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예의 MLB현장] 오승환, "그의 야구를 더는 볼 수 없다는 것이 가슴 아프다."

조회수 2016. 9. 26. 18:0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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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참..”

말을 쉽게 이어가지 못했습니다.

눈을 뜨자마자 접한 비보에 가슴이 먹먹하기는 오승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26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를 대표할 에이스 투수 페르난데스가 보트 사고로 사망했다는 비보에 메이저리그는 충격과 슬픔에 빠졌습니다. 이날 마이애미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경기를 취소했고, 다른 구장에선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구단과 선수, 그리고 팬들의 SNS에서도 추모 물결은 이어졌습니다.

이날 메이저리그 경기가 열리는 모든 구장에서 볼 수 있었던 그의 얼굴. 너무나도 밝게 웃고 있어 더 슬펐고, 그라운드가 아닌 전광판을 통해 비친 모습이기에 더 애통했습니다.

잠시 후, 그의 환한 그의 얼굴은 검은 화면 뒤로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약 1분이란 시간 동안 경기장에 있는 모든 이들이 고개 숙여 그의 명복을 빌었습니다.

2013년 4월 8일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올랐던 쿠바 출신의 호세 페르난데스. 첫해부터 평균자책점 2.19(12승 6패)를 찍으며 확실하게 각인시킨 그는 메이저리그 통산 76경기에 선발 등판해 38승 17패를 기록했습니다. 평균자책점 2.58.

겨우 4시즌이지만, 그가 보여준 그의 가치는 대단했습니다.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삶은 산 호세 페르난데스. 15세에 목숨을 건 망명에서 메이저리그 에이스로 거듭나기까지. 그의 스토리는 짧지만 강렬했습니다.

화려하게 시작했고, 여전히 빛나는 투구. 하지만 야구 인생에 있어 커리어 하이는 찍지 않았다는 사실이 슬픔을 가중시켰습니다. 게다가 유명을 달리하기엔 너무 어린 나이였고, 내년 1월이면 아빠가 된다는 사실이 많은 이들의 가슴을 적셨습니다.

음주와 약물과는 상관없이 과속으로 인해 전복된 보트. 에이스 투수의 안타까운 사고사로 인해 많은 이들이 충격에 빠진 날입니다.

이날 선발로 등판한 세인트루이스 마르티네즈는 모자에 그의 이니셜과 등 번호를 새겨 애도를 표했습니다.

채프먼 역시 모자에 ’16’을 새겨 슬픔을 나눴습니다.

오승환은 지난 7월말 마이애미 홈구장에서 만났던 호세 페르난데스를 떠올렸습니다. 그리고 그와의 추억이 있어 안타까움이 더 큼을 알렸습니다.

“지난 7월말 마이애미에 갔을 때, 그를 만났었다. 디아즈와 어릴 때부터 야구를 했고, 정말 친한 사이라고 소개를 받았다. 디아즈로 인해 호세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됐다.”고 말문을 뗐습니다. 그리고 안타까움과 아쉬움 섞인 목소리로 설명을 이어갔습니다.

“워낙 메이저리그에서도 손꼽히는 선수다. 좋은 공을 가지고 있을 뿐아니라, 지금 가지고 있는 능력보다 더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였다. 이런 선수가 또 나올까. 팬들도, 선수들도 그의 야구를 더는 볼 수 없다는 사실이 가슴을 아프게 한다. 같은 선수로서 많이 안타깝다.”

그리고 그와의 추억 하나를 떠올렸습니다.

“디아즈와의 인연으로 인해, 호세 페르난데스는 쿠바에서만 구할 수 있는 물건 몇 가지를 나에게 줬다. 그 물건을 아직도 가지고 있다. 그 물건을 볼 때마다 생각날 것 같다.”

오승환은 같은 야구선수로서 그의 야구를 볼 수 없다는 안타까움과 그로부터 받은 물건들을 볼 때마다 그리울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짧았지만 그에겐 소중했고, 감사한 인연이었습니다.

이날 세인트루이스 ‘디아즈’는 페르난데스에 대한 언급을 피했습니다. 기자들의 인터뷰 요청에도 입을 굳게 다물었습니다. 어린 시절 같이 야구를 했고, 가장 친한 친구로 알려진 디아즈. 그에게 페르난데스의 사고사는 표현할 수 없는 슬픔이고, 아픔입니다. 

이제, 우리는 그의 야구를 더는 볼 수 없습니다. 가슴 먹먹함이 밀려오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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