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어 입력폼

[구윤경의 포토카툰] 많이 변한 빅버드, 그러나 결코 변치 않은 수원다움

조회수 2016. 10. 25. 13:43 수정
음성재생 설정

이동통신망에서 음성 재생시
별도의 데이터 요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야망이 없는 코치, 프런트, 선수는 당장 나가라. 수원은 언제나 삼류를 거부해 왔다' 

10월22일, K리그 클래식 35라운드를 앞둔 수원월드컵경기장은 평소와 달리 엄숙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수원 서포터석에 걸린 수원 구단을 향한 수원 팬들의 경고 메시지부터 텅빈 관중석까지, 어느 것 하나 '빅버드'와 어울리는 것은 없었다. 몸을 풀기 위해 그라운드로 나오는 선수들의 표정도 하나같이 경직됐다.

경기장에 들어선 많은 선수들이 서포터석을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한 채 고개를 숙였다. 

서포터석 정중앙에 걸린 걸개는 외면하기에는 너무 크고 묵직한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 벤치에 앉은 서정원 감독은 그 어느 때보다 착찹한 표정으로 경기 시작을 기다렸다.

수원의 올 시즌 성적은 과거와 비교할 때 처참할 정도다. 최근 2년 연속 리그 준우승을 차지했던 수원은 35라운드 현재 8승17무10패(승점 41)로 리그 10위를 기록 중이다. 최하위 수원FC(12위, 승점36)와 5점, 그 다음 인천유나이티드(11위, 승점39)와 겨우 2점 차로 강등권을 벗어난 상태다. 작년까지 전북과 우승경쟁을 벌였던 수원이 급기야 강등을 두려워 하는 상황까지 왔다.

매년 줄어드는 운영 예산과 맞물려 떨어지는 성적, 그리고 사라지는 관중. 팬들의 거친 행동은 비단 '수원답지 않은 성적'만을 꼬집은 것은 아니었다.  

'야망이 없는 프런트, 코치, 선수는 당장 나가라' 경고 메시지를 내건 수원 서포터스

이날 빅버드에서 가장 주목 받은 것은 그들이 내건 걸개였다. 그러나 더욱 주목해야 할 것은 '그것'이 아닌 그것을 내건 '그들의 응원'이었다. 다소 강한 어조로 메시지를 전했지만 그들의 응원은 여느 때와 다름없었다. 한결같이 푸르렀고, 한결같이 우렁찼다.




이날 빅버드에는 평소에 비해 반으로 줄어든 5,031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때문에 일반석은 듬성듬성 빈자리를 드러냈다. 하지만 서포터석은 여전히 만원이었다.

추가골을 터트린 후 세리머니를 펼치는 권창훈의 뒤로 허전해진 일반석 풍경을 확인할 수 있다.

<후반 28분 권창훈 득점 영상>

많은 것이 수원답지 않은 모습으로 변했지만 단 하나, 골대 뒤의 풍경만은 수원의 색깔을 강렬하게 지키고 있었다. 성적이 줄어들자 많은 이들이 수원을 외면하고 떠났다. 그러나 그들은 난 사람의 빈 자리조차 느끼지 못할 정도로 우렁찬 응원으로 있는 힘을 다해 수원을 외치고 있다.

 

  "오~ 사랑한다/ 나의 사랑~/ 나의 수원~/ 오직 너만을 사랑해~"

이제 올 시즌 남은 정규리그 경기는 3번으로 줄었다. 언제 어디서든 수원다운 응원을 펼치는 그들을 위해 이제는 선수단이 보답할 차례다. 호통 걸개 앞에서 찍은 승리의 기념사진이 훗날 추억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부디 팬들처럼 선수들도 수원답게 뛰어주길 바란다.


<수원-성남 경기 하이라이트 영상>


글 사진=구윤경 기자 (스포츠공감/kooyoonkyung@daum.net)

공으로 나누는 감동 - 스포츠공감(http://www.sportsgg.co.kr)

Copyright ⓒ 스포츠공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