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세계 최강 커제도 꺾었다, 더 세진 알파고 60전 60승
바둑 관계자 "알파고 아이디" 밝혀
올 초 커제와 공식대결 전 실력 점검
국내 랭킹 1위 박정환도 5전 전패
구리 "바둑 정석·진리 완전히 파괴"
익명을 요구한 한 바둑 인터넷 사이트 관계자는 “구글 측이 훨씬 강력해진 알파고의 실력을 점검하기 위해 비공개로 온라인에서 알파고가 세계 최고수들과 대국을 펼치도록 했다”며 “‘매지스터’와 ‘마스터’는 모두 ‘알파고’의 아이디”라고 밝혔다. 구글 딥마인드 측이 올해 초 열릴 예정인 커제 9단과의 공식 대결에 앞서 ‘알파고’의 실력을 최종 점검하기 위해 일련의 온라인 대국을 추진했다는 분석이다. ‘알파고’는 지난해 3월 이세돌 9단과의 대결 전에도 인터넷 사이트에서 시범 대국을 펼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대국 과정도 놀라웠다. 60국 모두 알파고는 초반부터 가볍게 우위를 점했고 대국이 끝날 때까지 거의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대부분 대국에서 알파고는 유유히 불계승을 거뒀고, 어쩌다 나온 계가 바둑에서도 한·중·일 고수들은 종국까지 집 차이만 좁혀졌을 뿐 승부의 격랑은 일지 않았다. 특히 대부분의 대국자가 170수 언저리에서 불계패를 선언했는데, 이는 250~300수 정도인 평균 대국 수순에 훨씬 못 미치는 것이다. 그만큼 세계 최강의 고수들이 알파고를 상대로 힘 한 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일찌감치 대국을 접은 것이다.세계 바둑계는 이번에 드러난 알파고와 인간의 압도적인 기력 차를 담담히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나아가 AI 출현 이후 새로운 바둑의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커제 9단은 지난해 12월 31일 자신의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인류가 수천 년에 걸쳐 실전을 통해 진화시킨 바둑을 인공지능은 아주 짧은 시간에 모든 정보를 수집 분석한 뒤 이기는 방법을 터득해버렸다”며 “지금부터 우리 기사들은 인공지능과 연계해야 새로운 영역으로 나아갈 수 있고, 새로운 세상에 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리 9단은 알파고의 50전승 직후 자신의 웨이보에 “예전부터 우리들이 생각했던 영원히 변하지 않을 바둑의 정석과 진리가 마스터의 출현으로 완전히 파괴되는 변화가 일어났다”면서 “그래도 아름다운 내일을 맞이하러 가자”고 말했다.
현재 알파고 외에 프로기사 수준의 기력을 갖춘 AI 바둑 프로그램으로는 중국의 ‘싱톈(刑天)’과 일본의 ‘딥젠고(DeepZenGo)’ 등이 대표적이다. 싱톈과 딥젠고도 현재 프로기사들과의 대국에서 높은 승률을 기록 중이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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