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비리포트] '포수 이상의 포수' 양의지, 레전드의 길을 간다.

조회수 2016. 10. 1. 11:1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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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타자 Tool별 TOP5 (9월)

KBO리그에는 다양한 종류의 타자들이 있다. 타격 정확도가 유독 뛰어난 타자, 공을 잘 지켜보며 출루에 능한 선구안 좋은 타자, 일단 맞혔다 하면 장타를 뿜어내는 파워 히터, 상대 배터리를 농락하며 다음 베이스를 노리는 타자 등.

이 다양한 유형의 타자들은 자신의 ‘Tool’을 활용하여 팀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노력하고, 팬들은 이들의 Tool에 열광한다.

‘월간 타자 Tool별 TOP 5’에서는 매월 Tool별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한 선수들을 만나고 있다. Tool은 컨택, 선구안, 파워, 스피드 등 네 가지이고, 표본은 9월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다.

포수 이상의 포수, 골든글러브 3연패를 노리는 두산 양의지 (사진: 두산 베어스)

컨택 TOP5

*컨택% : 배트를 휘둘렀을 때 공을 맞춘 확률 사진: NC 다이노스

NC 박민우가 최고의 9월을 보냈다. 그의 9월 성적은 82타수 38안타, 타율 0.463. 그는 9월 한 달간 리그에서 가장 많은 안타를 때려냈으며, 동시에 가장 높은 타율을 기록한 타자였다.

9월의 놀라운 활약에 힘입어 그의 시즌 타율은 무려 0.344까지 올라갔다. 이는 단연 팀 내 1위 기록이며, 리그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8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컨택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인 컨택% 역시 86.5%로 리그 7위. 이쯤이면 리그 최정상급 컨택 히터로 손색이 없는 성적이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박민우가 처음부터 컨택 능력이 뛰어난 타자는 아니었다는 점이다 . 그는 데뷔 2년차인 2013시즌 타율 0.268을 기록했으며, 신인왕을 차지한 2014시즌에는 타율 0.298을 기록했다. 2014시즌 그의 타격 순위는 규정타석을 채운 55명의 타자들 중 37위. 신인 중 최고일지는 몰라도, 리그 전체로 따지면 오히려 하위권에 가까운 성적이었다.

하지만 그는 계속해서 성장했다. 2015시즌 생애 첫 3할 타율을 달성, 규정 타석을 채운 50명 중 24위에 이름을 올리며 중위권으로 진입했고, 올 시즌에는 타율을 대폭 끌어올려 54명 중 8위로 당당히 리그 상위권에 도약했다. 무려 40명에 달하는 규정타석 3할 타자들 중에서도 눈에 띄는 기록이다.

이제 그는 2시즌 연속 150안타라는 대기록 마저 넘본다. 지난 시즌 158안타를 때려낸 그는 데뷔 5년차인 올 시즌 현재까지 143안타를 기록 중이다. 2년 연속 150안타까지 D-7. 잔여경기가 7경기 남아있기에 현재 페이스만 유지한다면 기록 달성은 무난하다.

‘데뷔 5년차 이내 2시즌 연속 150안타’는 이병규(9), 김태균, 정근우, 김현수 등 전설적인 타자들만이 달성한 기록. 계속해서 성장하는 박민우의 미래는 더없이 밝아보인다.

'적시타 행진'으로 팀 승리 이끈 박민우

선구안 TOP5

IsoD : Isolated Discipline(순수출루율). 출루율에서 타율을 뺀 수치. 사진: 두산 베어스  

두산의 외국인타자 닉 에반스가 9월에는 최고의 선구안을 과시했다. 그의 9월 타율은 0.302로 그리 뛰어나진 않지만, 출루율은 0.464로 엄청난 수준. 그의 9월 IsoD는 무려 0.162에 달한다.

이 뿐이 아니다. 그는 9월 리그 최다인 19볼넷을 골라내는 동안 삼진 15개 만을 당하며 볼넷/삼진 비율 1.27을 기록했다. 이는 리그 10위 기록이자 외국인 타자 중 최고 기록. 심지어 선구안의 대명사인 김태균보다도 높다.

그의 선구안은 9월에만 ‘반짝’한 것이 아니다. 그의 시즌 IsoD(순수출루율)는 0.100으로 규정타석 타자 중 8위다. 볼넷/삼진 비율(0.74)은 리그 26위로 다소 아쉬운 수치지만, 외국인 타자 중에서는 3위로 상당히 준수한 편이다.

