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FC] 예견됐던 이예지 고전..예상보다 더 심했던 이유는?

강대호 2016. 7. 4.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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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중국 창사) 강대호 기자] 한국 종합격투기(MMA) 여성 아톰급(-48kg) 스타 이예지(17·Team J)가 2연승을 달렸으나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보여줬다. 화려한 경력의 베테랑들한테도 위축되지 않고 당당하게 맞선 그녀였기에 대중의 실망도 크다.

■판정승했으나 소극적인 경기

한국 단체 로드 FC는 2일 후난국제전시센터에서 3번째 중국 대회인 ‘로드 FC 32’를 열었다. 2부 제2경기(여성 -46.5kg)에 임한 이예지는 하나 다테(19)에게 2-0 판정승을 거뒀다. 하나는 ‘격투 아이돌’을 추구하는 일본 ‘팀 다테(혹은 데이트·DATE)’ 소속 선수다.

그러나 하나가 퍼포먼스로 도발해도 이예지는 좀처럼 접근하지 못했다. 1라운드 ‘암바’라는 관절 공격을 시도한 것이 경기 내내 보여준 유의미한 장면 전부였다. 2라운드에는 그래플링에서도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내 정체성은 타격가 아닌 그래플러

‘로드 FC 32’에 앞서 MK스포츠와의 인터뷰를 통하여 이예지는 “이전 경기들에서 난타전에 가까운 상황들이 있었기 때문인지 나를 타격가로 인식하는 경향이 많은 것 같다”면서 “그러나 내가 선호하는 것은 킥이나 펀치보다는 그래플링이다. 연습 때는 근거리 타격을 선호하지 않는데 실전에서 피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예지(오른쪽)가 ‘로드 FC 32’에서 하나 다테(왼쪽)에게 ‘암바’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로드 FC’ 제공
이예지(가운데 왼쪽)가 ‘로드 FC 32’ 공개 계체 통과 후 하나 다테(가운데 오른쪽)와 촬영에 임하고 있다. 가운데는 박상민 로드 FC 부대표. 사진=‘로드 FC’ 제공

■원거리 킥 강한 하나에 대한 맞춤전술

이예지의 소극적인 경기는 이미 예상됐다. “하나는 원거리 키커”라면서 “따라서 간격을 아예 없애거나 아니면 상대가 먼저 들어오기를 기다려야 한다. 가능하면 내가 선제 레슬링 공격을 가할 생각도 있다”고 말한 것만 봐도 상대가 어떤 유형인지 분석을 하고 임했음을 알 수 있다. 1라운드 ‘암바’에 앞서 하나를 넘어뜨린 것도 준비한 작전이다.

■중국 적응 실패로 식사 난감

그러나 체력과 건강이 기대 이하였다. ‘로드 FC 32’ 종료 후 이예지는 “홍보 일정 때문에 중국을 몇 차례 사전 방문했으나 끝내 경기 당일까지 음식 적응에 실패했다. 복통으로 이틀 전부터는 식사도 제대로 할 수 없었다”면서 “잇단 출전으로 발목 상태도 나빠졌다”고 해명했다.

■인대 60% 손상 발목 부상 악화

이예지는 SBS 예능프로그램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 출연으로 명성을 얻었다. 지난 2015년 10월13일 제24화 ‘여고생 파이터’ 편에서 언급된 ‘심상치 않은 부상’이 바로 발목 문제다.

기술연습 도중 발목이 심하게 꺾여 넘어지는 불상사로 인대의 약 40%만 사용할 수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재활로 일상생활 및 격투기 활동도 가능하나 손상부위의 영구손상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10대 후반에 344일·4경기 강행군

이예지는 데뷔 후 시나시 사토코(尻無智子·39)와 와타나베 히사에(渡辺久江·36)라는 일본 강자를 상대로 비록 연패하긴 했으나 선전하여 호평받았다. 시나시(-45kg)와 와타나베(-48kg)는 일본 대회사 ‘DEEP’의 초대 여성 챔피언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지난 3월12일 이예지는 ‘로드 FC 29’에서 시모마키세 나쓰키(下牧瀬菜月·31·일본)를 4분19초 만에 ‘암바’로 제압했다. 데뷔승을 거둔 여세를 몰아 논란이 있긴 했으나 하나를 꺾고 연승을 거두기까지 344일(만 11개월8일)이 걸렸다.

이제 갓 10대 후반이 된 이예지는 1년도 되지 않은 기간 MMA 4경기를 소화했다. 이 와중에 예사롭지 않은 부상까지 있었다. 선제공격을 자제한 전략수립 못지않게 피로누적도 여론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한 이유일 것이다.

[dogma0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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