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눈이 안 보일 때까지' 링에 서고 싶다는 '격투가' 추성훈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2015. 9. 8.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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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몸이 말을 안 듣거나 부상이 너무 심해 눈이 안보이는 거 아니면 끝까지 링에 서겠습니다."

추성훈(40)에 대해 한국인들은 어떻게 인식할까. 아마 '파이터'라는 이미지보다는 슈퍼맨과 같은 빵빵한 근육질에도 자상한 이중 매력을 지닌 '사랑이 아빠'로 알고 있지 않을까. 그러나 추성훈 본인은 격투가로서의 자부심이 상당했다. 링에 계속 서는 것이 '삶의 목표'라며 그 삶의 목표가 없어지는 날이 올까 두렵다고 했다.

8일 서울 중구 장충동에 있는 한 호텔에서는 UFC파이트나이트(Fight Night) 서울 티켓 오픈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행사를 시작으로 대대적인 홍보에 들어간 UFC는 11월 28일 서울 장충 체육관에서 첫 한국 대회를 개최한다.

이번 대회는 그야말로 친한파 멤버들로 알차게 구성돼 있다. 어머니가 한국인인 전 챔피언 벤 헨더슨이 메인이벤트 경기를 맡고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많이 알려진 '사랑이 아빠' 추성훈,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파이터' 미르코 크로캅, 한국 최고의 파이터인 김동현 등이 흥행몰이에 나선다.

추성훈은 상당히 격앙된 모습이었다. 약 8년여 만에 다시 국내 무대에서 선다는 사실에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팬들이 워낙 많이 사랑해주시니 무조건 이겨야한다는 생각뿐이다"면서 "자존심을 지키고 싶다"며 한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한국인 어머니와 재일교포 3세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 직업적인 유도선수 생활은 한국에서, 2001년 일본 귀화 후 종합격투기 선수 생활은 일본에서 한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가 바로 추성훈이다. 참 긴 사연을 지닌 그이기에 일일이 나열하긴 힘들지만 최근 그는 국내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어느새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섰고 그 스스로도 "한국과 일본 사이를 좋게 하기 위한 역할 있다고 믿는다"며 자신의 위치에 대한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잦은 방송 출연으로 인한 고충도 있었다. 추성훈은 "솔직히 방송도 하며 격투기 준비하는 것은 진짜 힘들다. 훈련에 지장이 있을 정도다. 하지만 그것이 제 의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라도 종합격투기를 알리고 경기장을 찾는 팬을 하나라도 더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뼛속까지 격투가였다.

"'사랑이 아빠'로 다들 많이 알 텐데 이제 격투가로 다시 돌아왔다"고 밝힌 추성훈은 어느덧 만 40세가 넘은 그에게 서서히 마무리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은퇴 계획이나 구체적인 시기에 대해 전혀 정한 것이 없다는 그는 "삶의 목표는 격투기 선수로 링에서 이기는 것이다. 점점 그렇게 할 수 있는 기간이 적어지고 있다는 것이 두렵다. 솔직히 타이틀 매치에 도전하는 것보다 격투기 자체가 '도전'의 의미가 더 크다. 이젠 나와의 싸움이다"라며 노장의 파이터로서의 고뇌를 털어놓기도 했다.

"정말 몸이 안 움직일 정도로, 부상이 심해서 눈이 안보이거나 하는 정도로 어쩔 수 없을 때까지 격투기를 계속 하고 싶어요. 솔직히 최근 예전보다 '헝그리 정신'이 많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어요. 결국 자신과의 싸움이죠. 스스로에 대한 도전의 연속이며 격투기에서 은퇴를 하는 그 순간이 바로 제 자신에게 지는 순간일겁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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