타율 0.304에 23홈런 80타점이라는, 외국인 타자 치곤 그리 뛰어나 보이지 않는 성적을 올리고도 ‘정상급 외국인타자’로 평가받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출루의 중요성이 점점 강조되는 현재 트렌드를 감안할 때  뛰어난 선구안으로 많은 출루를 해내는 그의 가치는 생각보다 높다.

실제 그의 시즌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는  3.29로, 타율 0.321에 33홈런 120타점을 기록한 로사리오(3.12)보다 높다. 로사리오보다 타율도 낮고 홈런, 타점도 적지만 팀 승리에 기여한 바는 더 큰 셈. 크게 주목을 받진 못했지만  두산 정규 시즌 우승의 숨은 주역이다.

* '구단 한 시즌 팀 최다 홈런' 에반스 솔로포 작렬 

파워 TOP5

*IsoP : Isolated Power(순수장타율). 장타율에서 타율을 뺀 수치. 사진: 두산 베어스  

두산 양의지가 9월 ‘파워 툴’의 챔피언을 차지했다. 그가 홈런을 뽑아내는 데는 10타수도 필요치 않았다. 9.67타수당 1홈런의 무시무시한 괴력. 그는 9월, 단 58타수만에 6홈런을 터트리며 시즌 홈런 수를  22개로 늘렸다. 지난 시즌 20홈런에 이어 2시즌 연속 20홈런이다.

극심한 타고투저의 시대에  2시즌 연속 20홈런은 그리 대단한 기록은 아니다. 올 시즌 20홈런을 때려낸 타자는 무려 26명이나 되며, 이 중 13명이 2시즌 연속 20홈런을 기록했다. 

한 시즌에만 10차례 넘게 나오는 기록을 희귀한 기록이라 볼 수는 없다. 3시즌 연속 30홈런 기록을 세운 타자도 2명(테임즈,최형우)이나 되는 판국에 2시즌 연속 20홈런은 관심거리가 되기도 어렵다.

하지만 그가 포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포수는 수비력이 중시되는 포지션. 게다가 체력 소모 또한 엄청나기에 화끈한 장타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KBO 역사상 2시즌 연속 20홈런을 달성한 포수는 이만수, 박경완, 진갑용, 양의지 단 네 명뿐이다.

유승안, 김동수, 조인성 등 타격에 일가견이 있던 ‘레전드’들도 달성하지 못한 2시즌 연속 20홈런을 달성한 양의지. 어쩌면, 우리는 지금 전설로 기억될 포수를 보고 있는 것일지 모른다. (시즌 중반까지 강민호가 독주하던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 경쟁 역시 경합으로 바뀐 상황이다.)

*양의지 개인 통산 최다 홈런 기록하는 솔로포 

스피드 TOP5

사진: 넥센 히어로즈  

이제는 놀랍지도 않다. 삼성 박해민은 9월에도 ‘대도’의 명성을 이어나갔다. 9월 7차례 도루를 시도해 모두 성공시키며 성공률 100%.  양과 질에서 모두 최고라 부를 만하다. 그가 9월에도 끝없는 도루 행진을 이어나가면서, 그의 2시즌 연속 도루왕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 

박해민은 올 시즌 무려 51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며 2위 손아섭(41)과의 격차를 10개로 벌린 상태. 잔여경기가 10경기도 채 남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역전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주목할 것은 이 뿐이 아니다. 그는 지난 시즌 60도루에 이어 올 시즌 51도루를 성공시키며 2시즌 연속 50도루를 성공시켰다. 이는 KBO리그 사상 이종범과 이대형 만이 달성했던 기록. 김일권, 전준호, 정수근 등 KBO 역사를 수놓은 ‘대도’들도 2시즌 연속 50도루 기록은 달성하지 못했다.

김일권-김재박-이순철의 시대, 전준호-이종범-정수근의 시대, 그리고 이대형의 시대를 지나 이제는 ‘대도’ 박해민의 시대가 열린 셈이다. 훔치는 것이 정당한 야구의 세계, 박해민의 ‘도벽’은 삼성을 넘어 KBO리그에도 값진 재능이다. 

* '보나 마나 세이프' 박해민 2년 연속 50도루

[기록 및 사진 출처: 프로야구기록실 KBReport.com, KBO 기록실, 스탯티즈]


계민호 기자/ 편집: 김정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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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공: 프로야구 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홈페이지]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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