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열의 하프타임] '무리뉴 & 즐라탄' 새로운 역사의 시작입니까?

조회수 2017. 2. 28. 13:5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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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뉴감독님, 이제 시작입니까?' - 무리뉴와 즐라탄의 우승합작

"팬들이 내게서 듣고 싶은 말은 '승리를 원한다'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맞다. 나는 승리를 원한다. 그리고 나는 우리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진심으로 말이다" – 맨체스터유나이티드부임 후 첫 기자회견 중

"즐라탄은 시작일 뿐이다. 맨유는 아직 보여 줄 것이 많다" – EFL컵 우승 후 현지 언론 메트로 스포츠면 타이틀 제목

"지금은 트로피들을 독차지할 시간이다. 조세 무리뉴가 강조했다" – EFL컵 우승 후 현지 언론 CITY A.M 스포츠면 타이틀 제목

현지언론의 스포츠면을 장식한 즐라탄과 무리뉴


무리뉴 감독의 선택과 시작

'스페셜 원'이라 불리우며 한 때 유럽을 호령하던 무리뉴 감독, 그는 첼시에서 불미스럽게 계약을 해지하고 야인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기간 동안 언론은 그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쏟아냈죠.

'프랑스로 갈 수도 있다. 이탈리아 팀도 원한다. 잉글랜드로 다시 돌아올 것이다.' 등등..

모두 알고 있듯이 그의 선택은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이후 맨유)였습니다. 그는 "나는 지난 3년에 대해서는 잊고 싶다. 클럽 전체의 역사를 기억하며 자이언트클럽의 역사에 집중하고 싶다."며 자신이 선택한 팀의 새로운 역사를 쓰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첫 단추는 바로 여름 이적시장을 통한 선수영입이었습니다. 4명의 선수를 영입 했는데 그 안에는 슈퍼 스트라이커와 세계에서 가장 비싼 몸값을 기록한 선수가 있었습니다. 두 명의 슈퍼스타 영입만으로도 세간의 이목을 집중 시키기에 충분 했습니다.

최고의 영입임을 입증한 즐라탄의 EFL컵 우승 세리머니모습

무리뉴의 맨유 부임을 두고 단번에 리그 우승권이라고 설레발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EPL 9라운드에서 첼시에게 4대0으로 대패한 뒤 무리뉴 감독은 팬들과 여론의 뭇매를 맞게 됩니다.

하지만 팀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일시적인 부진이였을까요? 이후 맨유는 리그에서만 16게임 무패를 달리며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줍니다. 


우승에 대한 부담과 힘든 상황

"EFL컵 결승전에 미키타리안과 캐릭의 출전여부는 모르겠다. 우리는 11일 동안 4차례의 경기를 하였다. 우리가 추운 날씨의 좋지 않은 잔디에서 경기를 치루고 훈련하는 동안 사우스햄튼은 따뜻한 곳으로 전지훈련을 갈 수도 있다."

생테티엔과의 유로파 원정경기가 끝난 후, 무리뉴 감독은 무리한 스케줄과 주력선수의 부상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기록상으로 보면 맨유는 올 시즌 캐릭이 출전한 20경기에서 15승 4무 1패, 출전하지 않은 22경기에서는 12승 5무5패를 기록하였습니다. 확연한 차이입니다.

그의 멘트는 우승에 대한 '부담'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불안함' 때문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우승에 대한 욕심은 느껴졌습니다. 볼멘소리를 하면서도 "어려운 상황이지만 우리는 결승을 즐길 수있어야 한다"며 프로다운 면도 보여줬습니다. 

무리뉴에게 누구보다 중요한 EFL컵 결승시작 전 모습


EFL컵 결승의 현장을 가다

과연 그가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갈 수 있을지 아니면 다음 기회를 기다려야 하는 것인지 그 결과의 현장을 보기 위해 웸블리로 향했습니다. 스타디움으로 들어가는 길에 맨유팬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맨체스터에서 아들과 함께 온 팬은 "우승할 것이다. 무리뉴가 우승을 이루어 낼 것이다. 무리뉴를 믿는다. 앞으로 맨유는 좋은 성적을 기록할 것이다. 그리고 더 많은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릴 것이다."며 무리뉴 감독에 대한 확신과 기대를 보여주었습니다.

