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댄스 오재웅-김산하, '한국판 토빌과 딘' 꿈꾼다

2015. 1. 21.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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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여왕' 김연아(은퇴)가 터를 닦은 피겨 스케이팅에는 남녀 싱글과 페어, 아이스 댄스 이렇게 4종목이 있다. 그리고 한국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피겨 전 종목 출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른바 '평창 프로젝트'다.

김연아의 적통을 가리는 여자 싱글은 선수가 넘쳐 나고, 남자 싱글도 수준이 빠르게 향상되고 있지만 페어와 아이스 댄스는 불모지에 가깝다. 외국선수를 빌려 조를 꾸리는 것도 쉽지 않은 사정이다(이 경우 올림픽 출전을 위해서는 외국선수가 한국으로 귀화해야 한다. 국제빙상연맹 대회는 두 명 중 한 명의 국적으로 등록이 가능하지만, 올림픽은 두 명 모두 같은 국적이어야 한다).

그런데 최근 아이스 댄스의 물밑경쟁이 치열하다. 2012년 3월 결성된 레베카 김(리투아니아 태생 한국국적)-키릴 미노프(러시아) 조가 해외에서 활약하는 가운데 지난 8, 9일 KB금융 코리아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 2015(제69회 전국남녀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에서는 국내 선수로만 구성된 이호정-김강인 조가 국내팬들에 첫 인사를 했다.

여기에 2년 전 제67회 종합선수권에서 김지원과 짝을 이뤄 우승한 오재웅(16 수주중)이 재미교포 유망주 김산하(19)와 미국에서 새로운 아이스 댄스 조를 결성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연예인 뺨치는 외모로 인해 '꽃미남 빙상선수'로 유명한 오재웅은 1월 김산하와 함께 한국을 찾아 이번 종합선수권을 현장에서 지켜봤다.

오재웅은 2011년 김재열 빙상연맹회장이 취임하면서 실시한 '평창 프로젝트'를 통해 아이스 댄스의 육성팀에 선발됐다. 당시 유행하던 TV오디션 프로그램방식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남녀 5명의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종합선수권에서 <캐리비안의 해적> 음악에 맞춰, 고난도 커브 리프트를 비롯해, 블루스 스텝 등의 연기를 매끄럽게 선보이며 우승해 주목 받았다.

이후 오재웅은 부상과 파트너 물색 등으로 훈련에 집중하지 못했다. 그러던 중 2014년 여름 김산하를 만나 새로운 조 결성에 합의했고, 지난 11월 아예 김산하의 집이 있는 미국 뉴저지로 날아가 맹훈련에 돌입했다. 고등학교를 막 졸업한 김산하와 함께 세계적인 코치들 밑에서 평창 올림픽 출전에 도전장을 낸 것이다.

김산하는 정통양가태극권에서 적통을 이어받은 무술인 김효원(뉴욕 효원태극사) 씨의 딸로 미국에서 아이스 댄스 싱글 부분(노비스)에서 우승한 경력이 있는 실력자다. 역시 파트너를 구하는 중 발전 가능성이 높은 오재웅을 택한 것이다.

오재웅-김산하 조는 ▲실력을 검증받았고, ▲세계 피겨스케팅의 중심부인 미국 북동부를 기반으로 하고, ▲국적 등에서 전혀 문제가 없는 안정된 조합이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오재웅과 김산하의 동생도 피겨선수일 정도로 양 집안의 후원이 탄탄한 것도 장점이다.

오재웅은 "미국에 간 지 얼마 안 돼 힘든 점도 있지만 (김)산하 누나의 도움으로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피겨 최고봉인 미국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기에 올 여름부터 시작되는 새 시즌에는 좋은 성적이 나올 것 같다. 평창 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국어가 유창한 김산하도 "잘생긴 재웅이는 미국에서도 인기가 높다. 재웅이와 한국 최고를 넘어 세계적인 아이스 댄스 조가 되기 위해 대학 진학도 연기했다. 좋은 결과가 나오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오재웅의 미국훈련에는 한 달에 1,000만 원씩 연간 1억 원이 넘는 경비가 든다. 이에 비스타케이호텔그룹의 최이철 회장이 후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오재웅의 부친 오인섭 씨(비스타케이호텔그룹 전무)는 "김연아 선수 덕에 많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아직도 피겨는 한국에서 여건이 좋지 않다. 3년 뒤 한국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것을 감안해 회사가 통큰 후원을 해 감사하다. 한국사람이 손을 대면 달라진다. 여자 싱글이 됐다면 아이스댄스, 페어 등도 가능하다.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고 설명했다.

김산하-오재웅 조를 포함해 3개의 조가 열띤 경합을 벌이고 있는 한국 아이스 댄스. 2018년 평창올림픽이나, 가까운 미래에 전설의 아이스댄스 조 '토빌과 딘(영국, 1984년 올림픽 우승)'과 같은 한국커플이 나오지 말라는 법이 없다. [헤럴드스포츠=유병철 기자]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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