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예의 MLB현장] 투정부리는 류현진, 달래주는 허니컷 코치

조회수 2017. 6. 23. 20:0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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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이닝을 마치고 더그아웃에 들어온 류현진이 투정부리듯 말합니다.

이에 허니컷 코치가 류현진을 달래고 있었습니다.

이런 허니컷 투수 코치의 마음을 류현진이 모를 리 없습니다.

허니컷 코치가 머리를 쓰다듬고, 땀을 닦아주며 몇 마디 건네니 류현진의 얼굴엔 금세 화색이 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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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당연한 거예요. ㅠㅠ”

“알아, 알아. 현진이 마음 다 알아~”

5이닝을 마치고 더그아웃에 들어온 류현진이 투정부리듯 말합니다. 이에 허니컷 코치가 류현진을 달래고 있었습니다. 어떤 상황이었길래 이런 대화가 오갔을까.  

허니컷 투수 코치는 류현진의 머리를 토닥토닥 두 세 차례 쓰다듬더니, 수건으로 그의 얼굴을 닦아 줍니다.  

얼굴부터 머리까지, 꼼꼼하게 닦으면서 허니컷 투수 코치는 “현진이 마음 다 알아~”라고 말합니다.  

취재하면서 자주 느끼는데, 허니컷 투수 코치는 류현진을 정말 마음으로 챙겨줍니다. 투수 코치기에 투수를 생각하는 마음은 당연하겠지만, 류현진을 대하는 모습을 보면 ‘진심’이 느껴집니다. 내 새끼라는 마음으로 류현진을 대합니다. 이런 허니컷 투수 코치의 마음을 류현진이 모를 리 없습니다. 

멘탈갑, 코리안 몬스터… 우리는 류현진을 설명할 때 이 같은 단어들을 곁들이기도 합니다. 단어들을 보면 누군가에게 의지하기보단 스스로 모든 걸 해결해 나가는 이미지입니다. 하지만 허니컷 코치 앞에선 달라집니다. 

허니컷 코치가 머리를 쓰다듬고, 땀을 닦아주며 몇 마디 건네니 류현진의 얼굴엔 금세 화색이 돕니다. 약간의 투정을 부리고 나니 류현진도 개운해지는 느낌입니다.  

불과 몇 초 전, 조금은 진지했습니다. 5이닝을 마치고 더그아웃에 들어온 류현진에게 로버츠 감독이 다가와 건넨 말은 “수고했다.”는 말이었습니다. 류현진은 더 던질 수 있음을 알렸지만, 이미 로버츠 감독은 결정한 상태였습니다. “시즌은 기니 오늘은 여기까지 하자.”는 말로 교체를 다시 한번 알렸습니다.

경기 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로버츠 감독은 "5이닝 투구수 86개로 만족한다. 상황에 따라 더 길게 던지는 날도 있을 것이다."고 말하며 이른 교체가 아닌 적당한 시기에 교체였음을 알렸습니다. 그리고 이 같은 결정은 류현진이 지난 2년 동안 마운드에서 던지지 않은 것과 다음 이닝에서 상대할 타순을 고려했음을 알렸습니다. 

로버츠 감독이 류현진의 어깨를 두드린 후, 자리를 뜨자 허니컷 코치가 류현진에게 곧바로 다가간 겁니다. 그때 류현진이 건넨 말. “더 던질 수 있는데, 교체됐다. 매번 80개만 던지고 교체되는 것 같다.” 약간의 투정이 섞인 말투로 말이죠.

류현진이 왜 이런 말을 했는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허니컷 코치. 그는 “그래도 최근 3경기 중 2경기는 100개 넘겼잖아.”라며 위로했는데, “그게 당연한 거예요.”라며 5이닝에서 교체된 걸 아쉬워했습니다. 

투구수 100개, 6이닝 소화. 류현진이 생각하는 선발의 기준입니다. 100개 이상의 투구를 하는 게 당연하다고 말한 류현진에게서 또 한 가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투구수와 이닝에 욕심이 날 만큼 건강하다는 것. 또한, 올 시즌 어깨나 팔로 인해 이탈하지 않았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류현진은 이날 5이닝 동안 5피안타(2피홈런) 2볼넷 3탈삼진 2실점을 기록. 3-2로 앞선 상황에서 교체돼 4승 요건을 채웠지만, 불펜(해처)이 실점하면서 류현진의 승리 기회는 사라졌습니다. 승수를 챙기지 못했지만, 건강한 몸 상태와 평균 구속이 올라가고 있다는 건 ‘매우’ 좋은 신호입니다.

그리고 힘들 때 투정부릴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도 행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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