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올림픽> 쇼트트랙 銀 이호석 '빛나는 조연'

2006. 2. 13.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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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리노=연합뉴스) 특별취재반 = "후회 없는 경기였다.아쉬운 점도 있지만 은메달도 값진 성과다"

13일 오전(한국시간)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은메달을 거머진 이호석(20.경희대)은 "생각했던 것 만큼 후회없는 경기를 펼쳤다"며 "(안)현수 형의 우승을 축하한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날 결승 레이스에서 이호석은 마지막 바퀴를 남기고 1위로 치고 올랐지만 아웃코스에서 인코스로 들어오던 안현수에게 선두를 내줘 다잡은 듯 했던 금메달을 은빛으로 바꾸고 말았다.

하지만 그의 얼굴에는 아쉬움보다는 한국이 금.은메달을 모두 휩쓸었다는 데 더욱 의미를 두는 눈치였다.

이호석은 "마지막 바퀴에서 (안)현수 형이 치고 들어 오는 상황에서 자칫 무리하면 충돌할 수도 있어 마지막 스퍼트를 하지 않았다"며 "절대 양보는 아니었다. 내 실력대로 탔을 뿐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상대가 외국 선수였다면 한번 더 치고 나갈 생각이었지만 같은 한국 선수여서 무리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스케이트날이 얼음 속에 박힐 정도로 빙질이 좋지 않은 상태여서 자칫 욕심을 잘못 냈다가 다잡은 금.은메달도 놓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게 이호석의 설명이다.

평생 다시 딸 수 있을지 모르는 금메달이지만 한국의 금 사냥에 도움을 주겠다는 '빛나는 조연' 역할을 떠맡았다

이날 이호석의 활약이 없었다면 안현수의 금메달도 장담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게 한국 선수단의 평가다.

이 에리사 총감독은 "이호석이 있었기 때문에 안현수가 금메달을 딸 수 있었다"며 그를 칭찬하기에 바빴다.

레이스 초반 중국의 리자준과 리예에 앞뒤로 가로막혀 고전하고 있을 때 5위로 달리던 이호석은 6바퀴를 남기고 리자준의 방어를 뚫고 외곽으로 빠져 나와 선두에 나섰고, 순간적으로 상대가 헷갈린 틈을 타서 안현수가 2위로 치고 올라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결국 안현수가 막판에 1위를 할 수 있었던 계기도 이호석이 만들었고, 마지막 추월에 나서지 않으면서 한국에 금.은메달을 안겨준 것도 이호석의 도움이었다.

'혹시 작전지시에 의해 양보한 게 아니냐'는 질문에 이호석은 "양보 등 그런 것에 대해선 작전지시를 받은 게 없다. 경기 전에 같이 작전지시를 받았지만 나름대로 경기를 치렀다"고 덧붙였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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