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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열 감독이 '떠나보낸' 조영훈에게 전한 말

출처 조이뉴스24 | 입력 2012.11.22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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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이뉴스24 >

[한상숙기자] 한국행 비행기에 오른 조영훈의 머릿속이 복잡했다. 또 이적이다. 올 시즌만 벌써 세 번째 팀이다. "내가 20인에 포함되지 않았구나." NC행으로 얻게 된 기회는 반가웠지만, KIA에서 능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아쉬움을 떨칠 수 없었다.

조영훈은 일본 오키나와에서 마무리 훈련 중이었다. 마침 훈련은 오후 5시에 종료됐다. NC의 보호선수 20인 외 지명이 발표된 시각이다. "(조)영훈아, 너 NC 간다." 절친한 박기남이 국내 뉴스를 확인하고 건넨 말이다.

"장난인 줄 알았다. 올 시즌 입단했으니까 나는 아닐 거라고 믿었다. 기사를 직접 보고도 당황스러웠다. 내가 보호선수 20인에 포함되지 않았구나…" 조영훈은 서둘러 짐을 꾸렸다. 믿기 어려웠지만 현실을 받아들여야 했다.

조영훈은 시즌 도중 삼성에서 KIA로 트레이드됐다. 삼성 시절 조영훈의 가능성을 눈여겨본 선동열 감독이 그를 다시 품었다. 올 시즌 조영훈의 성적은 89경기서 타율 2할(230타수 46안타) 6홈런 36타점. KIA는 조영훈을 NC의 특별지명을 위한 보호선수 20명 명단에서 제외했다.

선동열 감독의 사과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 선동열 감독이 조영훈을 호출했다. "미안하다. 내가 데려왔는데, 얼마 안 돼 또 떠나게 됐다." 조영훈은 손을 저었다. "아닙니다. 제가 감사합니다. 감사했습니다."

조영훈은 "내가 KIA에 미안하다"고 했다. 기대를 한몸에 받고 이적했으나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KIA서 데뷔 첫 만루포를 터뜨리는 등 능력을 입증하는가 했지만, 시즌 막판 잦은 에러로 질책도 받았다.

그는 "팀이 한창 4강 경쟁 중일 때 내 실책으로 경기를 망친 적이 있었다. 내 실수만 없었다면 팀이 4강에 들지 않았을까? 나는 아직도 그렇게 생각한다. 팀원들에게 미안하다"며 아쉬워했다.

"NC는 내 인생 마지막 기회"

주위에서 위로의 말이 이어졌다. 조영훈도 찬찬히 생각을 정리했다. 그는 "KIA 역시 쟁쟁한 선수들이 많지 않나. NC로 가는 게 오히려 기회일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KIA에서의 성적은 아쉽지만, NC에서 더 잘해 만회하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NC는 보호선수 외 각 구단으로부터 지명해 얻은 8명 외에도 FA 이호준(전 SK)과 이현곤(전 KIA)을 영입하면서 탄탄한 전력을 구축했다. 외국인 선수도 3명을 보유하게 돼 1군 리그에 진입하는 다음 시즌 활약을 기대케 한다. 조영훈은 "(이)호준이 형과 (이)현곤이 형이 와 전력이 많이 좋아졌다. 김경문 감독님도 앞으로 더 좋아질 거라고 이야기하셨다. 나도 NC의 다음 시즌 성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NC로 이적한 선수들의 다짐은 한결같다. 모두 "주전으로 발돋움할 기회"라는 생각이다. 조영훈도 더 단단해졌다. "이렇다 할 성적도 못 내고 만년 백업으로 지냈다. KIA로 트레이드됐을 때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렇게 또 한 번의 기회가 왔다. 이제 NC는 내 '인생'의 마지막 기회다."

"축하해" 예비신부의 응원은 나의 힘

조영훈은 다음 달 평생의 반려자를 맞는다. 이미 광주에 신혼집 계약까지 마쳤다. 마무리 캠프가 끝나고 이달 말 입주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NC행으로 창원에 다시 새 보금자리를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예비신부는 두 번의 이적을 묵묵히 응원해줬다. 조영훈은 "NC행이 결정됐을 때 여자친구의 첫 마디가 '축하해'였다. 내가 더 당황했을 정도다"고 전했다. 트레이드 때도, NC로 이적할 때도 예비신부는 "잘됐다"면서 먼저 환하게 웃었다. '무뚝뚝한 남자' 조영훈은 "NC에서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각오를 가슴에 새겼다.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