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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비리포트] 당장 여권 빼앗아! 무조건 붙잡아야 할 4인방

조회수 2016. 9. 26. 12:5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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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구단 외국인타자 점검] 댁의 외국인타자는 안녕하십니까? (1편)

‘야구의 꽃은 홈런’이라고 한다. 속 시원한 탈삼진, 정교한 수비, 다이나믹한 도루도 좋지만 역시 팬들이 가장 흥분하는 것은 화끈한 홈런. 창공을 가르며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은 점수를 올릴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임과 동시에, 승부의 흐름을 가져오는 가장 효과적인 카드다.

이 홈런에 가장 근접해 있는 선수들이 바로 외국인 타자다. 국내 선수들의 파워가 상승함에 따라 장타가 외국인 타자들의 전유물이던 시대는 갔지만,  다수 구단들이 외국인 타자의 파워에 의존하고 있다.

올 시즌 외국인 타자 중 팀 홈런 5위 안에 들지 못한 경우는 삼성 발디리스 단 한 명 뿐.  NC, 한화, LG, kt의 팀 홈런 1위는 모두 외국인 타자다. 올 시즌 20홈런 이상을 때려낸 24인 중 무려 7명이 외국인 타자라는 점만 봐도, 외국인 타자가 장타 부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지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그렇다면  각 구단 별 외국인 타자들의 현재 기상도는 어떨까? 어느 선수가 팀에 큰 도움을 줬고 어느 선수가 팀에 별 도움을 주지 못했는지, 또 어느 팀의 선수가 재계약 가능성이 높고 어느 팀의 선수가 재계약 가능성이 낮은지 살펴보자.

① 당장 여권 빼앗아! 무조건 붙잡아야 할 4인방 – 테임즈, 히메네스, 로사리오, 에반스

올시즌 좋은 활약을 보인 외국인 타자 4인방 (사진출처: 각 구단)
정상급 외국인 타자 4인의 올 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1. NC 다이노스 – 에릭 테임즈

에릭 테임즈는 명실상부한 KBO리그 최고의 외국인 타자다. KBO 데뷔 첫 해인 2014시즌 타율 0.343에 37홈런 121타점 11도루를 기록했고, 이듬해인 2015시즌에는 타율 0.381에 47홈런 140타점 40도루를 기록하며 1루수 부문 골든글러브와 정규시즌 MVP를 싹쓸이했다. 2015시즌 그가 기록한 40홈런-40도루는 KBO리그 사상 최초의 기록이었다.

그의 활약은 올 시즌에도 현재 진행형이다. 그는 현재 40홈런 118타점으로 홈런 1위, 타점 5위에 올라있다. 이외에도 득점 1위(117), 장타율 1위(0.676) 등 대부분의 타격 지표에서 리그 최상위권.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는 6.19로 외국인타자 중 단연 최고다. ‘갓갓 갓갓갓’이라는 별명이 괜히 붙은 것이 아니다.

NC 테임즈의 주요 성적 (사진: NC 다이노스)

다만 완벽했던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아쉬움이 남는 부분도 있다. 올 시즌 좌투수를 상대로 타율 0.258(2015시즌 0.400)에 그치고 있으며, 9월 들어 타율 0.179로 부진하는 등 다소 기복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타 구단들의 분석과 투수들의 집중 견제, 잔 부상의 여파로 지난 시즌 0.381에 달했던 타율은 올 시즌 0.317까지 떨어졌다. 리그 타율 22위는 테임즈의 이름값에 걸맞지 않은 순위다.

하지만 이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테임즈 이상 가는 선택이 있을 수 없다는 점 만은 분명하다. 그는 KBO 3시즌 연속 3할-30홈런-100타점을 기록하며 이미 전설의 반열에 오른 타자. 특히 최근 2시즌에는 모두 40홈런을 넘기며 압도적인 파괴력을 자랑했다. KBO 리그 사상 최고의 외국인 타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현재 많은 MLB 구단이 그를 주시하고 있으며, NPB의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한신 타이거즈도 그의 영입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상황. NC의 스토브리그 최대 이슈는 그를 지켜내느냐, 못하느냐가 될 것으로 보인다.

[MVP] '돌아온 일인자' 만점 활약 선보인 테임즈

2. LG 트윈스 – 루이스 히메네스

히메네스는 대체 선수로 LG와 인연을 맺은 선수다. 2015시즌 잭 한나한을  대체하기 위해 LG 트윈스에 입단한 그는 70경기 11홈런 46타점의 준수한 활약을 바탕으로 재계약에 성공했다. 지난 시즌 대체 외국인 타자 중 재계약에 성공한 유일한 사례였다.

