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해야" 거센 여론속 洪 "거취 결정 쉽지않다".. 선택은?

김인구기자 2014. 6. 30.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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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어느정도 생각은 했지만.." 여운

"생각은 있지만 어려운 결정이다."

홍명보(45)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조만간 어떤 식으로든 자신의 향후 거취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홍 감독은 30일 인천공항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지금 거취를 얘기하기는 그렇다. 비행기를 오래 타서 그런지 피곤하고 정신도 없다"면서 "어느 정도 생각은 했지만 어려운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고 여운을 남겼다.

지난 27일 벨기에전 이후 "협회와 관계없이 내 거취는 내가 결정하겠다"며 사실상 사퇴를 염두에 둔 듯한 발언에서 한 발 물러선 다소 유보적인 태도다.

하지만 홍 감독이 "경기에 진 것은 내 실수"라고 말한 것처럼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는 게 축구계 안팎의 중론이다.

홍명보호는 이번 월드컵에서 1998 프랑스월드컵 이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1무2패 H조 최하위로 16강 탈락. 그나마 러시아전의 무승부도 상대 골키퍼 이고리 아킨페예프(28·CSKA 모스크바)의 실수라고 본다면 3패나 다름없는 부끄러운 결과였다.

어이없는 성적에 그동안 홍 감독이나 대표팀이라면 무조건 편을 들던 팬들이 돌아섰다. 이날 공항에서 홍 감독과 대표팀 선수들을 맞이한 팬들의 시선은 매우 차가웠다. 일부 네티즌들은 "홍 감독의 '인맥 축구' '으리 축구'가 이번 참패의 원인이었다"며 "근본적인 변화 없이는 한국 축구의 발전은 불가능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몇몇 축구 전문가들도 "박주영의 선발 기용을 고집한 것이나 알제리전 대비가 불충분했던 것에 대한 책임은 분명히 감독이 안고 가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축구협회의 발빠른 행보도 대한축구협회의 답답한 행정과는 비교되는 부분이다. 일본은 알베르토 차케로니(61) 감독이 사임한 지 1주일도 안돼서 차기 감독으로 멕시코 출신의 하비에르 아기레(56) 감독을 선임했다. 2018 러시아월드컵을 대비하고 내년 1월로 다가온 아시안컵도 미리미리 준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다. 홍 감독이나 대한축구협회가 미적지근한 태도로 일관할 수 없는 이유다.

그러나 '원칙'과 '현실'을 들어 홍 감독을 유임시켜야 한다는 여론도 적지 않다. 계약기간이 내년 1월까지 남아있으므로 그때까지는 시간을 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무조건 갈아치우는 게 능사는 아니며, 임기를 보장하는 원칙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아울러 겨우 1년 전에 월드컵 지휘봉을 잡은 점을 감안한다면 이번 월드컵만으로 홍 감독의 지도력을 평가하는 건 가혹하다는 점을 들고 있다.

외신도 이런 점을 거들었다. 영국 매체 메트로는 "홍명보는 월드컵 일정을 종료했지만 한국 대표팀 감독으로 남아야 한다"며 "지금 한국 축구에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안정성"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한축구협회는 아직까지도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허정무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은 "(홍 감독의 거취는) 아직까지 이야기하기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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