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쿠션팀선수권] 한국 당구 새 역사..세계랭킹 1위 벨기에 꺾고 사상 첫 우승

김용일 2017. 3. 13. 01:0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3쿠션 세계팀선수권대회 사상 첫 우승을 차지한 김재근 최성원(가운데)이 13일(한국시간) 독일 피어젠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환호하고 있다. 제공 | 코줌코리아

[피어젠(독일)=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독일 피어젠 땅에서 한국 당구의 새 역사가 쓰였다. 한국 3쿠션 대표팀이 세계팀선수권대회 출범 36년 만에 첫 우승을 차지했다.

최성원(부산시체육회) 김재근(인천연맹)이 짝을 이룬 한국대표팀은 13일(한국시간) 독일 피어젠에 있는 피어젠연회홀에서 끝난 제31회 3쿠션 세계팀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세계캐롬당구연맹(UMB) 국가랭킹 1위인 벨기에(프레드릭 쿠드롱, 롤란드 포톰)를 40-34(24이닝)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3쿠션이 세계팀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건 사상 처음이다. 이전까지 최고 성적은 2년 전 같은 장소에서 열린 29회 대회에서 조재호(서울시청), 허정한(경남연맹) 조가 거둔 준우승. 당시에도 결승에서 벨기에를 만났는데 상대 ‘원투펀치’로 불리는 쿠드롱과 에디 먹스와 겨뤄 1-1로 비긴 뒤 스카치 더블(두 명의 선수가 번갈아 타석에 들어서는 2인1조 복식 경기)에서 아쉽게 패했다. 이번에도 벨기에엔 세계랭킹 2위(2월 기준)인 쿠드롱이 버티고 있었다. 하지만 한국은 2년 만에 리턴매치에서 또다시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지난 2012~2015년 4회 연속 정상에 선 뒤 2년 만에 통산 5번째 우승 도전에 나선 벨기에를 누르고 세계 최정상에 섰다. 아시아로 범위를 넓혀도 1992년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우승한 나라가 됐다.

특히 최성원은 2014년 국내에서 열린 UMB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선수로는 처음 우승을 차지한 것에 이어 팀선수권에서도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미 마스터스(2011년 프랑스)와 월드컵(2012년 터키) 우승을 차지하며 그랜드슬램을 이룬 최성원은 국가대항전에서도 가장 높은 자리에 올랐다. 국내랭킹 2위 김재근도 생애 처음으로 국제대회에서 우승하면서 당구 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됐다.

제공 | 코줌코리아

벨기에는 최근 5년간 대회 기록을 합산해 매긴 UMB 세계랭킹 1위를 달리는 명실공히 최강 팀이다. 7위를 달린 한국으로서는 결코 쉽지 않은 맞대결이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처음 호흡을 맞춘 최성원과 김재근은 경기를 거듭할수록 서로의 조력자 구실을 하면서 신뢰를 쌓았다. 8강 토너먼트서부터 경기력이 오름세로 돌아섰다.

말그대로 결승전다운 경기였다. 초구를 결정하는 뱅킹샷에서 이긴 한국은 9이닝까지 벨기에에 20-18로 근소하게 앞섰다. 한국과 벨기에의 에버리지가 각각 2.222와 2.000을 기록, 모두 2점대를 넘어서는 명품 샷 감각을 뽐내며 피어센연회홀을 찾은 당구 팬들을 즐겁게 했다. 특히 한국은 5이닝에서 하이런 9점으로 이번 대회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양 팀은 11이닝 21-21 동점을 기록한 뒤 22이닝까지 역전, 재역전을 거듭했다. 승부처는 한국이 32-31로 앞선 23이닝. 김재근과 최성원은 서로 의견을 나누면서 공격적인 샷을 시도, 포지션 플레이를 펼치면서 연속 6점에 성공했다. 반면 벨기에는 포톰이 1점을 추가하는 데 그쳤다. 당황한 쿠드롱이 포톰과 상의한 끝에 샷을 시도했지만 공이 살짝 벗어났다. 결국 한국은 38-32로 앞선 24이닝에서 최성원이 비껴치기를 성공하며 뒤돌려치기 포지션을 만들었다. 김재근이 이어받아 득점에 성공, 40점 고지를 먼저 밟았다. 후구를 잡은 벨기에가 추격에 나섰지만 2점을 얻는 데 그치면서 한국의 우승이 확정됐다.

3쿠션 세계팀선수권대회 사상 첫 우승을 차지한 김재근 최성원(가운데)이 13일(한국시간) 독일 피어젠에서 열린 시상식에 앞서 태극기를 들고 손을 번쩍 들어올리고 있다. 제공 | 코줌코리아
제공 | 코줌코리아

시상대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올라선 최성원 김재근은 애국가가 피어젠연회홀에 울려퍼지자 눈시울을 붉혔다. 준우승을 차지한 벨기에는 물론 공동 3위 네덜란드 프랑스 선수들 역시 한국의 우승을 축하하며 얼싸안았다.

kyi0486@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