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열의 하프타임] '잔인했던' 첼시와 바르사의 레전드 환영식

조회수 2017. 6. 1. 17:5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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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결과 다른 상황의 두 사람" - 두 감독이 친정팀에게 받은 대접

“그라운드안에서 친정팀의 대접은 같았으나 그라운드밖에서는 다른 대접을 받은 듯…”

시즌 초반부터 프리미어리그는 포그바를 비롯한 선수들의 이적소식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감독들의 영입소식이 이슈를 이루었습니다. 첼시를 맡은 콘테, 그리고 맨체스터 라이벌 팀을 맡게 된 이슈 메이커인 맨유의 무리뉴와 맨시티의 과르디올라 등이 그 주인공이었습니다. 기존의 벵거나 포체티노를 비롯해 지난 시즌 입성한 클롭 등과 더불어 감독들의 전성시대를 이끌 것으로 많은 팬들이 그들의 활약과 더불어 가십거리를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늘 많은 이슈를 몰고 다니던 무리뉴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세계적인 감독으로 인정받고 있는 과르디올라의 맨체스터시티는 더 큰 주목을 받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라이벌 팀이기도 하며 예전부터 서로 비견되는 감독들이 팀을 맡았기에 더욱 주목을 받았는지도 모릅니다. 더욱이 그들의 관계에 대한 스토리는 충분히 흥미롭기에……


충격적이고 동일한 결과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던 두 감독이 지난 주에 충격적인 결과를 경험하였습니다. 바로 4대0이라는 스코어입니다. 물론 두 감독이 패한 경기입니다. 나아가 자신의 친정팀에게 패한 것입니다. 그것도 자신이 많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최고의 커리어를 쌓았던 그 곳에서 당한 것입니다. 그들에게는 충격적인 결과였을 것입니다. 우리에게도 충격적인 결과였으니까요.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던 최고의 두 감독이 비슷한 상황을 맞이했던 것입니다. 

지난 20일 새벽(한국시간) 과르디올라는 챔피언스리그에서 자신의 친정팀인 바르셀로나에게 4대0의 참패의 쓴 맛을 보았습니다. 무리뉴는 24일 자정(한국시간) 프리미어리그 9라운드 경기에서 자신의 친정팀인 첼시에게 과르디올라가 봤던 4대0의 쓴 맛을 경험하였구요. 그들은 상상도 못한 맛이었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그들도 마음 상한 모습을 경기장에서 보여주었습니다. 과르디올라는 경기 중간에 벤치에서 머리를 잡고 있는 모습을 보였고, 무리뉴는 인상을 쓴 모습과 더불어 상대팀 감독인 콘테에게 귓속말로 속상한 표현을 하는 모습이 언론에 공개되기도 하였습니다. 그 내용이 공개되어 ‘Humiliation(굴욕)’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기사가 현지언론에 나오기도 하였습니다. 무척이나 속이 상하고 마음이 아팠을 것입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비슷한 상황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친정팀과의 경기, 동일한 스코어등…  하지만 경기외적으로는 전혀 다른 상황들이 경기장 안팎으로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바로 고향팀 팬들의 반응이었습니다. 재임기간중에 둘다 최고의 성적으로 팬들을 기쁘게 했는데 ‘왜 반응이 다를까?’ 그저 나 역시도 추측만 할 뿐이었습니다.


친정팬들의 서로 다른 대접

캄프 누를 방문한 과르디올라는 경기 시작전부터 팬들에게 환호를 받았습니다. 많은 팬들은 그를 영웅으로 생각하였습니다. 아들과 함께 경기장을 찾은 폴씨는 “과르디올라의 방문을 환영한다. 그는 언제나 환영받을 자격이 있다. 그는 어디에 있든지 우리와 함께한다고 생각한다.”며 자신들의 예전 감독을 여전히 좋아하고 있다는 표현을 하였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한 로페즈씨도 “그는 우리의 최고의 감독이고 우리는 그를 여전히 사랑한다. 그는 언제까지나 우리의 영웅이다.”라며 그에 대한 사랑과 존경의 표현을 거침없이 합니다. 감동적이었습니다.

