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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가 옆에 있어도 ‘웃지 못하는’ 광주 이승기

출처 일간스포츠 | 김민규 | 입력 2012.12.04 09:56 | 수정 2012.12.04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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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김민규]

윤석영(22)이 섹시 가수 지나와 깜짝 듀엣곡을 불러도, 최강희(53) A대표팀 감독이 탤런트 김소현(13)에게 농담을 해도 그는 웃지 않았다. 3일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2 현대오일뱅크 K-리그 대상은 축제의 장이었다. 그러나 광주FC의 에이스 이승기(24)에게는 가시방석이었다.

올 시즌 K-리그에서는 역사상 첫 강등팀이 나왔다. 이승기가 있는 광주는 15위에 머물러 내년 시즌은 2부리그에서 시작하게 됐다. 시상식장을 찾은 이승기의 표정은 내내 어두웠다. 그는 웃지 않았다. 이승기는 "오늘 정말 오고 싶지 않았다. 안 오면 안 된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왔다"며 "이런데서 웃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안 좋다고 생각한다"고 무거운 마음을 전했다. 지난해 신인상을 받았던 이승기는 시상자로 꼭 무대에 올라야 했다. 그는 신인상을 받은 이명주(22·포항)에게 상을 건네면서도 굳은 표정이었다.

이승기는 광주에 대한 애정이 깊다. 광주는 그의 고향이다. 이날 양복의 꽃장식과 행거치프도 광주의 노란색으로 통일했다. 이승기는 "제 팀의 색깔입니다"고 소개했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약한 이승기는 2012시즌 광주에서 40경기에 나와 4골 12도움을 올리며 제 몫은 해냈다. 그러나 광주는 강등됐다. 이승기는 "팀이 강등돼 마음 속에 큰 상처로 남았다. 주전이라고 믿어준 선생님들께도 죄송하다"며 고개를 푹 숙였다. 이어 "경기에 뛰지 못한 선수들에게 가장 미안하다. 그 동료들은 아무 것도 해보지도 못하고 강등됐다"며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최만희 감독은 지난 1일 전남과 경기를 마치고 자진사퇴를 결심했다. 그러면서 작심한 듯 광주 구단의 행정을 비난했다. 이승기에게 구단의 지원을 물었다. 이에 이승기는 "구단도 노력했다고 본다. 감독님도 노력한 것이다"며 "서로 잘 하려다 보니까 의견의 대립이 있던 것 같다. 누가 안 좋다고 말하기 힘들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지난해 최고의 신인이었던 이승기는 최우수 선수(MVP)가 발표되는 1부 행사가 끝나자마자 행사장을 조용히 빠져나갔다.

김민규 기자 gangaet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