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어떻게 레드납 사로잡나?

김정용 2012. 11. 27.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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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

퀸스 파크 레인저스(QPR)의 생존 교관으로 해리 레드납(65) 감독이 부임했다. 2012-2013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4무 9패의 성적을 남기고 경질된 마크 휴즈 감독의 후임이다. 감독이 바뀌면 전술과 성향이 바뀌고, 모든 선수의 입지가 바뀐다. 박지성도 새 임무를 부여받을 가능성이 있다.

레드납식 QPR은 어떤 모습일까? 레드납 감독은 웨스트햄, 포츠머스, 사우스햄튼, 토튼햄을 거쳤다. 그중 포츠머스에 두 번째 부임한 시기(2005~2008)가 참고할 만하다. 강등 위기의 포츠머스에 2005년 12월 초 부임해 16위로 잔류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QPR 사정과 비슷하다. 또한 2006년 여름 구단 사정이 나아져 스타 선수를 여럿 영입했다는 점이 QPR과 비슷해 2006-07시즌 전술도 참고할 만하다.

레드납 감독은 하위권 팀인 포츠머스를 살리기 위해 활동량과 공수 균형을 내세웠다. 2005-2006시즌 막판 10경기 중 6경기에서 승리하며 생존을 이끌었는데, 당시 오른쪽 미드필더로 중앙 미드필더 성향의 게리 오닐을 투입한 것이 눈에 띈다. 활동량이 많고 공수 균형이 좋은 오닐을 측면에 배치, 측면 돌파보다 볼 쟁탈전에 신경을 썼다. 왼쪽 미드필더엔 플레이메이커에 가까운 달레산드로를 배치했다. 당시 포츠머스 좌우에는 윙어가 한 명도 없었던 셈이다.

측면에 플레이메이커 성향의 선수를 배치한 건 2006-2007시즌에도 마찬가지였다. 새로 영입된 크란차르가 왼쪽에 섰다. 원래 공격형 미드필더지만 어느 정도 수비 부담을 감당할 수 있는 크란차르를 기용해 공수 균형을 맞췄다. 오른발잡이인 크란차르는 터치라인 근처에 머무르기보다 중앙으로 이동하며 볼 배급에 신경 썼다. 이런 방식은 2006-2007시즌 시작돼 2007-2008시즌에는 포츠머스의 주된 전술로 정착했다.

토튼햄으로 팀을 바꿀 때도 크란차르를 데려갔다. 2009-2010시즌에 레드납 감독은 크란차르와 모드리치를 번갈아 왼쪽 미드필더로 기용했다. 둘 다 중앙으로 이동하며 점유율 유지에 기여하는 플레이메이커들이었다. 시즌 말 풀백에서 미드필더로 포지션을 바꾼 베일이 왼쪽 미드필더 주전을 차지하자 비로소 오른발잡이의 좌측 기용이 끝났다.

QPR에서도 비슷한 행보를 예상할 수 있다. QPR은 경기 장악력을 되살려야 하는 팀이다. 활동량 많고 패스가 정확한 선수를 측면에 배치할 필요성이 대두된다면 박지성은 변함없는 입지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마키, 타랍, 호일렛 등 동료 윙어들은 공격수에 가까운 선수라 중원 장악 임무에는 서툴다. 그라네로가 왼쪽 미드필더로 보직을 바꾸지 않는 한 박지성의 경쟁자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레드납 감독은 경기장에서 어떻게 뛰어야 하는지 일일이 지시하지 않는다. 토튼햄 시절 반 데 바르트가 밝힌 것처럼 소속 팀 선수들에게 구체적 지시를 내리기보다 경기장에 자유롭게 풀어 놓는 편이다. 그래서 선수 기용이 더 중요하다. 레드납 감독이 원하는 종류의 선수를 요소마다 배치하는 것만으로 전술적 준비는 끝난다.

박지성은 중원 장악의 핵심이 될 수 있다. 박지성이 부상으로 빠진 동안 QPR은 상대에게 주도권을 내주고 몇몇 선수의 '한 방'에 의존해 공격을 풀어 나갔다. 하위권 팀의 전형적 모습이다. 레드납 감독과 함께 팀 수준을 끌어올리려면 박지성이 중요하다. 휴즈 감독도 박지성을 왼쪽에 배치했으나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 레드납 감독의 지도력이 박지성과 QPR을 바꿔야 잔류 프로젝트가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글=김정용 기자(redmir@soccerbest11.co.kr)사진=ⒸgettyImages멀티비츠(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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