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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너 때문!” 동부 충격 역전패에 급랭

출처 데일리안 | 입력 2012.11.15 12:10 | 수정 2012.11.15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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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지난 시즌 정규리그 최다승에 빛나는 원주 동부의 부진이 위험수위를 넘어섰다.

14일 원주 치악체육관서 열린 '2012-13 KB국민카드 프로농구' KGC 인삼공사와의 홈경기에서는 4쿼터에 충격적인 대역전패(79-89)를 당했다. 감독과 선수들 간 서로 얼굴을 붉히는 볼썽사나운 모습까지 더해져 우려를 안겼다.

동부는 3쿼터까지 10점차 내외의 안정적인 리드를 지켰다. 빅터 토마스-이승준-김주성으로 이어지는 트리플타워가 제공권에서 KGC를 압도하며 내외곽에서 활발한 플레이를 펼쳐 여유 있게 승리를 가져가는 듯했다.





◇ 김주성(왼쪽)과 강동희 감독. ⓒ 원주 동부

하지만 4쿼터 들어 동부는 마치 무언가에 홀린 듯 어이없는 플레이를 펼치며 무너졌다. KGC 전매특허인 강력한 풀 코트 트랩 수비로 앞선을 압박하자 동부 가드들은 실책을 남발했다.

동부는 제대로 공격을 시도해보기도 전에 하프코트에서 볼을 뺏겨 상대의 속공을 허용하는 장면이 속출했다. 마치 TV 중계에서 리플레이를 여러 번 틀어주는 것을 보는 듯 똑같은 장면의 반복이었다. 기세가 오른 KGC는 골밑에서도 적극적인 몸싸움으로 몇 차례나 공격리바운드를 따냈다.

평정심을 잃은 선수들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허둥대기 일쑤였다. 설상가상으로 외국인 선수 빅터 토마스가 다시 인삼공사의 더블팀에 막혀 다급하게 작전타임을 부르면서 동부는 이날 마지막 남은 작전타임까지 소모했다.

사태가 이 지경에 오르자, 강동희 동부 감독도 폭발했다. 최근 들어 계속된 부진으로 선수들의 경기력에 불만을 감추지 못하던 강동희 감독은 차분하던 평소 모습과 달리 목에 핏대까지 세우며 선수들을 질타했다.

심지어 리바운드에 소홀한 팀의 간판인 김주성에게까지 손가락질을 하면서 "리바운드 안 할 거야? 너야 너, 네가 다 놓치는 거라고!"라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강동희 감독은 바로 전 작전타임에서도 리바운드 가담을 강조한 바 있다. 지적을 받은 김주성은 순간 당혹스러운 모습을 감추지 못하며 변명했지만 강동희 감독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눈을 돌리며 선수들에게 다시 한 번 "리바운드에 가담하라"고 강조했다. 어색해진 동부 벤치는 그대로 싸늘하게 얼어붙었다.

김주성이 신인 시절 이후 경기장에서 이 정도로 직접적인 면박을 당하는 모습은 보기 드물었다. 김주성은 올 시즌 들어 다소 부진했다. 제공권과 득점력에서 예년만 못한 게 사실이다. 특히, 이날 KGC전에서는 무려 32분을 뛰면서 11점 5도움을 기록했지만 빅맨으로서 가장 중요한 리바운드는 정작 단 한 개도 걷어내지 못했다.

감독이 선수가 제대로 된 플레이를 하지 못하면 지적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어린 선수도 아니고 10년째 팀의 주축으로 활약해오고 있는 베테랑 선수에게 보여준 감독의 신경질적인 반응은 중요한 승부처에서 그리 현명하지 못했다.

김주성은 코트에 들어서며 언짢은 기색이 역력했고, 나머지 선수들도 주눅이 든 듯 표정이 어두웠다. 마지막 작전타임 결국 팀 분위기를 바꾸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못했다. 경기가 끝날 때까지 동부는 이렇다 할 반전의 계기를 만들지 못하고 무너졌다.

4쿼터 점수는 무려 7-28, 무려 21점 차였다. 동부는 이날 패배로 벌써 10패(4승)째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 54게임을 치르는 동안 기록한 패배를 올 시즌에는 2라운드만에 당한 것.

강동희 감독은 최근 들어 선수들에 대한 공개적인 비판을 자주 거론하고 있는데, 이것은 자칫 '선수 탓'으로만 비칠 수 있기에 신중해야 한다. 동부의 부진은 외국인 선수 선발의 실패와 토종 선수들의 줄부상, 가드진의 볼 관리 능력 부족과 김주성의 노쇠화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얽혀있다.

여기에는 강동희 감독의 책임도 크다. 감독 데뷔 초기부터 주축 선수인 김주성의 체력과 역할분담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과도하게 많은 부담을 안겼던 강동희 감독의 전술적 패착은 스스로를 먼저 돌아봐야할 대목이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성적부진으로 벤치와 선수들 간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는데서 상황이 더 심각하다. '네 탓'보다는 선수들의 동기부여를 끌어낼 수 있는 리더십이 절실하다. 이날 기적 같은 역전승을 일궈낸 KGC 이상범 감독이 선수들이 실수하고 지친 기색을 보여도 잘한 부분부터 먼저 얘기하고 격려한 장면은 동부의 벤치와 유난히 대조를 이뤘다.

스포츠 객원기자-넷포터 지원하기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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