또 다른 팬은 "퍼거슨 이후 최고다. 그를 따라갈 것이다."는 극찬도 하였습니다. 대부분의 맨유팬들이 그런 생각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한편에서는 "무리뉴를 좋아한다. 무리뉴가 잘 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아직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며 아직 확실한 신뢰를 갖지 못한 팬들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무리뉴를 절대적으로 신뢰하는 팬

스타디움으로 들어서자 사우스햄튼 팬들의 응원 소리가 들렸습니다. 경기 전부터 시작된 사우스햄튼팬들의 응원은 경기 내내 열정적으로 펼쳐졌습니다. 우승을 간절히 염원했던 사우스햄튼의 경기력도 예상보다 훨씬 좋았습니다. 결과적으로 3대2 펠레스코어로 패하긴 했지만 선수들과 팬들은 심판 판정에 대해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을 것 같았습니다.

무리뉴 감독도 경기 후에 "일단 이 자리에 조금 전 앉았던 남자 (푸웰 감독) 가 슬퍼하고 아쉬워야할 이유가 분명하다. 그와 팀은 대단한 경기를 보였다.적어도 연장까지 끌고 갈 자격이 있었다. 어떻게 보면 그들에게 불공정하다. 이 말을 사우스햄튼 감독과 선수들과 팬들에게 전하고 싶다. 그들은 중립팬들에게 아름 다운 경기,아름다운 결승을 보여주었다."며 상대팀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웸블리에 가득 울려퍼지는 사우스햄튼 응원 영상]


무리뉴 감독은 맨유 부임 후 첫 번째 트로피(커뮤니티실드 우승 제외)이자 자신의 리그컵 4회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세웠습니다. 그 대기록을 세우는데 가장 큰 도움을 준 사람은 자신이 전화로 직접 합류를 요청했던 즐라탄이었습니다. 그는 경기를 통해 자신을 사랑하는 무리뉴의 대기록 수립을 도왔고, 스스로 왜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아직도 군림하고 있는지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우승후에 만난 주인공들

우승 세리머니를 마친 후에 무리뉴 감독의 기자회견을 들었는데요. 그의 표정은 웃음기가 빠진 표정이었습니다.

"난 우승해서 행복하다. 다만 나의 목표는 많은 트로피를 드는 것이고 나에게 스스로 부담을 주고 미디어도 나에게 부담을 준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첫 트로피를 든것은 기쁘지만 더 많은 트로피를 우승하고 싶다. 난 계약이 길다. 아직 2년 더 남았다." 

무리뉴 감독의 기자회견을 듣고나니 담담했던 그의 표정이 부담을 덜어 낸 안도의 표정처럼 보였습니다. 

무리뉴 감독의 우승 후 기자회견모습. 인상이 밝지만은 않음.

자신의 대기록의 일등공신인 즐라탄에 대해서 "난 그를 잘알고 있다. 그의 감독이었다. 난 그가 잉글랜드에서 성공할 가능성을 봤다. 어떤 어리석은 선수가 35세 나이에 성공한 커리어를 놔두고 성공하지 못할것 같으면 잉글랜드로 오겠나? 스스로가 잘 알고 있다. 나도 아니고 미디어도 아니다. 즐라탄 스스로가 자신을 알고 있었다. 그가 온것은 도전의 준비가 되어있었다는 것이다. 그가 오기 싫었으면 난 데려오지 않았을 것이다"며 그에 대한 신뢰를 표현했습니다.

이어서 "난 선수들 계약에 대해서 구걸하는 사람이 아니다. 만약 시즌 끝나고 즐라탄이 계약에 서명하지 않는다면 난 그냥 둘 것이다. 맨유 팬들이 알아서 그의 집앞으로 싸인하라고 모일것 같다. 난 우리 팬들이 그렇게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며 즐라탄과의 재계약에 대한 기대와 확신을 가지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그만큼 자신들의 관계가 돈독하다는 것이겠죠.

