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수영 국가대표 선발 비리, 어디 그뿐일까"

2014. 10. 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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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김현정의 뉴스쇼]

- 협회실세나 심판 등 공범있을 가능성

- 징계가 고작 '휴가'… 잠깐 쉬다 복직

- 수영 외에 체육계 전반 들여다봐야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정희준 (동아대 스포츠과학부 교수)

얼마 전 끝난 인천아시안게임 수영 국가대표 선수 선발과정에서 거액의 금품이 오간 혐의가 포착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오늘 아침에 들어온 소식인데요. 대한수영연맹 이사가 싱크로나이즈드 국가대표 선발과정에서 선수 부모들로부터 1인당 수천만 원씩을 받았다, 이런 혐의를 경찰이 잡고 있습니다. 수사 결과를 끝까지 지켜봐야 되겠지만, 이미 체육계에서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하고요. 상당히 구체적인 증거들을 잡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전문가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동아대학교 정희준 교수 연결을 해 보죠. 정 교수님, 안녕하세요?

◆ 정희준>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다른 것도 아니고 국가대표 선발전입니다. 부정이 있을 수가 있습니까?

◆ 정희준> 있죠. 비리가 작은 대회, 큰 대회를 가리지는 않고요. 또 큰 대회일수록 그런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많이 엮이기 마련이죠. 그래서 보통 스포츠계를 보면, 심판 판정비리 문제가 이제까지 많이 있어 왔거든요. 그런데 심판판정 비리도 문제지만, 심지어는 선수들이 스스로 승부조작에 참여하는 경우들도 있고 해서 요즘 전방위적으로 문제라고 봐야겠는데요. 이번 문제는 심판 혼자서 한 것 같지는 않고요. 일단 협회 이사가 주도했다고 하는데요…

◇ 김현정> 지금은 이사 혐의만 잡은 거거든요.

◆ 정희준> 혐의가 사실이라 하더라도 이사 혼자서 하지는 않았을 거고요. 학부모한테 돈을 받은 건 이사일지라도 심판들한테 전달, 지시를 해야 될 거 아닙니까? 그러면 심판들도 분명히 연루가 돼 있을 가능성이 있고, 아마 협회의 실세라고 할 수 있는 어떤 또 다른 고위직들이 연루가 됐을 개연성도 수사 해야겠죠.

◇ 김현정> 제가 그 부분이 궁금했어요. 아시안게임의 대표 선수 선발 정도면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는 큰 경기일 텐데 이게 어떻게 가능한가. 이사 혼자서 되는 게 아니라 여기에 주목하는 많은 사람들이 같이 눈을 감아줘야만 가능하다고 보시는 거군요?

◆ 정희준> 그렇죠. 이런 판정 비리, 특히 대표팀 선발전 같은 경우에는 선발과정에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거든요. 그래서 이사 혼자서 독단적으로 할 수 있는 그런 일은 아닙니다.

◇ 김현정> 하지만 누가 시킨다고 심판들이 다 순순히 응합니까? 그 돈 몇 푼 때문에요?

◆ 정희준> 그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달질 수 있는 거죠. 그 사람이 실세라면 그럴 수 있는 거고요. 그 실세가 만약 대표팀 선발전까지 자기 혼자서 개입하기가 힘들다면 자기가 아닌 다른 실세한테 부탁을 하는 거죠. 보통 그렇게 이루어지거든요.

◇ 김현정> 심판이 이 제안을 거부하면 뭔가 불이익이 있습니까? 심판이 싫다고 할 수도 있잖아요?

◆ 정희준> 싫다고 할 수도 있고 그런 경우도 당연히 있기는 한데요. 어떤 심판의 경우에는 그게 잘 안 되는 거죠. 예를 들어서 협회의 높은 사람이 자기한테 지시나 부탁을 했는데 그걸 자기가 거절하게 되면 추후 협회에서 예를 들어서 왕따가 된다거나 아니면 심판 배정을 받지 못하게 되는 경우들이 있기 때문에요. 그냥 울며 겨자 먹기로 받아들이는 경우도 있고, 좀 적극적으로 하는 사람들도 있을 거고요. 케이스는 다양하지만 위에서 지시가 내려오면 사실 거절하기가 힘들다, 그런 분위기가 있는 건 분명합니다.

