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 인터뷰] 정복을 멈추지 않는 박지수

2015. 6. 29.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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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엄 박지수는 이름보다 '정복자'라는 별명이 더욱 친숙하다. 솔직히 언제부터 그 별명이 불렸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스타1) 시절이었을 것이다. 실제로 박지수는 '정복자'라는 별명에 어울리게 많은 대회를 정복하며 승승장구했던 선수 중 한 명이다.

걸출한 테란 플레이어였던 박지수는 지난 2010년 12월 갑작스럽게 은퇴를 선언했다. 이유는 '개인사정'이라고 했다. 많은 팬들은 충격에 빠질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스타크래프트2가 출시되고 난 뒤 복귀를 선언한 박지수는 oGs와 프랑스 게임단 밀레니엄에서 꾸준한 성적을 거뒀다. 지난 해 11월 드림핵 윈터에서는 6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사실 프랑스에 거주하는 박지수는 인터뷰를 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불가능이라고 생각했지만 기회가 찾아왔다. 박지수가 월드 챔피언십 시리즈(WCS) 시즌2 파이널 참가를 위해 캐나다 토론토에 방문한 것이다. 포모스는 캐나다 토론토에서 박지수와 만나 최근 근황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 인터뷰를 정말 오랜만에 하는 것 같다
▶ 기억이 없다. 3년 만인가?

- 최근 근황을 들려주자면
▶ 연습하면서 남들과 똑같이 대회가 출전하면서 지내고 있다.

- 보기 드물게 유럽 게임단인 밀레니엄에 입단했는데 이유가 있었나
▶ oGs 시절 당시 블리자드컵 때문에 한국을 방문한 '스테파노' 일리예스 사토우리가 팀 숙소에서 일주일 동안 훈련했다. '스테파노'를 통해 밀레니엄에 대해 알게 됐다. 이후 팀이 해체되면서 새로운 팀을 찾고 있었다. 갑자기 밀레니엄이 생각났고 개인적으로 이야기를 해서 합류하게 됐다.

- 잘 몰라서 그런데 프랑스는 불어를 사용하지 않나? 힘들었을 것 같다
▶ 밀레니엄은 스태프가 대부분 영어를 사용했다. 지금은 어느 정도 하지만 당시에는 잘 몰라서 고생했다.(웃음)
 
◆ 고생의 시작

지난 2012년 팀에 합류한 박지수는 첫 번째 출전한 아수스 ROG 서머에서 팀리퀴드 '태자' 윤영서와 당시 SK게이밍 소속이었던 장민철(은퇴)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어 출전한 ESWC와 드림핵 발렌시아에서 결승에 올랐지만 준우승에 머물렀다. 대부분 사람들은 박지수가 팀 이적 이후 좋은 성적을 내면서 프랑스 마르세유에 위치한 팀 하우스에서 아무 탈 없이 잘 지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박지수는 적응하는데 매우 힘들었다고 했다.

- 숙소 생활은 어땠나. 이야기를 들려달라
▶ 프랑스였고 숙소 생활을 한 적이 없어서 처음에는 기대를 많이 했다. 그렇지만 도착하고 난 뒤 기대한 것과는 많이 다르더라. 먼저 말이 안 통했고 먹을 것도 문제였다. 재료는 많은데 만들 줄 몰랐다. 당시 (전)용수가 팀에 있었는데 내가 도착한 다음 날 바로 한국으로 돌아갔다. 숙소에 혼자 있다보니 매우 지루했다.

- 지금은 어떤가. 만 4년 정도 됐는데 잘할 것 같다
▶ 그 때보다는 잘한다.(웃음) 그냥 사람과 대화할 수 있는 정도라고 하자.

- '눈물 젖은 빵'을 먹었다는 표현이 있는데 본인에게도 해당되는 것 같나
▶ 처음에 갔을 때 현금을 많이 안가지고 갔다. 대부분 해외 팀들은 먹을 것을 사로 장을 자주 보는 편인데 갑자기 슈퍼에 가질 않았다. 다른 팀원들은 잘 사먹는데 나는 돈이 없다보니 하루에 한끼를 먹으면서 3일 동안 버텼다. 지금은 괜찮지만 예전엔 그런 적도 있었다.

