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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얼 김] 데이터로 확인해 보는 WBC 인기

출처 다음스포츠 | 입력 2013.02.25 13:06 | 수정 2013.02.25 13:36

기사 내용

얼마 전 어느 한 네티즌한테 메일을 받았다. 짧은 내용이었지만 메일의 주제는 WBC (월드베이스볼 클래식)의 인기였다. 축구팬인 것 같아 보였던 K씨는 WBC의 인기가 한국과 일본을 벗어나면 별 볼 일 없다고 주장했다. 2009년 결승전 (한국 vs 일본) 미국 내 TV 시청률이 2%밖에 되지 못했다며 대회가 흥행에 실패했음을 강조했다.

그렇다면 북미시장에서 WBC의 흥행은 K씨의 주장처럼 실패한 것일까?

지난달 어느 한 모임에서 한국 프로야구 중계를 담당하고 있는 모 방송국 PD와 잠시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필자는 PD에게 시청률에 대하여 여러 가지 질문을 하였다. 그날 대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시청률이 나오는 팀과 안 나오는 팀이 너무 명확하게 정해져 있다는 점이었다.

어떻게 보면 WBC도 비슷하다.

만약 브라질과 호주가 이번 WBC 대회 결승에서 맞붙는다면 흥행은 분명히 실패할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미국 대표팀이 결승에 진출한다면 WBC를 개최하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상당히 만족할 것이다. 물론 공개적으로 확인할 수는 없으나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속으로 원하는 (대회 흥행과 성공을 위해서) 결승전 대결은 아마 미국과 일본이 아닐까 생각한다.

< 미국 대표팀이 잘해야 WBC도 성공한다? 데이빗 롸이트 = MLB 사무국 제공 >

그렇다면 2009년 대회를 정확히 확인해 보자.

필자에게 메일을 보냈던 K씨는 2009년 대회 결승전의 시청률이 2%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K씨의 주장과는 달리 결승전 시청률은 그보다 더 낮은 1.4%였다. 하지만 문제는 이 1.4%를 해석하는 시각이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케이블TV에서 1% 이상 나오는 프로그램은 미국에서도 훌륭한 콘텐츠로 인정받는다. 특히, 미국 대표팀이 아닌 한국 대표팀과 일본 대표팀의 결승전이 미국에서 1%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했다는 점은 (대박까지는 아니지만) 대회의 가능성을 어느 정도 확인시켜주는 기록이었다. (참고로 지상파 방송인 FOX가 중계한 2012년 월드시리즈의 경기 당 평균 시청률은 7.6%이었다)

그렇다면 2009년 대회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경기는 어떤 경기였을까?

2009년 3월 18일 일요일 저녁에 열렸던 미국 대표팀과 베네수엘라의 경기였다. 당시 메이저리그 스타들이 대거 출전한 그 경기는 4강 티켓이 걸려있던 야구 강국들의 대결이었다. 결과는 베네수엘라가 10-6으로 미국을 누르면서 마무리되었다. 당시 그 경기는 미국 내 시청률 2.0%를 기록했다. WBC 역사상 가장 높은 수치였다. 미국 내에서 2% 시청률은 약 264만 가구를 의미한다. 2%가 수치상 다소 낮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같은 주 미국 내 스포츠 프로그램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콘텐츠가 바로 미국과 베네수엘라의 경기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3월 야구의 가능성을 어느 정도 뒷받침해주고 있다.


< 푸에르티코의 WBC 야구 열기는 현지 날씨 만큼 뜨거웠다. / Puerto Rico 대표팀 = MLB 사무국 제공 >

2009년 대회에서 그다음으로 성공을 거둔 경기는 캐나다 대표팀과 미국 대표팀의 1차 라운드 경기였다. 당시 미국 내 시청률 1.4%를 기록했던 북미 야구 강호의 맞대결은 TV 시청률도 높았지만 42,314장의 티켓이 팔렸던 경기였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그날 경기가 1992년 월드시리즈 이후 토론토 야구 역사상 가장 많은 매출을 올렸던 경기였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WBC 관중 동원은 성공했을까?

2009년 WBC 대회는 총 39경기가 치러진 대회였다. 그리고 대회 기간 정확히 총 801,408명의 야구팬들이 티켓을 구매하고 야구장을 찾았다. 점유율로 산출하면 54.9%이다. 대박 성공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3월에 열리는 경기라는 점을 고려할 때 결코 나쁜 성적(?)은 아니었다. 특히, LA 다저스 스타디엄에서 치러진 한국 대표팀과 일본 대표팀과의 결승전에는 총 54,846명의 관중이 찾았고 구장 점유율은 97.9%를 기록했다.

푸에르토리코에서 열렸던 그룹D의 1차 라운드 경기에서는 2경기 연속 19,000명 이상의 관중이 동원되기도 하였고 대회기간 푸에르토리코 구장은 80.3%의 점유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2009년 대회 성적표

명확히 말해서 2009년 WBC 대회는 크게 성공하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크게 망한 대회도 아니었다. (미국 내) 경기 당 평균 시청률은 1.3%를 기록했고 앞서 언급했듯이 대회 기간 중 스태디엄 점유율은 54.9%를 기록했다.

월드베이스볼 클래식은 아직 진행 중이다. 지금 이 시점에서 성공도 아니고 실패도 아니다. 하지만 분명히 조금씩 발전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세계적인 대회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시간과 투자가 있어야 가능하다.

하지만 한 달 동안 80만 명 이상의 관중을 동원하고 미국 내 평균 시청률 1.3%를 기록하는 대회는 실패는 아니다.

daniel@dk98group.com

Twitter - @danielkim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