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마허 떼고.. '흙수저'로 승부한 아들
부전자전 실력, 팬들 "그가 최고"
2014년 9월 믹 주니어(Mick Junior)라는 15세 독일 소년이 처음 출전한 세계 주니어 카트(Kart·소형 경주용 차) 챔피언십에서 준우승하자 레이싱계는 깜짝 놀랐다. 소년은 같은 해에 독일 국내 대회와 유럽 챔피언십에서도 상위권을 휩쓸면서 세계적 레이싱 유망주로 전문가들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 이름이 진짜 소년의 것이 아니란 건 몰랐다. 소년은 남모를 사연을 품고 레이싱에 입문한 뒤 8년째 가명을 쓰고 있었다.
소년은 2015년 한 차원 높은 수준의 포뮬러포(F4) 레이싱 대회에 출전하면서 '믹 슈마허(Mick Schumacher)'라는 진짜 자신의 이름을 밝혔다. 불의의 스키 사고로 병상에 누워 있는 F1의 황제 미하엘 슈마허(Michael Schumacher)의 아들이라고 했다. 뛰어난 실력의 유망주가 레전드의 피를 이어받은 '황태자'였다는 사실을 안 사람들은 열광하기 시작했다. 각종 레이싱 팀과 기업이 믹에게 접근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믹 슈마허가 앞서 수년간 가명을 써온 건 다름 아닌 아버지의 명성 때문이었다. 2008년 처음 초급 카트 대회에 출전하며 레이싱에 발을 들일 때 그는 '믹 베시'라는 이름을 썼다. 베시는 어머니인 코리나 슈마허의 처녀 시절 성이다. 아버지이자 F1 역사상 거인인 슈마허의 이름값에 편승하는 '금수저 인생'을 택하는 대신 9세 꿈나무 때부터 자기 실력으로 인정받으려 했던 것이다. 사람들은 이걸 더 특별하게 생각했다. '익명'에 숨어 출전한 대회에서 믹은 조금씩 상위권을 기록했다. 이름은 스스로 가렸지만, 부전자전인 실력은 가려지지 않았다.
단계별로 기량을 닦으며 성장한 믹은 최근 F3 대회 진출을 선언했다. 지난 2년 동안 F4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낸 그는 내년부터 또 한 번 더 높은 수준의 대회에 출전하게 된다. F3는 '꿈의 무대'라 불리는 F1 대회에 출전하려는 유망주들이 한데 모이는 대회다. 통상 F3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선수들은 곧바로 F1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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