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고도 비난여론' 이예지 "변명 않아.. 관리 실패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2016. 7. 3.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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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창사(중국)=이재호 기자] 분명 이겼다. 그런데 마치 여론은 진 것 같다. 그만큼 경기 내용이 좋지 못했고 소극적 경기운영이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경기 후 만난 이예지(17)는 마치 진 선수처럼 고개를 푹 숙이고 연신 ‘미안하다’고만 했다. 고등학교 2학년이 14억 중국은 물론 5000만 국내 시청자가 모두 볼 수 있는 무대에 선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지만 이예지는 “내 잘못이다”라며 되뇌었다.

이예지는 2일(이하 한국시각) 중국 후난성 창사 국제전시센터에서 열린 로드FC 032에서 -46.5kg 계약체중 일본의 하나 다테(19)와의 승부에서 심판 2-0 판정승 했다.

로드FC 제공

승리했지만 개운치 않다. 경기 내용 때문이다. 이날 경기는 시작 후 50초가 지난 시점에서야 이예지의 첫 킥이 나왔을 정도로 따분한 경기내용이었다. 1분 35초가 지난 시점에서야 첫 근접전이 일어났을 정도.

이예지는 암바에 목숨을 건듯 지속적으로 암바를 노렸다. 그러나 그 이외에 상대와 근접전은 철저히 피했다. 스탠딩 싸움에서는 하나 다테는 전진했으나 이예지는 계속 뒷걸음쳤고 결국 심판은 오죽하면 경고를 줄 수밖에 없었다. 경기 후 이예지는 “펀치가 강한 상대다보니 킥으로 데미지를 주고 테이크다운 후 암바를 거는게 작전이었는데 거기게 너무 몰입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러다보니 현장에서는 가뜩이나 중국선수도 없는 경기에 고요하기만 했다. 모두 지켜는 보지만 재밌는 경기를 보고 나오는 환호가 없었다. 오죽하면 일본어인 ‘하야쿠(빨리)’라는 말도 나오며 어서 근접전이 나오길 관중들이 기다렸다.

결국 경기 결과는 세 명의 심판 중 한명의 심판은 무승부, 두 명의 심판이 이예지에게 손을 들어주며 이예지의 2연승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이예지는 이날 지루한 경기와 소극적 경기 운영으로 승리에도 개운치 않게 됐다.

국내 여론도 지난 3월 대회에서 감격의 프로데뷔 첫 승을 거둔 후와는 딴판으로 돌아섰다. 한국 선수가 그리 많지 않은 이번 대회였고 그 중에서도 이예지는 인지도 면에서 가장 좋은 편이었기 때문. 학생들이 나와 고민상담을 하는 예능프로그램 출연 덕분이기도 했다.

인지도가 있다 보니 잘할 때는 더 칭찬을 받지만 안 좋을 때는 더 비난을 받는 법. 이예지는 승리에도 비난 여론에 휩싸였고 비록 중국에 있지만 이예지 역시 이 분위기를 감지했다. 이날 경기 후 스포츠한국과 만난 이예지는 “제가 적극적으로 못했다. 제가 먼저 들어가지 못했다”고 자책했다.

그렇다면 왜 먼저 들어가지 못했는지를 묻자 “제 몸상태를 못 믿었고 스스로를 믿지 못했다. 지난 중국 기자회견 참석 후 완전히 몸상태가 망가졌다. 그리고 이번에 와서도 음식을 하나도 먹지 못했다. 발목부상도 컸다”면서도 “그러나 모두 변명일 뿐이다. 제가 진거다. 제 자신을 못 믿은 것이 컸다. 그저 기대했을 팬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로드FC 제공

아무리 그래도 프로선수로 관리가 잘 되지 못한 점에 대해 지적하자 “맞다. 제 잘못이다. 책임을 통감하다. 긴말이 필요없다”며 자책했다. 3연승을 위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물론 올해 안에 또 경기가 잡아진다면 뛰고 싶다. 그 사이 재활이 우선이다. 최근 반년동안 3경기를 하며 나을만하면 발목 부상이 악화되고 했다. 일단 몸상태를 추스르고 발목 재활도 잘 받으며 다음경기에서 반드시 이번경기같이 소극적 승부는 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한 이예지였다.

고작 17세 소녀에게 다소 날선 질문을 할 수밖에 없기에 안타깝기도 했다. 게다가 이긴 선수에게 다소 혹독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아직 이예지는 미성년자로서 커가는 단계이며 시간이 필요한 선수라는 점이다. 일찍 시작했기에 얻는 것도 있지만 잃는 것도 분명하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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