기자회견을 마치고 돌아서는 무리뉴 감독

그렇다면 즐라탄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무리뉴 감독의 기자회견이 끝난 후에 믹스트존을 찾았습니다. 루니, 데헤아를 비롯한 대부분의 선수들은 피곤한지 인터뷰를 거절하고 미소만 지은 채 구단버스로 향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결승전의 히어로인 즐라탄이 나왔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단 한 마디라도 듣고자 정말 많은 기자들이 그에게로 모였습니다.

"정말 좋은 결과다. 이것은 개인이 아니라 팀의 노력으로 만든 결과다. 나는 우승하기 위해 이 곳에 왔다. 내가 이 곳에 온 이유다. 그리고 지금 우승했고, 앞으로도 계속 우승을 향해 나아갈 것이다. 그게 나다. 이번이 나의 32번째 우승트로피다. 나는 지금까지 뛴 클럽에서 모두 우승했다."며 우승 청부사 다운 소감을 밝혔습니다. 이 소감을 전하는 모습이 전혀 건방져보이지 않았습니다.

'즐라탄은 역시 저런 멘트가 어울리는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을 뿐.

 믹스트존에서 기자회견중인 히어로 즐라탄.

그리고 그는 "나는 무리뉴 감독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나와 좋은 관계를 맺고 있는 그가 전화했기 때문에 나는 이 곳에 온 것이다. 나는 옳은 선택을 했다고 생각하기에 행복하다."며 무리뉴 감독이 신뢰하는 것처럼 자신도 그를 신뢰하고 있다는 표현을 했습니다.

정말 이 둘의 사이는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가까운 듯 느껴졌습니다. 그들이 원하는 것처럼 더 많은 우승트로피를 함께 들어올릴지는 두고봐야 겠지만..

즐라탄과 더불어 보고 싶었던 선수가 있었습니다. 바로 포그바였습니다. 하지만 그는 아무리 기다려도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 대신 오늘 주장 완장을 차고 경기를 진행했던 이 날의 주장, 스몰링을 만날 수가 있었습니다.

그를 통해서도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 "즐라탄이 '실점을 하였을 때 패닉하지 말고 잘해라. 찬스는 다시 올 것이다.' 라고 말해 주었다. 즐라탄이 맨유에 있는 것은 행운이다."라며 즐라탄에 대한 존경의 표시와 칭찬을 했습니다.

무리뉴와 즐라탄에 대해 이야기하는 결승전 캡틴 스몰링

무리뉴에 대해서는 "그는 선수들에게 믿음을 준다. 자신감을 갖도록 도와준다. 내 생각에 그는 우승하려고 태어난 사람이다."라며 경의를 표했습니다.

어느덧 무리뉴와 즐라탄은 빨간색 유니폼이 어울리는 사람들이 되었나 봅니다. 한때는 블루 계통이 어울리던 사람들이었는데..


새로운 역사의 시작입니까?

무리뉴와 즐라탄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날 현지 신문들의 지면에도 중심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즐라탄이 보여 준것은 시작일 뿐이다. 아직 맨유는 보여줄 것이 많다."

"무리뉴에게 우승을 선사한 즐라탄에게 맨유팬들은 감사하고 있다."

"지금은 트로피를 독차지할 시간이다"

우승 트로피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현지신문

팬들도 이제는 '굴러온 돌' 무리뉴와 즐라탄을 자신들의 옛 영광을 재연해 줄 중심으로 믿는 것 같습니다. 동료들도 그들에게 절대 신뢰를 보내며 그들을 극찬하고 있고, 무엇보다 팬들은 그 영광을 자신들이 이루어 낼 것이라는 소망과 더불어 그 믿음을 가지고 있는 듯 합니다.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과정과 그 이후의 현상들을 보며 이런 궁금증이 생기네요.

"무리뉴 감독님, 이제 진짜 시작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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