그리고 그는 올 시즌 시범경기에서 11경기 타율 0.500에 2홈런 16타점을 폭발시키며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시범경기 타점 1위는 나성범(17타점)이었는데, 이는 히메네스보다 2배 이상의 타석에 들어서서 만들어낸 기록이었다. 그는 32타석 16타점으로, 무려 두 타석마다 타점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이어진 정규 시즌. 그는 4월에만  9홈런을 터트리는 등 폭발적인 장타 행진을 이어갔고, 이 페이스를 유지하며 전반기에만 22홈런을 기록했다. 잠실 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타자가 전반기에만 22홈런을 기록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 전반기 홈런 1위 테임즈(25홈런)와의 격차는 단 3개로, LG 최초의 홈런왕 탄생도 손에 잡히는 듯 했다.

LG 히메네스의 주요 성적 (사진: LG 트윈스)

하지만 문제는 후반기였다. LG 야수 중 유일하게 전경기 출장을 이어가던 중  체력 저하로 성적이 곤두박질치기 시작한 것. 설상가상으로 허리 부상까지 겹치며  휴식기를 가져야만 했다. 부상 회복에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지만, 한 번 무너진 타격감은 좀처럼 되돌아오지 않았다. 그의 후반기 성적은 타율 0.261에 4홈런 32타점, 전반기에 비하면 초라한 기록이다.

그의 후반기 부진을 감안하더라도, LG가 히메네스와의 재계약을 포기할 가능성은 0%에 가깝다. 그는 테임즈, 로사리오, 에반스, 필 등 대다수 외국인타자와 달리 ‘핫코너’를 지키는 3루수. 체력 소모도 더욱 클 수 밖에 없다. 올 시즌에는 휴식없는 출장을 이어가며 문제가 생겼지만, 적절한 휴식과 관리가 병행된다면 리그 최정상급 활약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된 타자다. 인성과 팀 내 융화력, 쇼맨십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는 점 역시 플러스 요소다.

히메네스를  향한  MLB, NPB의 러브콜이 있다는 소식은 거의 들리지 않는다. 히메네스 역시 LG에서 오래 뛰고 싶다는 발언을 여러 차례 한 바 있기에 시즌 종료 후 재계약 협상은 순조롭게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언제나 변수는 있는 법. 우선은 포스트시즌, 그리고 시즌 종료 이후의 행보를 주시해 보도록 하자. 

히메네스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투런 홈런

3. 한화 이글스 – 윌린 로사리오

로사리오는 10개구단 외국인 타자 중 가장 이력이 화려한 선수다. 그는 MLB에서만 447경기에 출장해 71홈런 241타점을 기록한 ‘빅리거 출신’. 2012시즌에는 타율 0.270, 28홈런 71타점을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신인왕 투표 4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게다가 그는 1989년생으로 10개구단 외국인 타자들 중 가장 어린 선수다. ‘MLB 경력이 화려한 어린 선수’가 KBO 무대를 밟는 것은 사실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한화가 그를 영입했다는 발표가 나자 야구계는 떠들썩해졌다. 일각에서는 ‘30홈런 이상은 떼놓은 당상’이라는 평가까지 쏟아졌다.

로사리오는 시범경기에서부터 두각을 드러냈다. 시범경기 12경기에 나서 타율 0.395에 4홈런 8타점.볼넷도 8개나 골라내며 약점으로 지적되던  선구안에 대한 우려도 상당 부분 씻어냈다. 한화가 정말 엄청난 타자를 데려왔다는 이야기가 쏟아졌다.

한화 로사리오의 주요 성적 (사진: 한화 이글스)

정규 시즌 개막 후 4월 1홈런 6타점으로 잠시 주춤했지만, 5월 9홈런을 때려내며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그는 5, 6, 7, 8월 모두 3할-5홈런-20타점 이상을 기록하며 괴물 같은 타격 능력을 뽐냈다. 8월이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그의 성적표는 타율 0.328, 30홈런 113타점. 홈런 4위, 타점 1위였다.

하지만 너무 거침없이 달린 탓일까, 9월에는 다소 아쉬웠다. 그는 9월 목 담 증세 등으로 인해 단 11경기에 출장해 타율 0.237에 그쳤다. 3홈런-7타점으로 홈런과 타점 능력은 그리 나쁘지 않았지만, 팀의 명운이 걸린 18일 KIA전에서 대타 병살타를 기록하는 등 아쉬움을 남겼다.

