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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준 "토미존서저리 재활 힘든 이유는"

출처 스포츠조선 | 김남형 | 입력 2012.07.04 09:58 | 수정 2012.07.04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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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잠실구장. 경기전 잠시 비가 내리는 가운데 삼성 권오준은 선배인 야쿠르트 임창용과 관련, "첫번째 수술은 미국에서 받았는데 이번엔 왜 일본에서 하기로 했나요?" 등을 물어보며 관심을 보였다.

최근 임창용이 오른쪽 팔꿈치 인대 손상으로 다시 한번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다. 지난 2005년의 첫번째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토미존서저리)에 이어 두번째다.

그 어떤 선수보다 권오준이 현재 임창용의 속상한 마음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권오준도 99년에 입단하자마자 한차례 수술을 받은 뒤 2008년에 재수술을 받은 케이스다. 한번 수술을 하고 결과가 좋지 않아 빠른 시일에 수술이 이어지는 케이스는 가끔 볼 수 있지만, 수술후 잘 던지다가 인대에 다시 탈이 나서 두번째 수술을 받는 사례는 드물다. 권오준과 임창용이 비슷한 케이스다.





지난해 2월 삼성의 오키나와 전훈캠프에서 권오준이 야쿠르트 임창용의 피칭폼을 따라하고 있는 모습이다. 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

▶심리적 스트레스가 최대의 적

권오준은 "팔꿈치 수술을 하고 나서 재활과정에서 스트레스가 매우 크다. 그게 가장 힘든 부분"이라고 말했다. 재활이 잘 이뤄질 지, 대체 어떻게 해야 다시 빠른 공을 던질 수 있을 지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권오준의 경우엔 첫번째 수술 후에는 미안함과 스트레스를 복합적으로 느꼈다고 한다. 삼성 입단때 당시로선 상당히 높은 금액인 2억4000만원의 계약금을 받았다. 권오준은 "계약금도 많이 받았는데 입단하자마자 수술을 하게 됐으니 미안한 마음이 컸다. 게다가 수술후 내 몸이 어떻게 반응하게 될 지 알 수도 없고, 그러니 심적으로 힘들었다"고 했다.

그 수술을 2008년에 또 하게 됐으니 과거의 재활 과정이 생각나면서 부담을 느꼈을 게 당연하다. 지루함과 고통으로 상징되는 재활 과정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권오준은 두차례 모두 잘 이겨낸 케이스다.

▶끔찍한 고통

수술 직후 겪는 통증의 정도는 토미존서저리를 겪은 선수들마다 차이가 크다. 권오준은 수술에 따른 통증은 크게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 반면 같은 팀의 배영수 같은 경우는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끔찍한 통증을 느꼈다. 정말 죽는 줄 알았다"고 말한다.

배영수의 경우에는 팔꿈치 인대 손상이 워낙 심한 상태에서 진통제로 버텼던 케이스다. 미국쪽 병원에서 "이 수술을 받은 투수중에 거의 최고로 안 좋은 상태에서 수술받는 케이스"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니 수술 직후의 통증도 심했을 것이다.

권오준은 "재활 과정에서도 반드시 통증이 찾아온다. 나도 첫번째 수술을 한 뒤 재활을 하다가 이듬해 시범경기에서 등판을 앞두고 너무 아파서 거의 울 뻔 했다. 당시 나는 지인들 조언에 따라 군복무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실패 사례도 많은 이유

토미존서저리는 성공 사례만 많이 부각되는 측면이 있다. 실은 이 수술을 받고 재기하지 못한 경우도 굉장히 많다. 재활 과정에서 이겨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처음엔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하는 과정부터 시작한다. 쌀을 쥐는 훈련을 하기도 하면서 나중엔 뭔가를 들고, 점차 무게를 늘려나가면서 재활이 진행된다. 단순하고 지루한 과정이다.

권오준은 "재활을 하다가 어느 순간 통증이 심하게 느껴진다. 어떻게 판단해야 할 지를 몰라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아픈 걸 참고 던져야하는 지, 아니면 잠시 쉬어야하는 지를 판단하기 어렵다. 그래프로 치자면, 처음엔 재활을 하면서 상승곡선을 그린다. 그러다가 통증이 오고 몸상태가 다운된다. 열걸음 나갔다가 세네 걸음 후퇴하는 것인데, 이때 '또다시 어느 단계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마음이 들면서 화도 난다. 그걸 뚫고 다시 올라가면 성공이다. 그렇지 못하면 결국 일정 수준에서 멈추게 된다"고 설명했다.

곁에 있던 오승환도 같은 얘기를 했다. 역시 토미존서저리를 대학 1학년때 받은 케이스다. 그는 "나도 재활을 하면서 통증을 느꼈는데, 한차례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가는 과정을 참는 게 어렵다"고 했다. 과거 2005년의 첫번째 수술 이후, 임창용도 같은 얘기를 했었다.

▶구속 증가 가능성, 한결같진 않다

삼성에 입단할 때 권오준은 143~144㎞ 수준의 포심패스트볼을 던졌다. 첫번째 수술후 2004, 2005년에 최고 구속은 149㎞까지 올라갔다. 2008년에 두번째 수술을 받은 뒤에는 최고구속이 다시 145㎞ 정도가 됐다.

보통 토미존서저리를 받은 뒤 재활이 잘 되면 예전 구속을 찾거나 혹은 구속이 조금 증가하는 사례가 있다. 임창용의 경우엔 첫 수술후 시속 155㎞짜리 공을 뿌렸는데, 엄밀히 말하면 구속 증가라기 보다는 90년대 후반 해태 시절의 구속을 되찾은 케이스에 해당된다.

권오준은 "나는 두차례나 수술을 받았기 때문인지, 지금 같으면 또한번 수술을 하게 된다 해도 편안한 마음으로 할 수 있을 것 같다. 창용이형도 이미 수술과 재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창용은 첫번째 수술에서 왼쪽 손목의 인대를 오른쪽 팔꿈치로 옮겼다. 이번엔 오른쪽 손목에 있는 인대를 떼어내 오른쪽 팔꿈치에 심는다. 권오준은 첫 수술에선 오른쪽 팔목의 인대를 떼어냈고, 두번째 수술에선 왼쪽 손목의 인대를 이용했다.

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





지난 2004년 11월, 비시즌 시상식장에서 삼성 소속의 임창용 권오준 배영수(왼쪽부터)가 얘기를 나누고 있다. 세명의 투수 모두 토미존서저리 경력을 갖고 있다. 스포츠조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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