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터뷰]골프여제 박인비가 말하는 나의 골프,나의 인생

유인근 입력 2015. 7. 7. 06:01 수정 2015. 7. 7.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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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세계랭킹 1위인 ‘골프여제’ 박인비(26·KB금융그룹)는 올 시즌 미LPGA 투어에서 가장 먼저 3승을 거두며 태극낭자들의 돌풍을 맨 앞에서 이끌고 있는 주인공이다. 다승, 상금 등 거의 모든 부문에서 최고 자리를 꿰차고 있다. 특히 얼마전에는 위민스 챔피언십에서 3년 연속 우승하며 단일 메이저대회 3연패라는 대기록을 수립하기도 했다. 더욱 뚜렷해진 박인비의 다음 목표는 ‘커리어 그랜드슬램’. 오는 7월 브리티시오픈이나 9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르면 역사상 7번째로 대기록의 주인공이 된다. 오는 10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니아주 랜캐스터 컨트리클럽에서 열리는 올시즌 3번째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도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이기도 한 박인비가 올해 창간 30주년을 맞은 스포츠서울과 서면으로 단독 인터뷰를 했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대한 각오와 올림픽 출전에 대한 희망, 여자 골프선수에게 결혼은 무덤이라는 통설을 깨고 오히려 더욱 안정된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는 비결, LPGA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 등을 진솔하게 털어놨다.

박인비 선수 (2)
박인비는 위민스 챔피언십에서 3년 연속 우승하며 ‘메이저 퀸’이라는 새로운 별명을 얻었다. 그의 꿈은 오는 7월 브리티시오픈이나 9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올라 역사상 7번째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것이다. 사진제공 | 와이드앵글

-먼저 ‘위민스 챔피언십’ 3연패를 축하한다. LPGA 투어에서 메이저 대회 3연패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아무래도 대기록이라는 것이 단순한 대회 우승과는 기분이 다를 것이다. 기록을 세운 후 달라진 것이 있다면.

달라진 것은 없는 것 같다. 달라지지 않으려고 노력하기도하고. 하지만 우승 여운이 다른 대회보다는 참 오래가는 것같다. 경기가 끝나고 쉬는 주인데도 며칠간은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결과가 어떻든 항상 같은 마음으로 대회에 임하려고 노력한다. 너무 업되거나 다운되거나 하는 것은 앞으로의 시즌에 안좋을 거같다. 아직 반이나 남았고 큰 대회도 아직 많이 남아있다. 해야할 일도 아직 많고.... 좋은 골프를 했고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거같다.

-새로운 기록을 세울 때마다 선배 박세리 선수와 비교되고 있다. 박인비에게 박세리는 어떤 존재인가.

아직 갈 길이 멀었다고 생각한다. 대선배와 비교되는 건 아직 무리인 것 같다. 열심히 내 골프를 칠 뿐이다.
박인비 선수 경기 (1)
와이드앵글 제공
-박인비의 가장 큰 장점은 흔들리지 않은 평정심이라고 말한다. ‘침묵의 살인자’라는 별명도 그런 이유에서 나왔다. 비결은 무엇인가. 또 ‘침묵의 살인자’라는 무서운 별명은 개인적으로 어떤가.

별명이 마음에 든다. 그만큼 코스에서는 카리스마 있고 내가 해야할 일을 잘한다는 뜻이다. 자만하지 않고 항상 겸손하려고 노력하는게 비결인거 같기도하고 성격 자체도 좀 뭐든 빨리 잊어버리는 편이라 매주 결과가 나오고 그 결과를 받아들여야하는 스포츠인 골프에 잘맞는거 같다

-후배 김세영과의 몇차례 맞대결은 전세계 골프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 해까지만 해도 홀로 LPGA투어에서 고군분투했다면 올해는 김세영 김효주 장하나 등 후배들이 우승경쟁에 가세하면서 오히려 ‘적’이 되는 경우가 있다. 후배들의 활약이 부담이 되지는 않나.

부담될거 없다. 사실 한참 LPGA 투어에 새로운 얼굴이 없어서 걱정하던 참이었다. 여자골프 발전을 위해서는 계속 새로운 강자가 나와야하고 끊임없이 경쟁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 경쟁자가 같은 한국 후배들이라면 전혀 나쁠게 없다. 서로에게 더 좋은 자극제가 되는거 같고 힘이 된다.
박인비 미션
-올 시즌 한국선수들의 우승 행진이 대단하다. LPGA 동료 선수들이 보는 평가는 어떤가, 한국선수들에 대해 경계심이나 시기는 없나.