◇ 김현정> 저희가 쭉 조사를 해 보니까요.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건 지금이지만 이미 수영계에는 소문이 파다했다, 이런 얘기가 들립니다. 그럼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이런 식의 비리가 과연 수영만의 일일까. 또 우리가 의심해보게 되는데요. 어떤가요?

◆ 정희준> 그렇지는 않죠. 예를 들어서 자식이 좋은 대학을 가야겠다거나 아니면 남자 선수들 같은 경우에는 병역 혜택을 받아야 되겠다고 하는 경우에요. 종목에 따라서 학부모들이 나서서 협회 사람들과 평소의 친분관계를 가지고 이런 거에 나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제까지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어요.

예를 들어서 유도 같은 종목은 특정 대학이 한때는 심판위원 전원을 모조리 독식하고 있던 경우도 있었고요. 그리고 얼마 전에 문제가 됐던 태권도의 판정비리가 심각해서 그 선수의 아버지가 자살도 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이런 문제는 어느 한 종목의 문제가 아니라 체육계 전반에 걸쳐 있는 거라고 봐야 되겠죠.

◇ 김현정> 그러면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싱크로나이즈드 외에 다른 데까지도 수사를 확대해 볼 필요가 있다는 말씀이시네요?

◆ 정희준> 그렇죠. 당연히…

◇ 김현정> 당연합니까?

◆ 정희준> 이번 아시안게임 선발전 뿐만은 아닐 겁니다. 문제는 이걸 잡아내는 게 사실 쉽지가 않죠. 몰래몰래 하는 일들이기 때문에 좀 노력을 기울여야 여죄가 밝혀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김현정> 체육계에는 소문이 파다한 일이고 또 지금 말씀하신 태권도협회의 비리라든지 이런 것도 우리가 다 아는데요. 왜 이런 식의 비리는 근절이 안 되는 걸까요?

◆ 정희준> 제가 정말 안타깝게 생각하는 건 예를 들어서 문제가 생기면 거기에 대한 징계만큼은 철저하게 해야 되거든요.

◇ 김현정> 물론이죠.

◆ 정희준> 그런데 예를 들면 이런 거예요. 여자 고등학생들을 성추행한 감독이 쫓겨났다가 다시 다른 여자고등학교에 가서 감독을 하는 게 말이 안 되지 않습니까? 그런데 체육계에서는 이런 잘못을 저질렀을 때 그 징계가 사실상의 휴가인 경우가 많아요.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징계가 휴가라니요?

◆ 정희준> 그러니까 이 사람이 잘못을 했으면 당연히 퇴출을 시켜야 되는데요. '몇 달만 쉬어' 이런 식으로 해서 잠깐 나갔다가 다른 자리, 다른 감독, 다른 협회 임원으로 다시 복직하게 되는 거죠. 그러니까 사실은 일벌백계라는 게 전혀 작동하지 않고요. 죄를 한번 저질러도 재수가 없게 걸렸다, 한번 좀 쉬었다 와야지, 이런 식의 생각을 하니까 문제가 계속 반복될 수밖에 없는 거죠. 그래서 다른 분야는 세 번 잘못하면 아웃, 스리 스트라이크 아웃 이런 게 있는데요. 체육계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을 시켜야 됩니다.

◇ 김현정> 원 스트라이크 아웃이 필요하다. 싱크로나이즈드 국가대표 선발과정에서의 비리혐의. 아시안게임의 대표선수를 선발하는 데까지도 이런 부정이 있었다니 좀 충격적입니다. 이것도 우리가 관심을 가지고 끝까지 수사결과를 지켜보겠습니다. 교수님, 고맙습니다.

◆ 정희준>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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