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인사이드]최고의 경기로 팬 사로잡은 히어로즈,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강영훈 2016. 10. 4.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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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이하 히어로즈) e스포츠 리그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슈퍼리그' 시즌 3가 막을 내렸다. 이날 열린 결승전에서 우승한 L5, 이를 상대한 MVP 블랙 모두 이전에 보여줄 수 없는 경기력을 보이며 현장을 찾은 관객, 그리고 시청자의 탄성을 자아냈다. 경기가 끝난 후 기사에도 결승전 명경기 덕분에 히어로즈의 매력에 빠졌다는 댓글이 주를 이뤘다.

 

슈퍼리그는 총 네 번, 그리고 올해만 세 번의 결승을 치렀다. 한국에서 벌어진 스프링 챔피언십까지 다섯 번의 결승이 치러진 히어로즈의 경기력이 이번 시즌에야 인정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블리자드 표 캐릭터가 등장하는 AOS 장르인 히어로즈는 2013년 블리즈컨 현장에서 첫 트레일러 영상이 공개될 당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2015년 2월 한국에서 열린 히어로즈 이벤트 역시 많은 팬이 몰리며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일각에서는 같은 장르 경쟁작을 위협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왔다.

 

하지만 히어로즈는 출시 이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출시 직후 진행된 PC방 이벤트는 일부 업주의 빗나간 욕심으로 PC방을 찾은 게이머들이 허탕을 치고 돌아가야 했다. 이는 히어로즈에 부정적인 이미지로 작용했다.

 

출시 직후 느린 콘텐츠 업데이트도 게이머들의 등을 돌리게 만들었다. 다양한 맵을 내세운 히어로즈였지만, 영웅의 부족은 결국 게임을 단조롭게 만든 것. AOS 장르는 게이머가 한 번 이탈하면 그 속도는 더욱 빨라진다. 게이머가 줄어들면 게임 매칭 속도가 느려지고, 이를 기다리던 다른 게이머도 결국 게임을 떠나게 되는 악순환의 연속이었다.

 

이런 힘든 상황에서 슈퍼리그가 출범하며 히어로즈에 힘을 더해줄 거로 예상했지만, 게임에서 드러난 단점은 슈퍼리그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경기는 단조로웠고, 팀 간 전력 차는 너무나 컸다. 결승에서 만난 MVP 블랙과 TNL의 경기에는 많은 관중이 몰렸지만 장비 문제로 경기 시작은 2시간 넘게 지연됐다. 아쉬운 순간이었다.

 

​악재의 연속이었다. 게임 업데이트 속도는 늦고, 경기력 격차가 큰 나머지 리그도 힘을 잃어갔다. 올해 5월 출시된 오버워치의 성공과 비교되며 히어로즈는 점점 빛을 잃어갔다.

 

그러나 슈퍼리그 시즌3에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늦은 감이 있지만, 영웅의 수는 게임에 전략적인 면을 더할 수 있을 정도로 늘었다. 히어로즈가 특징으로 내세운 다양한 맵 역시 다른 AOS와 차별화할 수 있을 정도로 확장됐다.

 

히어로즈 분위기 반전의 정점을 찍은 건 선수들의 몫이었다. 중상위권 팀이 추격을 시작하자 상위권 팀 역시 예전에 하던 대로 하면 진다는 위기감에 빠졌다. 하기 싫은 맵이라도 승리를 위해서는 연습해야 했다. 어느 팀이든 상대의 예상을 뛰어넘는 전략을 들고 나왔다. 승리를 위해서였다. 게다가 시즌3 파이널은 블리즈컨 무대에서 벌어진다. 게이머라면 모두 꿈꾸는 무대인 블리즈컨을 가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경쟁했다.

 

이는 세트 스코어로 나타났다. 4강 이후 일방적으로 끝난 경기는 없었다. 매 경기 치열한 접전이 벌어졌다. 경기 수준이 올라가자 현장에 방문하는 관중의 수도 늘기 시작했다. 결승전 당일 엄청나게 몰려든 인파로 일부 방문객은 발길을 돌려야 할 정도였다. 경기 역시 치열했다. 다시 한 번 왕좌를 노리는 MVP 블랙이 두 세트를 따냈다. 2세트에서는 신 맵을 선택하는 과감함까지 보였다. '외인구단' L5는 이후 날카로운 판단으로 세 세트를 따내며 역전했고, 그대로 마지막 세트를 차지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 후 커뮤니티와 포털에는 결승전에 대한 호평이 쏟아졌다. 이전과 다르다는 이야기도 많았다. 블리즈컨과 다음 슈퍼리그에 대한 기대도 높았다. 특히 작년 블리즈컨에서 한국 대표 TNL이 아쉬운 성적을 냈기에 올해 참가팀인 MVP 블랙과 L5에 거는 기대는 더욱 높다.

 

출시 이후 분위기 전환에 성공한 히어로즈지만, 내년 시즌 어떻게 진행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블리자드는 2017년 히어로즈 e스포츠 계획을 공개하는 게시물에서 세계 각 지역의 모든 리그를 온라인 리그 구조로 바꾼다고 발표했다. 상위 8팀에게 기본 보상과 꾸준한 경기 출전을 보장하는 계약도 제시한다고 공개했다.

 

자세한 계획이 공개된 것은 아니다. 블리자드와 팀의 계약으로 선수들에게 꾸준한 기회와 안정적인 수입을 제공하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온라인 리그로 대회가 진행되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아직 구체적인 리그 운영안이 발표되지 않은 상황에서 블리자드의 계획을 판단하기는 이르다. 하지만, 리그의 모든 경기가 온라인으로 진행된다면 분명 아쉬움은 남을 것이다.

 

히어로즈는 이제 다시 시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수와 팬의 노력으로 히어로즈는 다시 한 번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기회를 타고 다시 한 번 리그를 흥행시킬지, 아니면 찬물을 끼얹을지는 블리자드의 선택에 달렸다. 게이머, 시청자, 선수, 그리고 팀의 의견을 충분히 청취하고, 모두가 웃는 방법으로 히어로즈 리그를 발전시켰으면 하는 바람이다. 

포모스 박상진 기자 Vallen@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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