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조 경제 효과?.. "나가노올림픽 17년, 17조 빚만 남았다"

2015. 2. 13.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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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일 시민단체 대표 에자와 마사오

평창을 향한 나가노의 경고 "관광객수 대회 이전 대비 반토막"

"빚 때문에 복지 축소·공공요금 인상…환경 훼손도 복구 안돼"

"1998년 나가노겨울올림픽은 17년이 지난 지금 210만명의 나가노 주민들에게 17조원의 빚더미를 남겼다. 이로 인해 나가노 주민들은 복지 축소와 공공요금 인상 등의 고통을 겪고 있다."

녹색연합 등의 초청으로 방한한 일본 시민단체 '올림픽이 필요없는 사람들 네트워크' 대표 에자와 마사오(66)는 12일 강원도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밝혔다. 나가노시 주민인 에자와는 올림픽 유치활동 교부금 반환소송 재판의 원고 대표로 활동하고 있으며, <올림픽은 돈투성이-나가노올림픽의 이면>이란 책의 저자이기도 하다. 그는 "나가노는 올림픽 이후 환경훼손과 재정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노인 인구 비중이 높은데 빚 때문에 각종 복지지원이 축소됐다"고 말했다.

나가노는 매년 부채 상환에 수천억원을 지출하고 있지만 부채 규모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빚으로 재정이 바닥나자 다시 빚으로 예산을 짜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에자와는 11일 <한겨레>와 한 단독 인터뷰에서 "최근 나가노현과 시에 확인해보니 빚이 오히려 늘었다. 올림픽이 끝난 지 20년이 다 돼가는데 빚더미에서 빠져나올 해법이 없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와 올림픽조직위는 나가노가 세계적인 관광지가 되어서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고 선전했다. 나가노 지역 경제연구소는 2조4000억엔(22조1544억원)의 경제효과가 창출될 것이라며 정부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이런 근거없는 전망은 올림픽 개최 비용이 무분별하게 증가하는 것을 방조하는 근거가 됐다. 유치 당시 3325억엔(약 3조원)으로 책정됐던 경기장 시설 예산은 5214억엔(약 4조8277억원)으로 늘어났다.

장밋빛 전망은 빗나갔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자료(2014년)를 보면 올림픽 개최 5년 후인 2003년 나가노의 스키 관광객 수는 대회 개최 5년 전인 1993년의 46.5%에 불과했다. 전체 관광객도 늘기는커녕 점차 감소하고 있다. 에자와는 "현재 나가노를 찾는 관광객은 거의 없다. 스케이트장도, 썰매장도 방치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봅슬레이·루지 경기장은 93억엔을 들여 지었지만 매년 3억엔 이상의 유지비용이 들어가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봅슬레이 체험 등의 행사를 모색했지만 너무 위험해서 하지 못했다"며 "2018년 평창올림픽까지 일본 대표팀 연습시설로 활용하고 이후에는 폐쇄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가노는 루지·봅슬레이, 피겨·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아이스하키 1·2경기장 5개 시설을 유지하는 데만 인건비를 제외하고도 매년 10억엔 이상의 관리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환경 파괴도 심각하다. 에자와는 "스키점프 경기장을 건설하면서 나비 군락지를 다른 곳으로 옮기고 추후 복원한다고 했지만 끝내 복구되지 못했다. 루지·봅슬레이 경기장도 마찬가지였다. 오히려 환경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더 많은 공사를 하고 더 많은 비용을 썼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립공원인 이와스게산을 지키기 위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국제스키연맹(FIS)과 많이 싸우고 협상을 했다. 그런데 왜 한국은 불과 2주간의 대회를 위해 가리왕산을 파괴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에자와는 "이와스게산을 대신해 활강 경기를 치른 하쿠바 핫포오네는 나가노에서 70㎞가량 떨어진 곳이다. 나가노는 이미 분산개최를 한 셈이다. 평창은 나가노를 교훈으로 삼아 정보를 시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재정도 효율적으로 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허승 기자, 춘천/박수혁 기자 rais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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