많이들 걱정하는 거 같은데 전혀 그런거 없다. LPGA는 글로벌 투어다 . 세계 최고 기량의 선수들이 대결하는 곳이고 많은 국적의 선수들이 있다. 누가 세계 최고인지 겨루는 시합장에서 국적은 상관이 없다. LPGA 커미셔너도 항상 강조하는 부분이다. 투어의 반정도가 외국에서 열리고 1/3 정도가 아시아권에서 열린다. 아시아권 스폰서가 30~40%다. 다시말해 아시아권 선수들 또는 외국인 선수들이 없다면 LPGA 투어도 없는 거다.

-2008년 LPGA 투어 데뷔 첫해에 메이저 대회인 US 여자오픈에서 우승했다. 그 이후 한동안 슬럼프를 겪었는데 이를 극복하고 더 강한 선수가 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가.

힘든 시간을 참을성을 가지고 포기하지 않았던 것이 이런 결과로 이어졌다. 잘못된 스윙을 고치게된 것이 가장 큰 요인인 것 같다.

-15승 가운데 메이저대회만 6승이다. 특히 큰 경기에 강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모든 선수가 그렇겠지만 메이저 대회에서는 모든 선수들이 집중력이 다른 것 같다. 나같은 경우도 확실히 집중이 잘되고 어려운 코스이다보니까 계획과 준비도 더 철저하게 한다. 메이저에서 한 두번 잘하다보니 계속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는 것도 이유다.
박인비 선수 경기 (18)
와이드앵글 제공
-박인비가 큰 경기에 강하기 때문에 커리어그랜드슬램을 이룰 가능성이 크다고들 한다. 지난해 아쉽게 이루지 못했는데 올해는 어떨 것 같나.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올시즌 감이 좋기도 하고. 하지만 그 대회에 최고의 컨디션이라는 보장은 없다. 운대도 맞아야하고 열심히 준비하는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다. 결과에 상관없이.

-스윙폼이 좀 독특하다. 심지어 이상적인 폼은 아니라고도 말하는데, 스윙에 어떤 사연이 있는지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한다.

손목이 유전적으로 많이 안 꺾인다. 사실 코킹이 많이 안돼 스윙이 독특하다고 많이 하는거 같은데 내가 보기엔 평범하다.

-박인비하면 남편 남기협 코치를 이야기 하지 않을 수 없다. 보통은 결혼을 하고나면 투어 생활을 지속하기 어렵다고 하는데 정반대인거 같다. 남편을 만나고 나서 골프 기량이 많이 향상됐다고 하던데.

그렇다. 골프코치로서도 남편으로서도 너무 많은 역할을 해줬다. 힘든 시간을 함께 해줬고 선수였던 남편하고 스윙교정을 하면서 내가 모르던 것을 많이 배웠고 샷이 바닥에서 정상으로 올라왔다. 내가 한 선택 중 최고의 선택이었다.

-동료들이 박인비 남기협 부부를 부러워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남기협 코치를 ‘외조의 왕’이라고들 한다. 왜 그렇게들 부러워하는지 궁금하다.

투어 자체가 워낙 외롭다 보니 부러워들 하는 것 같다. 많은 선수들이 연애와 골프는 적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생각을 조금은 다르게 봐줄 수 있었던 계기가 된 것 같다.

-2013년 6승을 거두며 전성기를 보냈다. 그런데 올해는 그때의 기세에 부족함이 없다. 전성기가 아직 끝나지 않은 건가. 올해는 몇승까지 예상하며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아직 전성기가 오지 않았다고 항상 생각하고 싶다. 올해는 다른 것은 몰라도 브리티시오픈에서는 우승하고 싶다.
박인비(미션힐스)1
미션힐스 제공
-올림픽 출전에 애착이 많은 거 같던데 이미 프로선수로서 많은 것을 이뤘는데 올림픽 출전에 큰 의미를 두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런 기회 자체가 흔치않은 거 같다. 내가 선수생활을 하는 시기에 골프가 올림픽종목에 채택된다는게...어릴 때부터 올림피언들을 보며 커왔고 나라를 대표해서 경기하는 것은 또 굉장히 특별한 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박인비 프로가 ‘박세리 키즈’였듯이 이제는 수많은 ‘박인비 키즈’들이 성장하고 있다. 자신의 경험과 비추어 어려운 길을 걷고 있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즐기면서 했으면 좋겠다. 지금은 앞에 보이는게 전부이겠지만 앞으로 더 크고 좋은 일들이 많을 것이다. 항상 좋은 자세로 골프에 임했으면 좋겠다. 골프장 안에서 인생을 배워나갔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창간 30주년을 맞은 스포츠서울 독자들에게 인사말과 당부의 말을 부탁한다.

그동안 많이 관심 가져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유인근 선임기자 ink@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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