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박태환' 이의섭, 한국에선 외면 당해

입력 2015. 1. 13. 13:55 수정 2015. 1. 15.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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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 김서윤 기자] 여자수영계에 '여자 박태환'이 등장했다.

지난 9~1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저지 럿거스대학교 수영장에서는 '세라비 인비테이셔널 수영대회'가 열렸다. 미국 최고의 유망주를 가리는 이 대회에서 이의섭(14·한국)은 총 개인 6종목과 단체 2종목에 출전해 5종목에서 1등을 하였으며, 3개의 종목에서 2위를 차지했다.

한국 여자수영계의 놀라운 경사다. 하지만 이의섭은 깜짝 스타가 아니다. 수영황제 마이클 펠프스(30)를 낳은 NBAC에서 훈련 중인 그녀는 2014년 8월 미국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금1·동1이라는 인상적인 성과를 냈다.

당시 이의섭은 3주 만에 여자 접영 200m 개인기록을 갈아치우며 2분10초40으로 우승했다. 물론 본선을 위해 정상급 선수들은 예선에서 전력을 다하지 않으나 이미 성인 선수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실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동메달을 획득한 이의섭의 여자 자유형 400m 기록 4분12초65는 제33회 대통령배수영대회에서 조현주(15)가 세운 한국신기록(4분13초20)보다 0.55초 더 빠르다.

미국청소년선수권대회 역사상 최초의 '21세기 출생 우승자'로 기록된 이의섭은 당연하게도 현지 수영계의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수영매체 '스윔스왐'은 9일 "14세의 동양소녀가 거대한 미국 선수들을 제쳤다"면서 "이의섭은 미국수영연맹에서 진행하는 청소년국가대표팀 프로그램에 선발됐으나 미국 국적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제외됐다"고 보도했다. '스윔스왐'은 온라인 수영매체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방문자를 자랑한다. 이미 이의섭을 세계수영계에서 주목하고 있다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수영 강국 미국에서 이의섭은 계절이 2번 바뀌는 동안 눈부시게 성장했다. 앞으로의 기량발전 속도와 활약이 얼마나 무궁무진할지 가늠이 되지 않을 정도다.

그러나 이의섭은 정작 한국에서는 외면받고 있다. 대한수영연맹 등록선수가 아니라는 이유로 미국청소년선수권대회 여자 자유형 400m 동메달 기록이 한국신기록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을 정도다.

하지만 이의섭 아버지 이주한씨의 말에 따르면 "해외거주 한국 학생에 대한 선수등록불허 문제는 불합리한 현행 제도와 규정에 따른 것으로 대한체육회와 수영연맹도 이 문제를 인지하여 협의를 통해 문제 해결을 약속했다"며 "현재 추진중이며 앞으로 잘 해결 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현재 이의섭의 기량은 국적만 아니라면 미국청소년대표로 선발될 정도다. 한국수영계의 외면이 장기화하면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서 러시아 선수로 3관왕에 오른 빅토르 안(30·한국명 안현수)의 사례처럼 또 하나의 유능한 인재가 국외로 유출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evelyn1002@maekyung.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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