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훈 칼럼] '유로 결산 ①' 유로2016 득점패턴 완벽분석

조회수 2016. 7. 17. 17:0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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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대학교 축구학과 경기분석팀이 얼마 전 포르투갈의 우승으로 끝이 난 유로 2016 득점패턴을 분석했다.

그동안 TV 중계 영상 저작권의 문제로 유로 2016 대회는 영상편집을 통한 분석글을 전하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 칼럼에선 영상을 기반으로 한 질적분석(주관적, 계량화 불가능한 자료)이 아닌, 데이터 자료를 기반으로 한 양적분석(수치, 객관적, 계량화 가능한 자료) 칼럼을 준비해봤다.

유로 2016 전체 득점 데이터- UEFA 공식 홈페이지 화면 캡쳐

#총 득점 - 108골

프랑스에서 열린 이번 대회는 총 24개국 대표팀이 참가한 만큼 많은 골(108골)이 터졌다. 일각에서는 늘어난 경기 수만큼 골이 터지지 않은 것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이는 객관적 약팀으로 평가된 팀들이 소극적 경기운영을 펼친 탓이다.

문제는 이들이 심지어 수비를 잘했다는 점이다. 대회개막 전 축구팬들은 강팀들이 약팀을 상대로 화끈한 공격을 펼치리라 예상했으나, 개최국 프랑스조차 루마니아와의 개막전서 진땀승을 거뒀다.

유로 2016은 총 108골 기록을 기록했다. 이 중 자책골이 3개, 페널티킥 득점이 8개였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이러한 팀들(아이슬란드, 웨일스, 포르투갈)이 있었기에, 이번 대회가 황홀했다. 더욱이 ‘대표팀 역사상 최약체’라고 평가받아온 이탈리아가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지휘 아래 보여준 철저하고 효율적인 역습 축구는, 축구와 수비의 진정한 ‘멋과 재미’를 선사했다.

#득점 부위 – 네덜란드가 없어도 왼발이 강세?

 신체 부위별 득점 분포도 - 자책골과 페널티킥을 제외한 총 97골 중 37%가 왼발서 터졌다.

그렇다면 득점은 어떻게 터졌을까? 역시 예상대로 오른발 득점이 가장 많았다. 자책골과 페널티킥 득점을 제외한 총 97개 골 중 40골이 오른발서 터졌다. 득점비율로는 41%에 해당한다. 여기에 자책골(1골)과 페널티킥(6골)까지 더하면, 페널티킥 키커 또한 여전히 오른발잡이 선수가 많았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왼발 득점비율을 더 주목할 가치가 있다. 무려 36득점이다. 37%라는 득점비율이 말하듯 오른발 득점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왼발을 잘 쓰는’ 네덜란드 대표팀이 이번 대회 불참한 걸 생각하면 더욱 흥미로운 결과다.

이전에 열렸던 유로 2008, 2012 대회서 왼발 득점률(슈팅당 득점)은 각각 24.6%와 17.1%를 기록했다. 위 기록은 득점 중 비율이라는 데서 차이가 있지만, 왼발의 파괴력이 커졌음을 무시할 순 없는 결과다.

왼발을 경계하라. 네덜란드 대표팀이 없어도 왼발 득점은 터졌다. 그것도 아주 많이.

왼발로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린 팀은 프랑스다. 총 13득점을 터뜨려 이 중 7득점을 왼발로 기록했다. 뒤이어 웨일스가 총 10득점 중 6득점을 왼발로 기록했다. 왼발 득점 순위 3위인 벨기에의 2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렇게 두 팀이 압도적인 왼발 득점력을 뽐낼 수 있었던 이유는 팀 내 최다 득점자인 앙투완 그리즈만(4골)과 가레스 베일(3골)의 활약 덕분이었다. (이밖에 자책골과 페널티킥서 각각 1골과 2골을 왼발로 기록했다.)

이밖에 머리 즉, 헤더(Header) 득점은 총 21골이 터졌다. 이는 22%에 해당하는 수치다. 한편, 이번 대회서는 앞서 언급한 왼발, 오른발, 머리 이외 부위에 맞고 들어간 ‘우연한 골’은 나오지 않았다.

#득점 이전 볼 터치 횟수 – 뛰어난 퍼스트 터치에 이은 슈팅의 3배에 달하는 골 결정 방법은 무엇?

그만큼 정확한 임팩트로 노려야만 골을 기록할 수 있었다는 것일까(?) 오늘날 정확한 슈팅 임팩트를 갖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안정된 퍼스트 터치 능력이 중요하다.

과거 드리블이 성행하고 압박이 체계적이지 않았던 축구계에 비해 현대 축구는 주저할 시간이 없을 정도로 너무나도 긴박해졌다. 한순간 상대 골문에서 우리 골문까지 공이 전달되는데 5초가 채 안 되는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따라서 퍼스트 터치의 중요성은 정확한 임팩트를 하기 위해 절대적으로 갖춰야 할 필수 요소다. 유로 2012 득점패턴 분석 자료에 따르면, 이미 그 중요성이 두드러진 지 오래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퍼스트 터치도 중요하지만, 이왕이면 더 빠르게 처리하라. 

유로 2012 대회서 마지막 패스를 한 번에 받아 슈팅했을 때 득점률이 64%로 가장 높았다고 한다. 반면 2회 이상 터치 후 시도된 슛은 16%로 낮은 득점률을 나타냈다. 그만큼 터치 수가 길어질수록 골을 넣기 어렵다는 말이다.

유로 2016 대회서는 총 97개의 득점 중 63골이 논스톱(Non-Stop) 슈팅으로 이루어졌다. 한 번 받아 슈팅해 기록한 득점은 20개였다. 이어 투 터치(Two Touch)가 5개, 쓰리 터치(Three Touch)가 4개, 포 터치(Four Touch) 이상이 5개였다.

따라서 마지막 패스를 곧장 슛하거나 최대 한 번이라도 공을 건드린 후 슛했을 때 터진 골은 전체 득점의 86%나 해당하는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왕이면 득점지역서 빠르게 처리하라.

분석 = 전주대학교 박경훈 교수, 전주대 축구학과 경기분석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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