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골프 넘버원 도전 고진영 "언젠간 LPGA..일단 국내 집중"
달랏챔피언십ㆍANA인스퍼레이션때 배탈로 고생
"충분히 잘하겠다는 확신 서야 미국 진출"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시즌 초반이 참 힘드네요. 그래도 이겨낸 저를 칭찬해주고 싶어요."
한국여자프골프(KLPGA)투어에서 세 번째 시즌을 맞는 고진영(22·넵스)은 작년부터 대회 때마다 우승 후보에서 빠지지 않는 정상급 선수 대접을 받았다.
지난해 고진영은 3승을 거둬 박성현(23·넵스), 이정민(24·비씨카드)과 함께 다승 부문 공동2위에 올랐다. 지난해 국내 무대에서 고진영보다 더 많은 우승컵을 수확한 선수는 상금왕과 대상 등을 석권한 전인지(22·하이트진로) 뿐이다.
고진영은 특히 초청선수로 참가한 작년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는 깜짝 활약으로 '월드 스타' 반열에 올랐다. 당시 영국 현지 언론은 고진영의 정교한 샷을 극찬했다. 그 대회에서 고진영의 백을 맨 현지 캐디는 "불러준 거리와 방향대로 공을 보냈다"고 혀를 내둘렀다.
전인지가 떠난 한국여자프로골프 투어에서 고진영은 박성현, 이정민, 조윤지(25·NH투자증권)와 함께 올해 유력한 '넘버원' 후보로 꼽는다.
경기장에 고정 팬을 끌어오는 '티켓 파워'를 지닌 몇 안 되는 선수 가운데 한명이 고진영이다. 고진영의 팬클럽 'GO! KO 클럽' 회원들은 전인지의 팬클럽 '플라잉 덤보'와 박성현의 팬클럽 '남달라'에 버금가는 규모와 열성을 자랑한다.
고진영은 올해 출발이 고단하다.
첫 대회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9위에 올라 시동은 괜찮았지만 이어진 달랏 챔피언십에서 첫날 기권하고 말았다.
몸살 기운이 있던 고진영은 달랏 챔피언십이 열린 베트남 현지 음식을 먹고 탈이 단단히 났다.
온몸에 힘이 하나도 없어 걷는 것조차 힘들었지만 1라운드 출전을 강행한 고진영은 10번홀을 마치고선 더는 견딜 수 없어 경기를 포기했다.
병원에서 장염 진단을 받았다.
고진영은 몸을 제대로 추스를 겨를도 없이 베트남에서 미국으로 날아갔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 ANA 인스퍼레이션에 초청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출전을 포기할 생각도 했지만 참가하겠다고 약속했던 터라 힘든 몸을 이끌고 미국으로 건너간 고진영은 컷을 통과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나흘 동안 8오버파 296타를 친 고진영은 공동71위에 그쳤다.
미국에서 돌아와 휴식을 취하며 오는 14일 개막하는 삼천리 투게더 오픈 출전을 준비하고 있는 고진영은 "ANA 인스퍼레이션 때도 중간에 기권할 생각도 없지 않았지만 끝까지 포기 않았다"면서 "성적은 별로지만 그렇게 참고 견딘 나를 칭찬하고 싶다"고 말했다.
"배운 것도 많았다"는 고진영은 LPGA 투어 진출에 대한 포부와 계획을 털어놨다.
"언젠가는 미국에 가서 최고 자리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고진영은 "그렇지만 내가 미국에서도 충분히 잘하겠다는 확신이 설 때까지 미국 진출을 미루겠다"고 못 박았다.
초청 선수로 출전한 LPGA투어 대회에서 우승해서 미국 진출 기회가 와도 고민을 해보겠다고 그는 덧붙였다.
대신 고진영은 "미국에서 우승 경쟁을 펼칠 실력이 됐다고 판단되면 퀄리파잉스쿨을 봐서라도 미국 진출을 시도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고진영은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홈페이지 자기 소개란에 "최종 목적지는 LPGA이고 미국 명예의 전당"이라고 써놨다.
그만큼 꿈이 크다.
그렇지만 고진영은 먼저 국내에서 실력을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고진영은 "일단 목표는 국내 대회에서 1승을 올리는 것"이라며 "다음 목표는 1승을 올린 뒤에 다시 정하겠다"고 말했다. 처음부터 목표를 설정하지 않고 차근차근 밟아 올라가겠다는 뜻이다.
상금왕에 대한 욕심은 없냐는 질문에 고진영은 "너무 잘하는 선수들이 많아서..."라더니 "경쟁이 치열하니 더 할 맛이 난다"고 말했다. 드러내놓지만 않지만 국내 1인자를 노리고 있다는 뜻으로 읽혔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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