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박태환,올림픽수영장 2시간 훈련 관찰기

전영지 2015. 8. 25.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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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훈련
노민상 감독이 박태환을 따라가며 초를 재고 있다. 50m씩 끊어 반복훈련하는 메인세션에서. 박태환의 훈련파트너는 노민상 꿈나무 교실의 고등학생 선수다.
노민상감독박태환2
박태환노민상감독
"보세요. 초가 이렇게 잘 나온다니까!"

섭씨 35도를 오르내리는 8월의 폭염속 서울 방이동 올림픽수영장, 레인 밖에서 스톱워치를 들고 박태환(26)을 따라 뛰던 노민상 감독이 찡긋 눈짓 한다. "50m, 24초!" 노 감독이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박)태환이가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 몰라. 두달만에 이렇게 몸이 올라오잖아." 사력을 다한 박태환이 풀 벽면을 잡고 거친 숨을 몰아쉰다.

매일 저녁 6시부터 8시 박태환은 노민상 꿈나무 수영교실에서 훈련을 한다. 충격적인 도핑 파문속, 첫 은사는 '머리 큰' 제자를 다시 품었다. 우여곡절끝에 6월 1일부터 시작된 훈련은 어느덧 두 달째로 접어들었다. 수영 인생에서 가장 힘든 순간, 유일한 위안은 수영이었다. 피와 땀을 토하는 수영장에서 시름을 잊었다. 오랜만에 본 '박태환표' 명품 스트로크는 여전했다. 박태환의 훈련 파트너는 중고등학생 꿈나무들이다. 나직한 천장 아래 수영장은 사우나를 방불케 했다. 훈련을 지켜보는 내내 등줄기엔 땀이 줄줄 흘렀다.

▶"이렇게 그만 둘 순 없다"

도핑 사건 후 스스로에 대한 실망감이 컸다. 그러나 파장이 이렇게 클 줄 몰랐다. "고의가 아닌 실수니까…." 그러나 세상은 마음같지 않았다. 의혹과 불신은 깊었다. 이번 도핑 사건이 '호의와 무지, 무한 신뢰가 부른 참사'라는 말에 박태환은 고개를 끄덕였다. "주변 사람들이 다 너무 잘해줬다. 분간이 안됐던 것같다. 인간관계에서 조심하는 부분이 생겼다. 나의 어떤 부분을 보는지, 왜 잘해주는지…, 그런데 마음은 안보여서 힘들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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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이 지난 3월 FINA청문회를 앞두고 간절한 마음으로 적어내린 일기.
도핑 판정 후 가장 지옥같은 순간은 지난 3월 스위스에서 열린 세계수영연맹(FINA) 청문회였다. 기도같은 일기는 절박했다. '청문회에서 좋은 결과를 받을 수 있게 도와주세요. 지금까지도 열심히 해왔지만, 브라질올림픽에서 멋진 결과를 보여줄 수 있게…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박태환은 이를 악물었다. "일부러 했다면 팬퍼시픽, 인천아시안게임을 안나갔을 것이고, 검사를 피하기 위해 작전도 짰을 것이다. 주사를 맞은 시기가 7월 말인데 8월 '팬팩' 대회 직전에 자살행위를 하는 선수가 어디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결국 행동으로, 실력으로 다시 입증하는 수밖에 없다고, 다시 시작하는 수밖에 없다고, 그렇게 독한 도전을 결심했다. "고의였다면 그냥 은퇴했을 것이다. 그만 두고 싶어도 이렇게 그만 둘 수는 없다. 이렇게 그만 두면 정말 거짓된 사람으로 남게 된다."

▶'파트너' 미치의 금메달, 펠프스의 부활을 보며

박태환은 "8월 카잔세계수영선수권을 집에서 TV로 시청했다"고 했다. 날마다 새벽잠을 설쳤다. 가족들에게 신이 나서 '해설'을 하다 이내 시무룩해졌다. '왜 내가 여기서 이걸 보고 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마이클 볼 감독 아래 함께 훈련했던 '파트너' 미치 라킨 이야기엔 표정이 환해졌다. 배영 100-200m에서 2관왕에 올랐다. "미치가 금메달 따는 순간 소리를 질렀다. 소름이 돋았다. 아, 지금도 소름 돋는다"고 했다. "미치는 내겐 '브라더'다. 성실하고, 활달하다. 늘 훈련을 같이 했다"며 웃었다. 볼 감독은 라킨의 금메달 후 "박태환은 평상시 훈련 강도가 매우 높았고, 이런 훈련태도가 함께 지내는 라킨에게도 자연스럽게 전달됐다"고 했다. "미치가 금메달 후 '같이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문자했더라. 나도 '축하한다. 집에서 봤는데 정말 기뻤다'고 답장했다. 미치가 '빠른 시간내에 얼굴도 보고 올림픽도 같이 나가자고 하더라'"며 웃었다.

8월 초 전미수영선수권, '수영황제' 마이클 펠프스 이야기를 꺼내자 박태환의 눈빛이 반짝 했다. 음주운전 파동 이후 돌아온 펠프스는 접영 100, 200m, 개인혼영 200m에서 올시즌 세계 최고 기록을 세웠다. "펠프스를 보며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나이는 중요하지 않지만, 훈련과정은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펠프스가 밥 바우먼 코치 밑에서 8개월 동안 엄청 열심히 했다고 들었다. 나는 하루에 겨우 2시간, 6㎞ 훈련한다. 호주 훈련 때의 절반 수준이다. 강도를 더 높여야 하는데…"라며 아쉬워 했다. 내년이 돼야 훈련 징계가 풀린다. 박태환은 긍정의 힘을 잃지 않았다. "훈련기간이 짧다고 못할 건 없다. 기간이 길면 좋겠지만, 짧으면 짧은 대로 집중력있게 할 수 있다. 정신적인 면에서도 더 강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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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선수들은 격렬한 메인세션 전후로 근육을 이완시키기 위한 웜업, 웜다운을 해줘야 한다. 8시 곧바로 이어지는 아쿠아로빅 수업, 수강생 등 틈에서 꿋꿋이 웜다운하고 있는 박태환.
올림픽수영장에서 어렵게 허락된 '하루 2시간'은 그래서 박태환에게 황금처럼 귀하다. 단 1분도 허투루 쓰지 않았다. 열심히 해야 할 이유가 있다. 오후 8시 정각,'아쿠아로빅' 수업을 위해 수영 레인을 해체했다. 순식간에 40~50대 아주머니들로 풀이 꽉 들어찼다. 수영선수는 격렬한 메인 세트 전후 웜업(준비운동), 웜다운(마무리운동)으로 근육을 풀어줘야 한다. '아쿠아로빅 아주머니 회원들' 틈새로 박태환이 유영했다. 주변의 시선에 아랑곳 않고 할 일을 했다. "훈련이 늦게 끝나면 아예 웜다운을 못할 때도 있어요. 그래도 이렇게나마 할 수 있으니 감사하죠"라며 싱긋 웃었다. 수영장을 빠져나가는 박태환을 알아본 수영장 회원들이 손을 흔들었다. "박태환, 화이팅!" 박태환이 모자를 벗고 꾸벅 인사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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