- 지금 프랑스 생활은 어떤가
▶ 살만하다. 일단 한국에서 지내는 것과는 많이 다르다. 프랑스 사람들은 라이프 스타일이 매우 느리다. 처음에 합류했을 때는 진짜 답답했다.

- 본인도 느려진 것 같나
▶ 모르겠다. 예전과 다른 것을 못 느끼겠다.

-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가 있는지
▶ 밀레니엄에 합류한 뒤 처음으로 출전한 아수스 ROG에서 3위를 했다. 기대를 안했는데 4강에 가서 가장 기억에 남는다.
 
◆ 6년 만에 우승, 그리고 눈물

지난 해 12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드림핵 윈터에서 박지수는 당시 스타테일(현 스베누) 소속이었던 이승현을 제압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2008년 스타1으로 진행된 아레나 MSL이후 6년4개월 만에 맛보는 우승이었다. 정상에 오른 뒤 안경을 벗고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은 진한 감동을 느꼈다.

하지만 위기도 있었다. 블리자드는 올해 WCS 체제를 변경하면서 일정한 비자를 갖추지 못한 선수들에 대해 지역 제한을 뒀다. 가장 타격을 입은 선수는 박지수였다. 비자를 다시 획득한지 얼마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후 블리자드가 규정에 변화를 주면서 박지수는 유럽에서 계속 활동할 수 있게 됐다.

- 작년에 열린 드림핵 윈터에서 우승 이후 눈물을 흘리더라
▶ 우승한 사실조차 까먹고 있을 정도였는데 다시 정상에 오르니까 뭔가 감정이 벅차올랐다. 스타2를 시작했을 때 주위에서 빨리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지만 우승을 해야겠다는 부담감 때문인지 잘 안되더라. 기대를 안했는데 우승을 하게 되니까 감정이 복받쳐올라온 것 같다.

- 언제 우승했는지 기억하나
▶ 아레나 MSL이다.

- 올해 앞두고 WCS 체제가 개편되면서 위기도 있었다
▶ 그 전까지는 대부분 한국 선수들이 갖고 있던 비자로 활동했다. 2013년 WCS 시즌1 파이널 때문에 한국에 갔다가 비자를 바꿔서 왔는데 룰이 생겨서 당황했지만 잘 풀려서 다행이다.

- 오랜 시간 동안 게이머로 활동했는데 변화된 점이 있는지
▶ 다들 그렇지만 어렸을 때는 보는 시각이 좁았다. 그러나 나이를 먹으면서 미래를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게임에만 집중하지 못해서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 한국 선수과는 연락을 자주하나
▶ 친구들과도 연락을 자주 못하는 편이고 외국 선수들과는 친하지만 한국 선수와는 잘 만나지 못한다.

- 한국 팬들도 자주 못볼 것 같은데
▶ 못 본지 오래됐다. 2013년 대회했을 때 팬들이 많이 와줬다. 내 팬카페 운영자 분은 선생님이 되어 있더라. 다들 잘 지내는 것 같다.

- 이 자리를 통해 팬들에게 한 마디를 하자면
▶ 나를 기억해주는 사람들이 별로 없을 것이다. 스타2로 넘어와서도 한국에서 생활을 한 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만약 박지수라는 게이머를 기억해준다면 굉장히 기쁠 것 같다. 언젠가 한국에서 다시 한 번 경기를 한다면 경기장에 와줬으면 한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인터뷰를 끝내자
▶ 스베누 (문)성원이 형과 팀 로캇 (고)석현이 형 등 나이 많은 사람들이 힘냈으면 한다. 경기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맨날 잘하는 선수들을 보면 다 어리더라.(웃음)

토론토(캐나다 온타리오주) | 김용우 기자 kenzi@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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