흡을 맞춘 이후 처음이다. 이렇게 다시 보니 반갑다"면서도 "이제 천수도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열심히 할 것이다. 워낙 갖고 있는 재능이 많은 선수니 인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김봉길 감독은 이천수에 대해 "아직은 몸 상태를 더 지켜봐야할 것 같다. 훈련에서 보여준 기술은 여전히 뛰어났다. 그러나 체력이 문제"라며 "올 시즌 인천에서 등번호 만큼인 10골은 넣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천=김민규 기자 gangaet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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