9월 부진에도 불구하고 그의 시즌 성적은 타율 0.321에 33홈런 120타점 OPS 0.961 . 종전 로마이어가 보유하고 있던 한화 외국인 타자 한 시즌 최다타점 기록(1999시즌-109타점)을 훌쩍 넘어섰으며, 올 시즌 이전까지 이글스 한 시즌 최다 타점 보유자였던 장종훈(1992시즌-119타점) 역시 넘어섰다. 게다가 우려했던 1루 수비 역시 쓸만한 편.  한화 입장에선 무슨 일이 있어도 재계약을 성공시켜야만 하는 선수가 됐다.

다만 문제는 그의 재계약 전망이 썩  밝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최근 인터뷰에 따르면 이미 다수 MLB 구단들의 관심을 받고 있으며, NPB 소프트뱅크 역시 그에게 관심이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특히 그는 아직 젊은 선수인만큼  MLB 재도전 의지가 없지 않을 터. 우스갯소리지만, 한화 구단과 팬들은 그의 여권을 없앨 방법부터 찾아야 할 지 모르겠다. 

로사리오 단숨에 역전하는 투런포(시즌 33호포)

4. 두산 베어스 – 닉 에반스

두산은 지난 수 시즌간 외국인타자 덕을 거의 보지 못한 구단이다. 마이크 쿨바, 맷 왓슨 등은 이제는 기억에도 희미한 선수들. 2014시즌 호르헤 칸투는 그나마 제 몫을 해냈지만, 지난 시즌 잭 루츠는 악몽에 가까웠다. 루츠 대신 영입한 로메로 역시 썩 좋은 활약은 보여주지 못했다.

그런 탓에  올 시즌 영입한 닉 에반스 역시 큰 기대는 받지는 못했다. 177경기 10홈런의 MLB성적은 물론이고, 마이너리그에서의 성적도 특급이라 보기는 어려웠다.  시범경기에서 13경기 타율 0.326에 2홈런 9타점으로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루츠도 시범경기는 잘했다’라는 자조적인 의견도 적지 않았다.

두산 에반스의 주요 성적 (사진: 두산 베어스)

아니나 다를까 에반스는 시즌이 시작하자마자 귀신같이 바닥으로 추락했다.에반스의 4월 기록은 18경기 타율 0.164에 1홈런 5타점. 4월 23일 한화전에서 4타수 무안타 2삼진에 그친 후, 그는 2군행을 통보받았다. 다수 두산 팬들은 ‘역시나’라는 반응을 보이며 그에 대한 기대를 일찌감치 접었다.

하지만  약 2주간의 재조정을 거치고 다시 1군으로 복귀한 에반스는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5월 22경기에서 타율 0.351, 7홈런 21타점으로 엄청난 괴력을 뽐냈다. 이어 6월에도 타율 0.366, 7홈런 22타점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7월 잠깐의 부진을 겪고 8월에는 견갑골 부상까지 당하며 위기를 겪었지만, 8월 30일 복귀전부터 멀티홈런을 터트리는 등 또 다시 살아나며 두산이 우승을 확정짓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에반스에게 30홈런을 넘긴 테임즈-로사리오만큼의 폭발력은 없다. 잔여 경기를 감안할 때 타점 역시 100타점을 넘기기는 어려워 보인다. 타율 역시 3할을 갓 넘기는 수준으로 리그 36위. 언뜻 보면 한 팀의 외국인 타자 치고는 그리 좋은 성적이 아닌 듯 보인다.

하지만 그는 타석당 4.23개의 공을 골라내는 인내심, 그리고 여타 외국인 타자들에 비해 준수한 선구안을 갖추고 있다. 그가 잠실 구장을 홈으로 사용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즌 23홈런도 결코 나쁜 수치가 아니다. 타점 역시 부상 등으로 타석 수가 적은 것에 비하면 상당히 준수한 편. 결승타도 10차례 때려내며 로사리오(12회), 테임즈(11회)에 비해 그리 뒤지지 않는다.

또한 최근 수 시즌의 결과를 보면, 두산의 ‘외국인 타자 보는 눈’은 좋다고 말하기 민망한 수준이다. 그렇다면 역시 최선은 에반스와 재계약을 하는 것. 시즌이 끝나봐야 알겠지만, 아마도 두산은 다음 시즌에도 명품 팬티인 ‘에빤쓰’를 착용하고 경기에 나서지 않을까. 

[MVP] 에반스 '복귀전 5타점' 전 구단 상대 홈런 완성

(나머지 6개 구단 외국인 타자는 2편에 계속 )

[기록 및 사진 출처: 프로야구기록실 KBReport.com, KBO 기록실, 각 구단 ]

계민호 기자/ 편집: 김정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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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공: 프로야구 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홈페이지]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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