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최국 브라질 선수단도 거부한 올림픽 선수촌

김철오 기자 2016. 8. 4.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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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물단지로 전락한 선수촌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마스코트 ‘비니시우스’가 3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선수촌 내 잔디밭에서 힘차게 뛰어오르고 있다. 뉴시스

남미대륙 가운데 남대서양을 접하고 있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는 이 도시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예수상으로 유명하다. 팔을 벌려 도시 전체를 감싸안은 예수상의 모습과 달리 리우데자네이루는 ‘악마의 도시’와 다름없다. 끊임없는 절도와 강도, 살인이 저질러지는 범죄 천국이자 지저분한 도시의 풍경과 매연, 무질서가 만연해 있기 때문이다.

2016 리우올림픽이 5일(이하 현지시간)부터 시작되면서 또 하나의 ‘애물단지’가 탄생했다. 바로 올림픽 선수촌이다. 온갖 불편에 고장 등으로 브라질 대표팀조차 선수촌 입촌을 마다한 채 호텔에 머물러 있다. 브라질 정부가 거액을 들여 최고급 호텔 수준으로 지었다고 호언장담했던 선수촌은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부실투성이 흉물로 확인된 셈이다.

2일 현재 선수촌을 이탈했거나 입촌을 거부한 국가는 브라질 호주 아르헨티나 스웨덴 일본 등 5개국이다. 짐을 꾸리고 나가지 않았을 뿐 여러 국가 선수단이 불만을 터뜨린다.

리우데자네이루 서부 바라다티주카에 위치한 선수촌은 1조7000억원의 예산이 들어간 건축물로 31개 동 3604가구 규모다. 브라질 정부는 선수촌을 마라카낭 주경기장보다 앞세울 정도였다. 올림픽을 마치고 가구당 70만 달러로 민간에 분양할 계획까지 세웠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선수촌 시설에 만족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올림픽 사상 가장 아름다운 선수촌”이라고 했다. 그러나 각국 선수들이 입촌을 시작한 지난달 24일부터 실상이 드러났다. 천장에 물이 새고, 화장실 변기가 막히고 계단 전등이 꺼지는가 하면 고층에서는 낮은 수압 탓에 수돗물을 사용할 수 없었다.

가장 먼저 호주 선수단이 시설의 200가지 문제점을 지적하고 인근 호텔로 나가버렸다. 그리고 보수공사가 행해진 뒤에야 입촌했다. 아르헨티나 선수단은 “배정받은 5개 층 가운데 2개 층은 사람이 살 수 없는 수준”이라며 근처 아파트를 빌렸다.

브라질 선수단마저 “선수촌 보수를 완전히 마칠 때까지 입촌하지 않겠다”며 인근 호텔에서 머물고 있다. 일본의 일부 종목 선수단도 퇴촌했다.

선수촌의 부실은 날치기 공사 탓이다. 리우올림픽조직위는 선수촌의 수도·가스·전기 시설을 사전에 점검하지 않았으며, 선수촌 관리책임자 마리오 실렌티는 그 책임을 지고 해임됐다. 조직위가 인부 630명을 동원해 보수에 나섰지만 느려 터진 일처리에 미국 이탈리아 네덜란드 선수단은 별도의 인부를 직접 고용해 시설을 재정비했다.

한국 상황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우리 선수단은 정문에서 5분 거리에 위치한 6동 1∼11층을 사용한다. 식당·의무실·체력단련장 등 부대시설이 가까워 ‘A급’인 셈이다. 다른 국가처럼 시설물 파손 사례나 도난사고도 없었다고 한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2008 베이징올림픽,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 비해 이동이 편리하다”며 “부실했던 시설이 처음보다는 많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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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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