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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미예의 MLB현장] 류현진 라이브 피칭, "한 마디로 액설런트(excellent)"

조회수 2017. 2. 20. 09:4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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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취재 뒷이야기

#01. 류현진 라이브 피칭, ‘액설런트(excellent)’

- 허니컷 투수 코치, “액설런트”

- 그랜달, “할 말이 없을 정도로 호흡이 잘 맞았다”

허구연 위원, “몸이 지금까지 본 모습 중에 가장 좋다”

- 손혁 위원, “공 끝이 좋아서 걱정 안 된다”

- 류현진, “미국 와서 몸 상태가 가장 좋다. 처음부터 로테이션에 들어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마치 2014년 스프링캠프를 취재하는 느낌이었습니다. 건강하고, 밝은 웃음. 류현진 특유의 장난기 가득한 행동과 말투. 무엇보다 편안함이 ‘확연히’ 느껴졌습니다. 정규시즌 마운드에 오르기까지는 아직 몇 단계가 남아있지만, 류현진의 현재 상태는 ‘아주 맑음’입니다.

류현진은 “미국 와서 지금의 몸 상태가 가장 좋다. 시즌을 준비하는 페이스도 가장 빠르다.”고 말하며, “지금 상태로만 진행된다면 처음부터 로테이션에 들어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다시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부담 없이 순리대로 진행될 것 같다.”면서 말이죠.

지난해 9월 팔꿈치 괴사조직 제거 수술을 받은 후, 처음으로 타자를 상대하는 날. 류현진은 실내에서 워밍업을 마치고, 밝은 표정으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라이브 BP 파트너가 된 야스마니 그랜달을 보자마자 반갑게 인사를 합니다.

수술전 마지막 경기에서 그랜달과 호흡을 맞췄던 류현진. 2년 만에 다시 호흡을 맞추게 돼 반가움은 더했습니다. 그래서인지 그랜달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흐뭇하게 바라봅니다. 그리고 말합니다. “그랜달, 우리 2년 만이지?”라고.

하지만 이렇게 얌전하게, 웃음으로만 인사하면 류현진이 아니죠.

곧바로 특유의 장난을 치기 시작합니다. 그랜달도 이런 류현진의 모습이 반가운지 장난에 가담합니다.

사실 이날 라이브 BP가 취소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습니다. 밤사이 많은 비로 인해 온통 진흙투성이었습니다. 다행히 마운드는 비를 대비해 방수포를 씌워놓았고, 현지시간으로 오전 9시 즈음 비가 서서히 그치기 시작해 라이브 BP는 예정대로 진행됐습니다.

류현진은 “다행히 비도 그쳤고, 날씨가 그리 춥지 않아 던지면서 땀도 났다. 날씨 덕도 본 것 같다.”며 투구에 지장을 받지 않았음을 알렸습니다.

롱토스를 마친 류현진은 불펜에서 연습 투구를 한 뒤, 장소를 바꿔 라이브 BP를 진행했습니다. 로버츠 감독, 허니컷 투수코치,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 파한 자이디 단장 등은 류현진을 불펜 투구부터 유심히 살폈습니다.

오늘도 던질 수 있는 구종은 모두 테스트했습니다.

3일 전 진행된 류현진 불펜 피칭을 본 허니컷 투수코치는 “very nice”라며 흡족해했는데, 오늘 타자를 상대한 류현진의 투구를 “excellent”라며 한 단계 더 높여 칭찬했습니다.

류현진은 첫 번째와 두 번째 타자는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고, 네 번째 타자는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웠습니다. 유일하게 세 번째 타자였던 DJ 피터스에게 우중간 안타를 허용.

네 타자를 상대하면서 던진 공은 23개. 류현진은 “23개를 마운드에서 던졌는데, 느낌 좋았다. 불펜 피칭했을 때와 비슷했다. 이 시기에 모든 구종을 다 던지는 건 오랜만이다. 그만큼 몸 상태가 좋다.”고 자신 있게 말했습니다.

프리드먼 사장과 로버츠 감독은 한시도 눈을 떼지 않고, 류현진을 지켜봤습니다.

롱토스, 불펜, 라이브 BP까지 함께한 그랜달은 “추가적인 설명이나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호흡이 잘 맞았다.”고 말했고, 류현진은 “몸 상태가 좋아 강하게 던지다 보니 좋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답했습니다.

류현진의 라이브 BP를 지켜본 손혁 위원은 “공 끝이 좋아서 92~93마일 정도만 나와도 문제없을 것 같다.”고 평가했습니다.

“류현진이 던지는 모습을 실제로 보니, 공 끝이 좋다. 공 끝이 좋다는 건 투구 동작이 커졌다는 의미고, 팔 나오는 릴리스 동작이 커졌다는 의미다. 로버츠 감독이 움츠러듦이 없어졌고, 투구 동작이 커졌다고 말했는데, 그 의미를 알 것 같다. 실제로 보니까 정말 좋아졌다.”

그리고 많은 관심을 두고 있는 구속에 대해서는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현재 제구와 구속은 별 의미가 없다. 아프지만 않으면 속도는 나오게 되어 있다. 불펜에서 86마일이 나왔다는 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불펜 투구, 라이브 BP, 시범 경기 등 단계가 있는데, 이 단계를 올릴 때마다 구속은 2마일 정도 증가한다. 즉, 이 단계를 모두 거치면 92마일 정도는 충분히 나올 것으로 본다.”

허구연 위원 역시 “구속은 올라온다고 본다.”며 현재 상황에서 구속보다는 아프지 않는 게 주효하다고 말했습니다.

“결국은 (수술 부위에 대한) 두려움이 있느냐 없느냐인데, 자세가 많이 좋아졌다. 생각보다 좋다. 오늘 타자를 상대했기 때문에 내일 아침에 일어났을 때 느낌이 어떤지도 중요하다. 이 부분만 해결이 된다면 문제 될 게 없어 보인다.”

오키나와에서 불펜을 던지는 모습까지 데이타를 확인했다는 허 위원은 “류현진은 타고난 제구력을 가진 선수다. 몸만들기에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알고 있고, 실제로 보니 물살이 완전히 빠졌다. 근육을 많이 키웠는데, 이 근육이 어깨를 더 유연하고 강하게 만들 것이다. 하드웨어적으로 상당히 강해졌다.”

#02. 사족 하나.

몸 상태가 좋으니, 류현진의 얼굴은 편안해 보이고, 웃음이 많아졌습니다. 특유의 장난기도 살아났습니다. 분위기 자체가 달라짐을 느낍니다.

불펜 투구를 하기 전, 류현진이 로버츠 감독과 통역을 담당하고 있는 이종민 씨를 보며 환하게 웃습니다. 류현진은 “우리 통역 아침에 멘탈 붕괴됐었다.”라며 크게 웃은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올 시즌 류현진 통역으로 다저스에 합류한 이종민 씨. 상당히 긴장한 모습입니다.

이종민 씨가 멘붕이 온 이유. 로버츠 감독의 협박(?) 때문이었습니다.

“브라이언(이종민 씨의 영어 이름)~ 다저스 직원이 다저스 가족들의 이름을 모르면 되겠니? 모레까지 다저스 스텝, 선수 이름 모두 외워와. 그렇지 않으면 류현진이 운동장 돌게 하겠어.”

로버츠 감독이 이종민 씨를 끊임없이 압박하자 류현진은 웃음을 참지 못하고 환하게 웃습니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류현진은 웃을 때가 아니라, 걱정해야 하는 상황. 이종민 씨가 단 한 명의 이름이라도 실수하면 그 벌로 운동장을 뛰는 건 류현진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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