하지만 무리뉴가 찾은 스탬포드브릿지는 달랐습니다. 자신들에게 최고의 커리어를 경험하게 해 준 무리뉴를 향한 팬들의 반응은 생각보다 냉담하였습니다. 실례로 2015년 2월에 램파드가 맨체스터시티의 유니폼을 입고 스탬포드브릿지를 방문했을 때는 팬들의 반응과도 달랐습니다. 믈론 상반된 반응이었지만 그 때는 사랑과 미움이 같이 공존하며 많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램파드는 전설이다(Lampard is a Legend)’, ‘램파드는 더 이상 전설이 아니다. 당신은 배신자이다. (Lampard is not Legend any more. You are a traitor)’라는 다른 반응의 플래카드가 경기장에 보이기도 하였구요. 아무튼 팬들은 램파드의 방문에 뜨거운 애증을 표현하였습니다.

그렇지만 무리뉴를 향한 팬들의 마음은 경기장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경기장에서 만난 빌리씨도 “무리뉴는 좋은 감독이었다. 하지만 난 그에게 관심이 없다. 지금 우리 감독은 콘테이다. 난 그와 우리팀의 승리에만 관심이 있다.”며 지난 감독에 대한 어떤 애정도 느낄 수가 없었습니다. 다른 팬들도 비슷한 분위기였습니다. 물론 모든 팬들이 그런 마음은 아닐테지만요. 아무튼 아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경기장 안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캄프누에서 메시가 3번째 골을 성공시킨 후였습니다. 3대0으로 경기가 진행되고 있는 중에 캄프누를 찾은 바르셀로나 팬들은 “엔리케, 엔리케”를 연호하였습니다. 메시만을 연호하다가 자신들의 감독을 연호한 것입니다. 스탬포드브릿지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는데요. 아자르가 3번째 골을 성공시키며 3대0으로 경기가 진행되고 있을 때 였습니다. 스타디움안에 모인 첼시팬들도 한 감독의 이름을 연호하였습니다. 그런데 자신들의 감독인 콘테가 아닌 적장 무리뉴였습니다. 무리뉴송을 부르며 “조세무리뉴, 조세무리뉴”를 외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 순간에는 ‘옛 감독에 대한 존경과 예우의 외침인가? 그를 위로해주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과 다른 듯한 분위기가 느껴졌습니다. 비슷한 시점에 한 곳에서는 자신들의 감독의 이름이 한 곳에서는 적장으로 찾은 예전 감독의 이름이 불려졌습니다. 


스토리가 있는 두 사람의 기대되는 만남

친정팀을 찾은 두 감독의 상황은 비슷하였습니다. 그들이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자신들이 맡았던 바르셀로나와 첼시에서 많은 것을 이루어 놓았습니다. 어디에서든지 스타일은 달라도 자신들의 능력을 입증하였습니다. 나아가 친정팀에게 대패를 당하였습니다. 경기 스코어도 동일하였습니다. 친구이자 적이지만 서로가 경기결과에 대한 동병상련을 느낄 것입니다.

그런데 그들을 향한 팬들의 마음은 다른 듯 하였습니다. 과르디올라는 여전히 사랑과 존경을 받는 듯 합니다. 무리뉴는 같은 리그에서 적장으로 만나야 하기 때문인지 아직은 팬들이 사랑을 표현하지 못하는 듯 합니다. 차가운 시선이 많은 듯 합니다. 그래도 그들의 업적은 동일하게 인정해 줍니다.

과르디올라는 11월 2일 새벽(한국시간) 친정팀을 맨체스터로 불러들여서 홈경기를 치루게 됩니다. 4대0의 아픔을 지워내야 합니다. 무리뉴는 내년 4월 15일에나 친정팀을 맨체스터로 불러들여서 경기를 갖게 됩니다. 그러나 그 전에 컵경기를 통해서도 만날 수 있습니다. 당한 굴욕을 씻어내야 합니다.

그 전에 그들은 먼저 내일 모레 있을 EFL컵경기에서 서로의 아픔을 치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지난 주의 아픔을 누가 씻어낼 지 그들의 만남이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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